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철 국방부 장관이 7일 서울 용산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이석종 국방전문기자·이현민 기자] 비무장지대(DMZ) 군사분계선(MDL) 이남에서 발생한 북한군 매설 지뢰 폭발 상황과 북한의 이른바 '국경선 요새화'를 놓고 7일 국방부와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여야가 충돌했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은 북한의 지뢰 매설과 요새화가 본격화한 당시 윤석열정부의 대응을 문제 삼았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북한의 MDL 이남 행위가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았던 상황이라며 반박했습니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7일 서울 용산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국감에서 "MDL 이남에 북한 지뢰가 매설된 것으로 의심되는 지역이 25사단 사고 지역 외에도 '수 개소' 있다"며 "유엔군사령부와 함께 공동 조사를 해서 확실하게 한 이후 필요한 조치를 계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유엔사와 MDL 침범 추정 지역을 공동 조사하고 정전협정 위반 여부를 확인한 뒤 북한에 위반행위 중단과 원상복구를 촉구한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습니다.
또 강 장관은 북한 외무성이 전날(6일) 우리 군의 최종 조사 결과를 '자작극'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우리의 대응에 상당히 당황했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북한군의 MDL 침범과 관련해서는 동부전선 21사단 일대에서 북한군이 자신들의 지역이라고 판단해 순찰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 군이 매일 경고사격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여야 공방은 북한의 국경선 요새화가 본격화한 시점과 당시 정부의 대응을 놓고 벌어졌습니다. 천준호 민주당 의원은 "MDL 일대에서 북한의 지뢰 매설과 국경선 요새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시점이 2024년 4월"이라며 "윤석열정부 시기"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국방부가 같은 해 7월 지뢰 수만 발이 묻힌 사실을 확인하고도 당시 정부가 지뢰 매설과 요새화 중단을 북한에 공개적으로 요구하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반면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를 선언한 이후 북쪽에서부터 장애물을 설치하며 내려온 것이며 "MDL 이남에 설치한 적은 없었기 때문에 당연히 정부가 행동을 못 했던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9·19 남북군사합의를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습니다. 송영길 민주당 의원은 군사합의 이후 북한의 도발이 크게 줄었다며 한반도 긴장 완화와 우리 군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중요한 장치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강선영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이 군사합의를 3400여차례 위반했고, 핵·미사일 문제는 합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며 반박했습니다. GP 철수와 MDL 일대 공중정찰 제한으로 안보 공백도 발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7일 서울 종로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날 서울 종로 남북회담본부에 열린 통일부 국감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유엔사의 미온적 대응을 지적했습니다. 정 장관은 김건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우리 정부는 정전협정의 무실화 효과를 가져오는 철책과 전술도로, 지뢰 매설에 대해 계속 문제를 제기해 왔다"며 "유감스럽게도 유엔사는 이것을 방어적인 목적으로 간주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정 장관은 "유엔사가 이 사건 전에는 좀 안이한 태도를 가졌다고 본다"며 "유엔사는 이것이 정전협정 위반이 아니라는 견해를 가져왔는데, 이번 지뢰 사고에 대해서는 정전협정 위반으로 규정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정전협정 체제가 무시되고 있는 것을 어떻게 바로 갈 것인지 유엔사와 우리 간에 긴밀한 협의가 당면한 과제"라고 덧붙였습니다.
지뢰 폭발에 대한 북한의 고의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습니다. 정 장관은 "아직은 지뢰 공격으로 특정할 수는 없다"며 "의도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정부가 북한에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우리 군의 지뢰 제거는 적절한 대응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북한 지뢰 폭발을 '사고'로 볼 것인지 '공격'으로 볼 것인지를 두고도 여야가 맞섰습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우리 군 쪽에 지뢰를 매설해 상해를 입힌 것이 어떻게 사고일 수 있느냐"며 북한에 대한 책임 추궁이 정부 대응에서 빠져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도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를 우리 군이 직접 제거하는 방침을 문제 삼으며 "북한군이 와서 깔았고, 누군가가 다칠 수도 있는데 왜 우리가 제거하느냐"고 따졌습니다.
반면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은 북한이 MDL을 넘어온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요새화 작업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남북 간 대화 통로가 없는 상황에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방식의 대응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차지호 민주당 의원은 북한의 지뢰 매설에 대해서는 책임을 추궁하되 향후 남북 대화가 시작되면 대인지뢰 금지 국제조약에 공동 참여하는 방안도 논의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이석종 국방전문기자·이현민 기자 sto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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