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국·조선' 두 국가 첫 명시…북·미 중재 '선 긋기'
왕이 부장, 이 대통령 접견…북 비핵화에도 '침묵'
2026-08-20 18:03:16 2026-08-20 18:26:46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접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중국이 남북을 대한민국과 조선(북한)으로 표기하며 "두 개의 국가"라고 명시했습니다. 중국에서 남북을 나눠 부른 건 이번이 처음으로 북한이 주장하는 '두 국가론'을 암묵적으로 인정한 셈입니다. 여기에 북·미 대화의 흐름에 대한 '중재'에도 선을 그으면서 기존 입장만 유지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20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을 접견했습니다. 왕 부장의 단독 방한은 2021년 9월 이후 약 5년 만입니다. 
 
이날 이 대통령은 왕 부장과 '한·중 관계 전면 복원'에 대해 평가하며 "양국 정부가 정치적 신뢰를 바탕으로 경제 분야에서 수평적·호혜적 협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양국 국민 간의 우호와 신뢰도 더욱 굳건해지고 있는 점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왕 부장에게 조현 외교부 장관,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한·중 관계 및 한반도 문제 등에 대해 긴밀한 전략적 소통을 이어가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왕 부장은 "올해 들어 한·중 관계가 전면적으로 회복되고 긍정적인 진전을 이룬 것은 이성적이고 실용적이며 적극적인 대중국 정책이 한국의 이익과 시대적 흐름에 완전히 부합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중국 외교부는 전날 조 장관과 왕 부장의 회담 소식을 전하는 보도자료에서 "한국과 조선(북한) 두 나라가 점차 평화 또는 공존의 기회를 따라 나갈 수 있기를 바라며, 또 한반도의 지속적인 안정과 발전을 이루기를 진심으로 축원한다"는 왕 부장의 발언을 전했습니다. 
 
중국이 남북을 분리해 명시한 건 이번이 처음인데요. 북한이 주장하고 있는 두 국가 체제를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이와 관련해 외교관 출신인 김건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그냥 지나칠 표현이 아니다"라며 "남북을 완전히 별개의 두 국가로 보는 인식이 국제사회에서 굳어지기 시작한다면 대한민국 헌법이 명시한 평화 통일의 원칙은 물론, 북한과의 관계에서 대한민국이 갖는 헌법적·역사적 연계성과 당사자성을 훼손하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중국은 비핵화나 북한의 남북 대화 복귀와 관련해서도 입장을 명확히 하지는 않았습니다. 조 장관의 발언에 비핵화가 담겨 있었음에도 발표문에서 제외한 겁니다.
 
왕 부장은 전날 조 장관과 회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서도 북·미 대화에 대해 "그것은 북한과 미국 사이에 결정할 일이며, 특히 미국은 오랫동안 유지해 온 대북 적대 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11월 중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북한과 정상회담을 재개하겠다는 구상입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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