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DB하이텍 우선주 주주연대가 최근 합병·분할 시 우선주 종류주주총회(종류주총)를 열 필요가 없다는 사측의 입장이 보도된 데 대해 "법과 주주의 권리에 대한 매우 단편적인 인식"이라며 전면 반박하고 나섰습니다. 주주연대는 사측이 종류주총 없이 지배구조 개편을 강행할 경우 전면적인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경고했습니다.
22일 DB하이텍 우선주 주주연대는 입장문을 통해 전날 사측이 밝힌 해명을 조목조목 비판했습니다. 먼저 '우선주의 배당권 등 기존 권리가 유지된다면 종류주총을 별도로 열 필요가 없다'는 사측 주장에 대해 주주연대는 상법 제436조를 근거로 들며 반발했습니다. 연대는 "상법에서 말하는 '손해'는 형식적인 배당뿐 아니라 주식의 경제적 가치나 권리 등에 실질적으로 불이익한 결과가 발생하는 것"이라며 "우선주는 배당만 유지하면 문제없다는 것은 법과 주주 권리에 대한 매우 단편적인 인식"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회사가 추후 종류주총 개최 없이 합병·분할 등의 이벤트를 통과시킨다면 모든 법적 조치를 강구해 이를 저지시킬 것임을 명백히 밝힌다"고 했습니다.
사측이 상장폐지 과정에서 유동성 공급 계약 체결, 사업보고서 공시 등을 통해 '주주 권익 보호 조치를 취했다'고 해명한 것에 대해서도 실효성이 없었다고 반박했습니다. 연대는 "우선주가 상장폐지된 것은 한국거래소가 정한 주식 수 미달 사유인데, 회사가 유동성 공급 조치를 취했다는 것은 심장병 환자에게 인슐린을 투여한 것과 같은 아무 연관성도 효과도 없는 조치"라고 꼬집었습니다. 또한 "공시에 투자유의안내 등을 공지하는 것은 의무사항인데, 이를 진정으로 주주 보호 조치라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고 반문했습니다.
주식 수 미달 방지를 위해 배당가능이익으로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왜 검토하지 않았냐는 의문도 제기했습니다. 연대는 "우선주 상장폐지 전후 이러한 검토가 있었는지, 있었다면 왜 시행되지 않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상법 제391조의3에 따른 이사회 의사록 열람 청구를 신청한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사 측이 2023년 팹리스 사업부 물적분할 당시 부여한 주식매수청구권을 주주 보호 사례로 꼽은 데 대해서도 "어불성설"이라고 했습니다. 연대는 "상장폐지와 아무 관련이 없는 물적분할 주식매수청구권을 주주 보호라고 주장하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지만, 당시 우선주 10만여 주 중 490주밖에 신청하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가 회사가 제시한 매수가(9만8160원)가 얼마나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이었는지를 방증하는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자사주 매입 확대로 전체 주주환원 방식이 달라진 것'이라는 사측의 배당 축소 해명에 대해서는 우선주 주주에 대한 차별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연대는 "최근 3년간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이 이뤄졌지만 우선주 매입은 전무했다"며 "회사의 순이익과 이익잉여금은 보통주와 우선주가 공동의 자본을 투하해 달성한 성과인데, 그 결실을 장기간 어느 한쪽의 집단만 누리는 것이 과연 공정한 것인지 묻고 싶다"고 했습니다. 이어 "모든 주주를 공평하게 대우해야 한다는 점을 (정관에) 명시해 놓고, 주식 간 권리와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차별 대우를 했다는 것은 (상법상 이사의 주주충실의무) 상위 규범을 현저히 위반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러면서 특히 주주연대는 특정 사모펀드를 위한 경영권 방어 목적의 자사주 매입이라는 의혹을 재차 제기하며 장부 열람을 예고했습니다. 연대는 "2023년 말 모 사모펀드가 DB하이텍 모회사인 DBinc에 지분을 넘긴 금액이 1650억원인데, 최근 3년간 DB하이텍이 자사주 매입에 투입한 금액이 공교롭게도 딱 1650억원"이라며 "이 자사주 매입이 사모펀드 잔여 지분 가치 상승을 위한 약정 때문인지, 취약한 경영권 방어를 위한 것인지 묻고 싶다. 상법 제466조 회계장부열람 청구권을 활용해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DB하이텍,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DB하이텍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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