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멕시코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를 넘기지 않을 것이라며 연임 가능성을 원천 차단한 가운데 개혁 속도 조절론에 힘을 실었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과거 국가보안법 폐지 논의 과정을 소환했는데요, 유시민 작가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됩니다. 이 대통령이 유 작가와 신경전을 벌이는 사이 여당은 북한군 포로 송환을 정쟁으로 몰고 가지 말라며 청와대 엄호에 나섰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동포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멕시코시티 시내의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간담회에서 "(개혁을 할 때는) 쭉 달리던 길에서 적당하게 절제를 해야 하는데, 상황이 바뀌었다 싶으면 그대로 더 빨리 질주하게 된다. 절제를 못하는 것"이라며 "너무 빨리 급하게 가다가 반동을 맞이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이 대통령 발언은 검찰개혁을 두고 "대통령이 지금까지 국민을 속였다"고 비판한 유 작가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해석됩니다.
이 대통령은 국가보안법을 소재로 유 작가를 직접 겨냥하기도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국가보안법의 찬양고무죄를 없앨 기회가 있었다"며 "(당시) 여야가 '국보법을 통째로 폐지하는 건 무리니까 독소조항 몇 개라도 삭제하자' 합의를 거의 했는데, 누군가 갑자기 '반만 폐지하는 게 세상에 어디 있냐'며 반대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법 조항은 아직도 살아서 최근 누군가가 압수수색을 당했다"며 "지금도 비슷한 상황들이 벌어진다"고 지적했습니다.
당시 상황을 보면,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은 2004년 12월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와 국가보안법 9조를 폐지하기로 잠정 합의했는데, 유 작가를 포함한 강경파가 이에 반대해 합의안이 좌초했고, 국가보안법 개정은 무산됐습니다.
이 대통령은 "뭔가 자신들의 선명함을 드러내기 위해서 과한 주장을 하지만, 선명해서 멋있을지는 몰라도 실제로 좋은 결과를 만들기 쉽지 않다"며 "가급적이면 저항도 최소화하고 반발도 최소화하고 실효적으로 실용적으로 실질적 결과를 만들어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간담회에선 이 대통령의 임기 관련 발언도 있었습니다. 이 대통령은 "여러분이 대한민국을 걱정하지 않도록 최소한 재임하는 동안 잘 챙기겠다"며 "혹시라도 2030년 6 2일을 넘기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2030년 6월2일은 이 대통령 임기가 마무리되는 시점입니다.
이 대통령이 연임설에 선을 그은 건 지난 18일 기자회견 이후 일주일 만입니다. 당시 이 대통령은 "헌법 개정을 통한 연임은 헌법상 불가능하고 저 역시 연임을 생각해 본 적조차 없음을 수차례 여러 차례에 걸쳐 밝혔다"며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확고하게 말씀드린다. 저는 연임할 생각 전혀 없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연임설을 부정한 이 대통령이 유 작가와 대립각을 세운 사이 민주당은 우크라이나의 북한군 포로 국내 송환을 비판한 국민의힘을 향해 쓴소리를 냈습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유엔(UN) 총회 연설에서 "최근 북한군 전쟁 포로 2명을 대한민국으로 보냈다"고 밝혔고, 이 대통령은 직후 우크라이나가 비공개 합의를 깨고 송환 사실을 공개했다고 비판했습니다.
국민의힘은 포로 송환 비공개 방침을 이 대통령의 대북송금 사건과 연결해 비판했는데요.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서 "북한 포로 국내 송환은 시기의 문제만 있을 뿐 공개하는 게 맞다"면서도 "그런데도 정부가 갑자기 비공개에 집착한 이유가 뭔가"라고 따져 물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 심기를 건드리는 게 그렇게도 두려웠나"라며 "그 두려움이 '대북송금 사건'의 약점 때문인가"라고 반문했습니다.
그러자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은 "이재명정부는 북한군 포로 송환을 자화자찬하거나 정치적으로 이용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며 "이번 송환은 오로지 국익을 최우선에 두고 외교·안보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울인 노력의 결과일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국민의힘을 향해선 "이 사안을 정쟁으로 확대하지 말라"며 "외교적 신뢰를 지키고 인도적 보호의 책임을 다하는 일 역시 정쟁의 대상이 돼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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