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동지훈·강주영 기자] 전국의 경찰 수사관 중 5년 미만의 수사 경력 인원이 50%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2일부터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출범으로 검사의 수사지휘권이 없어지는 가운데 사기와 횡령, 배임 등 경제·반부패 범죄를 다루는 수사관의 절반 이상이 '저연차' 인사라는 점에서 전문성 부족에 따른 부실 수사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경찰의 수사 역량을 높일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경제·반부패 수사관 53% '5년 미만'…여청 담당도 절반이 '저연차'
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박정현 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1일 기준으로 전국에서 경제·반부패 범죄에 대한 수사 경력이 있는 경찰 수사관 1만860명 가운데 5년 미만의 경력을 가진 수사관은 53%(5764명)였습니다. 이 중 수사 경력이 1년 미만인 수사관은 17%(1870명)로 나타났습니다.
여성과 청소년의 범죄·사건을 다루는 여청과 수사 경력을 가진 수사관은 4010명 중 49%(1984명)가 5년 미만의 경력으로 조사됐습니다. 학교폭력과 아동학대, 성폭력 등의 범죄를 여청과에서 담당합니다. 정치권 안팎에서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 과정에서 여성과 청소년 대상 범죄 대응에 대한 우려가 나온 가운데 여청과 수사 경력을 가진 저연차 수사관이 절반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난 겁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X(엑스·옛 트위터)에 "여성·청소년 대상 범죄 대응이 흔들리지 않도록 관계부처가 꼼꼼히 챙기겠다"는 메시지를 낸 바 있습니다.
5년 미만의 교통과 수사 경력이 있는 경찰 수사관은 3714명 중 53%(1967명)였습니다. 이 가운데 1년 미만 경력의 수사관은 25%(929명)로 집계됐습니다. 4명 중 1명이 경력 1년 미만의 신참 수사관인 겁니다.
살인과 폭력, 강도, 마약 등 강력 범죄의 형사사건에 대해 5년 미만의 경력을 가진 수사관은 9964명 가운데 39%(3875명)로, 40%에 달했습니다. 1년 미만의 형사과 수사 경력을 가진 수사관도 12%(1198명)로, 10% 이상 됐습니다. 사이버 범죄와 테러 등을 다루는 5년 미만 경력의 수사관은 884명 중 31%(279명)였습니다. 과학 분야의 수사관도 1256명 가운데 31%(391명)가 5년 미만의 경력으로 나타났습니다.
형사소송법 개정에 따라 지난 2일부터 경찰은 검사의 수사 지휘 없이 독자적으로 수사하게 됐습니다. 재판에 넘겨질 때까지 수사의 시작과 끝을 경찰이 책임져야 하는데요. 경찰과 검사의 협력 관계가 이전 같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고 필요한 증거를 모아 결론을 내야 할 일선 경찰의 판단과 역량이 수사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지난 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참수리홀에서 열린 전국 경찰 수사 지휘관 회의에서 발언을 하기 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찰 역량이 수사 성패 좌우…전문가들 "수사관 채용 주력해야"
다만 수사력과 관련해 경찰의 준비가 충분한지는 미지수입니다. 전국에서 수사 업무를 맡고 있는 경찰 수사관의 수사 경력이 제각각이고, 절반 이상은 5년 미만의 저연차 수사관이기 때문에 개별 사건에 대한 수사력의 차이가 클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조세희 목원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검찰 개혁으로 경찰의 수사 능력과 전문성이 중요해진 상황인데 5년 경력 이상의 수사관들이 이탈하고, 저연차 인력이 유입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현장 경험이 충분하지 않은 수사관의 경우 수사 기법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우려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중앙경찰학교에서 수사 경찰을 별도로 선발해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는 등의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도 "수사는 연륜이 쌓일수록 숙련도가 높아지는데 연차가 낮은 인원에, 수사관 인원수도 부족해서 이중 악재라고 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러면서 "정권이 바뀌고 1년 반이란 시간이 있었는데 수사관 채용에 미흡했다"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먼저 수사관 채용에 주력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박정현 의원은 "수사권이 재편되면서 경찰에 요구되는 수사 책임이 막중하다"면서도 "전체 수사관의 절반 이상이 5년 미만의 저연차 수사관인 상황에서 실체적 진실 발견과 피해자 보호라는 원칙을 잘 지킬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고 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강주영 기자 juyo964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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