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인사 참사에…강훈식, 전격 '사의 표명'
이 대통령 "아직 결정 못 해"…사표 수리 후 참모진 개편 가닥
2026-09-21 18:00:00 2026-09-21 18:00:00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이 21일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2기 개각에서 김승원 전 법무부·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낙마하면서 '인사 책임론'이 불거진 탓인데요. '청와대 인사위원장'인 만큼, 정부 출범 후 거듭되는 인사 낙마에 스스로 책임을 지겠다는 취지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밝혔지만 본격적인 청와대 참모진 '물갈이'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강훈식 비서실장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이날 강 비서실장은 사의 표명을 했다. (사진=뉴시스)
 
정책실장·비서실장 '동시 공석'커진 '대통령 고심'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강훈식 비서실장이 오전 이재명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습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의 지난주 기자회견에서 국정을 바라보는 국민 시선에 대해 '자신의 부족함 탓'이라고 수차례 말한 상황"이라며 "비서실장이 종합적으로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사의를 표명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강 실장의 사의 표명에 따라 청와대 '3실장 체제'는 당분간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중심 체제로 이어지게 됩니다. 지난 1일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물러난 데 이어 강 실장까지 사의를 표명하면서 이재명정부 초대 3실장도 진용이 무너지게 됐습니다. 일각에서는 3실장 전원 교체 가능성까지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강 실장을 향해 "청와대 참모들이 고생이 많고, 밤낮없이 일하다 보니 건강상 문제도 있다. 우리 비서실장께서 오늘 졸업을 해보시겠다고 한 것 같다"며 "(사표 수리를) 어떻게 할지 제가 아직은 결정을 못 했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이 대통령이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순방길에 오르면서 사표 수리는 잠시 미뤄지게 됐는데요. 청와대 내부에서는 사표 수리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이미 정부 출범이 1년 3개월을 넘긴 만큼 1기 참모진의 대대적인 개편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특히 최근 지지율 하락 국면에서 '쇄신'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김 전 정책실장이 물러날 당시에도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 참모의 경우 평균 재임 기간이 1년 2개월에서 1년 6개월"이라며 "정책 집행에 있어서 원활한 동력을 제공하고자 일종의 참모진이 바뀌는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다만 이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상 '업무 연속성'을 고려해 실장·수석급 인선 단행과 실무진 인사는 시간차를 두고 진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낙마만 6명째…성남 라인 '비선' 의혹까지
 
청와대 내에서는 인사 검증 시스템 자체에 대한 문제가 거론되고 있습니다. 강 실장의 사의 역시 연속되는 인사 검증 실패의 영향인 탓입니다. 강 실장은 장관급 공직 인사를 총괄하는 청와대 인사위원장을 겸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1기 내각 구성부터 2기 내각까지 '청와대 인사 잔혹사'는 반복됐습니다.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차명 부동산 의혹 관련 보도 나흘 만에 자진 사의를 표명했고, 이 대통령은 즉각 사표를 수리했습니다. 임명 6일 만이었습니다. 인사 잔혹사의 시작입니다. 
 
강선우 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갑질'이 결정타였습니다. 당시 '허위 제보'라며 보좌진에 대한 근무 태도를 문제 삼았지만 여론의 역풍은 거셌습니다. 여기에 공천헌금까지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당에서 제명됐습니다.
 
'통합 인사'의 대표였던 이혜훈 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도 '갑질 여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결국 이 대통령은 이 전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지명 철회'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진숙 전 교육부 장관 후보자도 제자의 논문을 표절했다는 의혹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지명 철회'의 대상이 됐습니다. 
 
지난달 30일 단행한 2기 개각은 기폭제가 됐습니다. 인적 쇄신 차원에서 발표한 2기 개각은 되레 지지율 하락을 가속화했습니다. 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비례대표 겸직 의혹과 더불어 기본소득당 관련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자진 사퇴했고,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신약 로비 의혹을 잠재우기에 역부족이었습니다. 김 전 후보자의 경우 임명 강행 흐름도 있었지만, 자진 사퇴로 물러났습니다.
 
문제는 충분히 검증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었음에도 이를 걸러내지 못했다는 겁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김현지 제1부속실장 등 '성남·경기 라인'의 '비선 인사'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습니다. 결국 인사위원장을 겸직하고 있는 강 실장이 책임을 떠안고 물러난 셈입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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