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미프진’ 도입 집중질의…정은경 “불법약 피해 막기 위해 허가 우선”
처방기관·관찰기준·건보적용 미정…남인순 “필요한 시기에 이용해야”
미프진 건강보험 적용…정은경 “타 의약품과 형평성 따져 봐야”
2026-10-07 16:59:57 ㅣ 2026-10-07 17:16:10
[뉴스토마토 신다인 기자] 정부가 임신중지 의약품인 ‘미프진’의 내년 1분기 도입을 추진하는 가운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약의 안전성과 접근성에 대한 여야의 집중 질의가 이뤄졌습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법 정비가 우선이라는 주장에 불법·가짜약에 노출된 여성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약물 허가를 먼저 검토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7일 국회 복지위 국정감사에서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은 미프진 도입을 행정명령으로 추진하는 것은 약사법 등과 충돌할 소지가 있다며 “법률 정비 없이 약물을 도입하는 것은 입법부 권한 침해”라고 주장했습니다. 조 의원은 또 “약은 건강을 증진해야 하는데, (미프진은) 태아가 죽어서 나온다”며 “한 생명을 없애는데, 그게 여성 건강에도 좋겠나. 여성 건강도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정 장관은 “형법이나 모자보건법이 같이 개정될 필요가 있다는 지점에 동의한다”면서도 “현재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은 불법적인 약물을 구매하거나, 가짜 약에 잘못된 사용을 하거나, 제대로 사용을 못 해 부작용 관리가 안 되는 등의 사각지대로 여성 건강이 위협받는 지점이다. 이 지점을 고려해서 허가를 (약물 허가를) 먼저 고려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7월 전진숙 민주당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여간(2021~2026년 5월) 임신중지 의약품 온라인 불법판매·알선·광고 적발 건수는 총 3189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2023년 인터넷에서 구한 중절약을 먹었지만 조산, 신생아를 사망케 해 2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은 산모도 있습니다. 
 
정 장관은 임신 초기 약물 사용의 안전성도 강조했습니다. 정 장관은 “의료계나 다른 약물을 도입한 국가들의 통계를 보면, 임신중절 시술보다는 초기에 임신중지약을 사용하는 게 여성 건강 입장에는 훨씬 더 나은 결과나 부작용을 줄여주는 그런 결과들이 있다”고 했습니다. 
 
남인순 민주당 의원은 약물 허가와 함께 실질적인 의료 접근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약물이 도입돼도 가까운 처방 기관을 찾지 못하거나 비용 부담으로 진료가 늦어진다면 필요한 시기에 이용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정부는 지난달 임신 9주 이내 사용을 조건으로 미프진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도입 초기 2년간은 의료기관 내 직접 처방·조제를 원칙으로 하고, 안전성 검토를 거쳐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입니다. 다만, 건강보험 적용과 판매 가격, 미성년자의 보호자 동의 필요 여부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남 의원은 “산부인과가 없거나 한 곳뿐인 시·군·구가 전국 55곳에 달한다” 의료 취약지 여성을 위한 처방 의료기관 지정 대책을 요구했습니다. 또 “전국 산부인과 의원의 74.5%가 입원 병상이 없는 실정에서 원내 투약과 장시간 관찰을 일률적으로 강제하는 것은 무리”라며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에 맞춘 규제 완화를 요구했습니다. 
 
건강보험 적용 여부도 쟁점으로 제기됐습니다. 남 의원은 “일본에서 2023년에 (미프진을) 도입했을 때 건보 미적용을 해 미프진 이용 비율이 1%에 불과했다”며 복지부가 직권으로 건강보험에 등재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이에 대해 정 장관은 "처방 기관 지정 여부는 계속 검토하겠으며, 관찰 기간 등 구체적 기준은 식약처 허가와 위해성 관리 계획이 구체화되면 의료계와 협력해 마련하겠다"고 답했습니다. 건강보험 직권 등재에 대해서는 "법적 요건과 타 의약품과의 형평성을 따져봐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신다인 기자 shin12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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