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한화(000880)그룹의
한국항공우주(047810)(KAI) 지분 취득을 승인한 데 대해 KAI 노동조합이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엔진 및 항공전자장비 등을 공급하는 공급사이면서, 우주산업에서는 경쟁 관계인 한화가 KAI의 경영에 관여할 경우 주요 정보의 유출과 이해 상충, 경쟁사 사업 기회 제한 등의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KAI 노동조합이 2일 오후 세종시 공정거래위원회 앞에서 집회를 열고 한화그룹의 KAI 지분 취득을 승인한 공정위의 결정을 규탄했다. (사진=KAI 노조)
KAI 노조는 2일 세종시 공정거래위원회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열고 한화의 KAI 지분 취득 승인에 대해 “한 번 훼손된 경쟁 구조와, 한 번 유출된 핵심 정보는 사후적인 기업결합심사로 되돌릴 수 없다”며 즉각 재검토를 촉구했습니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달 31일 한화가 계열사 포함 총 15.89%의 KAI 지분으로 2대 주주로 올라선 데 대해 “(한화가) KAI 경영 전반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배력을 확보한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기업결합심사에서 승인 처분한 바 있습니다.
노조는 공정위의 기업결합심사 결과가 부적절했다고 지적하며, △기업결합심사 판단 근거 공개 △한화-KAI 사이의 경쟁 제한 우려를 별도 심사하지 않은 이유 공개 △기업결합 판단 재검토 △‘한화가 임원의 3분의 1 이상, 혹은 대표이사 겸직 시 새 기업결합신고 의무 발생’에 대한 판단 근거 공개 △재검토 시 이해상충 및 핵심 정보 접근 가능성 등 우려 반영을 요구했습니다.
노조가 문제 삼은 것은 한화와 KAI의 관계성입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등은 항공 관련 핵심 부품을 납품하는 주요 공급사지만, 우주와 위성 분야에서는 각각 사업 영역이 겹치는 경쟁사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른 기술 유출 등의 가능성도 쟁점입니다. 경쟁사가 향후 기술개발 계획 등 KAI의 핵심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나아가 주요 부품 공급업체 선정 과정에서 입찰 전략과 원가, 목표 가격 등의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점도 노조가 우려한 지점입니다.
아울러 주요 부품 공급사인 한화가 경영에 참여할 경우 이해 상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KAI의 공급업체 선정 과정에서 한화 계열사들이 우대받고, 경쟁업체의 사업 참여 기회가 제한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한화 측은 방산 원가는 정부 원가계산 규정에 따라 산정되므로 대주주인 한화가 임의로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반박하지만, 노조는 한화가 경영진의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이해 상충 가능성이 있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향후 노조는 KAI의 독립성과 경쟁 질서 확보, 핵심 경영정보 보호 등이 관철될 때까지 투쟁을 이어갈 방침입니다. 노조 관계자는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밝힐 수 없지만 (공정위의 지분 인수) 심사 승인이 빨리 나온 것도 있으니, 노조 역시 신속하게 대응할 계획”이라며 “서울에서 집회를 여는 등 대정부 투쟁도 검토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