"카카오모빌리티 노동위 진정"…택시·플랫폼 갈등 재점화
노란봉투법 계기로 노조 "노동조건 결정 플랫폼사가 사용자"
택시노조 단체교섭 요구에 카카오모빌리티 "법적 판단 필요"
2026-10-26 17:37:06 ㅣ 2026-10-26 18:19:45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카카오모빌리티를 상대로 택시 노동조합이 노동위원회 진정을 내기로 했습니다. 노조가 단체교섭을 요구했지만, 카카오모빌리티가 이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노조는 호출·배차 시스템과 플랫폼 운영 정책 등을 통해 카카오모빌리티가 노동조건을 실질적으로 결정하고 있고, 지난 3월 개정 노조법(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직접 교섭 대상이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와 택시업계는 그동안 중계수수료·배차 갈등 등 플랫폼의 시장지배력을 둘러싸고 대립해 왔는데, 노란봉투법을 계기로 원청 교섭과 사용자 책임 문제로까지 갈등이 번지는 양상입니다.
 
26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은 지난달 9일 산하 가맹택시 노조들로부터 교섭권을 위임받아 카카오모빌리티에 단체교섭 요구 공문을 전달했습니다. 노조법 시행령 제14조의3에 따르면 사용자는 교섭 요구를 받은 날부터 7일간 해당 사실을 공고해야 합니다. 하지만 카카오모빌리티는 한 달 넘게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하지 않고 있다는 게 노조 설명입니다.
 
전택노련 관계자는 "공문 발송 이후에도 교섭 공고와 일정 제시 등 절차 이행을 요구했다"며 "카카오모빌리티는 관련 사항을 검토 중이니 기다려달라고만 할 뿐 현재까지 공고를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사실상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판단"이라며 "이번주 중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교섭요구 사실공고 시정 신청'을 접수할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지난 9월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서울 호텔에서 열린 '2026 글로벌 모빌리티 컨퍼런스'에서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노조의 노동위 시정 신청에 대해서 "관련한 기존 사례나 판례가 확립되어 있지 않다"며 "사법절차를 통해서 사용자성에 대한 법적 판단 기준을 공식적으로 확인받겠다"고 전했습니다.
 
택시 노조가 카카오모빌리티에 직접 단체교섭을 요구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앞서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022년 전국대리운전노조와 단체협약을 맺은 데 이어 올해 1월에는 전국연대노조 플랫폼운전자지부와 대리운전·퀵서비스 노동자들의 근로환경 개선, 협력관계 구축을 위한 단체협약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이번에 전택노련은 노란봉투법 시행을 계기로 플랫폼 사업자와 직접 교섭에 나서기로 한 겁니다.
 
노조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호출·배차 알고리즘과 수수료·인센티브 제도, 플랫폼 운영 정책 등을 통해 기사들의 운행 방식과 수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택시회사와 기사가 근로계약을 체결하더라도 실제 운행에 중요한 플랫폼 정책은 카카오모빌리티가 결정한다는 지적입니다. 노란봉투법은 직접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더라도 노동자의 근로조건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면 해당 범위에서 사용자로 인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플랫폼 운영에 따른 영향력이 사용자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될 전망입니다. 노조는 교섭 의제로 카카오모빌리티에 △호출·배차의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한 알고리즘 공개 △수수료·인센티브 등 택시 노동자 수입에 영향을 미치는 제도 개선 △자율주행·인공지능(AI) 등 미래산업 전환에 따른 노동자 보호와 상생 등을 제시했습니다. 또 택시 운행 데이터가 플랫폼과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활용되는 만큼, 향후 택시 노동자들의 데이터 접근권과 활용 권한 등 데이터 주권에 대한 논의도 이뤄져야 한다는 방침입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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