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천 대안, 10년 걸리긴 마찬가지…'강남 공급 기대' 대 '현실 시차'
용산 대체할 강남 마지막 노른자위…5.5조 투입 구상
최대 병목은 '이전 부지'…최소 10년 소요에 시장은 관망
2026-08-26 15:27:44 2026-08-26 16:36:40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서울 주택 공급 현안 논의를 위한 2차 회동에 나섰다. (사진=서울시)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서울시가 용산공원 대신 강남 탄천물재생센터 부지에 1만3000가구를 공급하겠다는 대체 카드를 꺼내 들며 해당 입지에 대한 시장 관심도가 커지고 있습니다. 다만 기피 시설 이전지 확보와 10년이 넘는 사업 기간이라는 '현실적 시차'에 공급 카드의 효과에 의문을 표하는 의견도 나옵니다. 부동산 시장도 실현 가능성을 지켜보며 관망세가 유지되는 모습입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제안한 '동남권 청년 특화산업단지'는 일원동 탄천물재생센터(약 39만3000㎡)를 이전한 뒤 청년주택 1만~1만3000가구와 공원, 첨단산업시설을 함께 조성하는 대형 프로젝트입니다. 대청역 역세권이자 수서역 접근성이 뛰어난 강남권의 마지막 대규모 공공 개발 후보지로 꼽힙니다. 서울시는 동부도로사업소와 SETEC 부지 매각 등으로 5조5000억원의 재원을 조달하고 민간투자를 유치한다는 계획입니다. 
 
시장은 당장의 공급 효과보다는 실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물재생센터 이전에 4~5년, 주택 건설에 4~5년 등 최소 10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대표적 기피 시설인 물재생센터를 받아줄 자치구를 찾기가 쉽지 않아 부지 확보 과정에서 상당한 사회적 갈등도 예상됩니다. 
 
공급 규모 역시 단순 면적 기준 5000가구부터 고밀 복합개발을 전제로 한 1만3000가구까지 편차가 커 구체적인 마스터플랜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일원동 현지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개발 언급 후 문의는 늘었지만 논의 단계일 뿐이라 인근 단지의 호가 변화는 없는 상태"라며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도 탄천의 사업성에는 긍정적이지만 현실적인 병목은 '이전 부지'라고 진단했습니다. 김 연구위원은 "탄천은 충분히 현실적인 대체 공급지가 될 수 있지만 물재생센터를 어디로 옮기느냐가 핵심"이라며 "이전 부지 확보가 사업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용산공원 개발보다 탄천의 도시기반시설 재편이 도시계획 측면에서 더 합리적이고 수서역 개발과 연계한 시너지도 크다고 평가합니다. 김 연구위원은 "수서역 개발이 본격화하고 인근 수서1단지 재건축과 연계하면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다"며 "탄천은 입지 경쟁력이 높은 대체 공급지"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장기적인 공급 전략으로는 신규 택지보다 정비사업 활성화에 무게를 실었습니다. 그는 "노후 주택은 계속 늘어나는데 새로운 부지를 발굴할 때마다 사회적 갈등이 반복된다"며 "도시 경쟁력과 주택 공급을 함께 고려하면 기존 정비사업의 용적률을 높여 공급을 확대하는 방안이 지속 가능한 방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도 "공원을 개발하는 것과 기존 도시기반시설을 재편하는 것은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도시계획 측면에서는 탄천이 용산보다 합리적"이라며 "강남 생활권과 교통·문화 인프라가 이미 갖춰진 완성형 도시라는 점도 장점"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시장 파급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습니다. 1만여가구 공급이 청년·신혼부부의 주거복지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강남 전체 집값을 흔들기엔 부족하다는 분석입니다. 나아가 신규 부지 발굴에 따른 사회적 갈등을 반복하기보다는 기존 정비사업(재건축·재개발)의 용적률을 높여 지속 가능한 공급 구조를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한편 서울시는 탄천 개발 구상안을 국토교통부에 제출하고 협의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다만 협의가 순조롭게 이어진다고 해도 기피 시설 이전과 재원 조달, 인허가 등 현실 과제를 넘어야 합니다. 부동산 시장도 당장의 공급 기대감보다는 사업 속도와 실현 가능성을 지켜보며 관망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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