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완전체 과방위 첫 업무보고 파행…이진숙 5·18 토론회 난타전
오전에만 두 차례 정회…오후 속개 5분도 안 돼 산회
정부 업무보고·결산심사도 다음으로
AI·과학기술·방송통신 분야 현안 논의도 뒷전으로
2026-08-19 16:21:19 2026-08-19 16:36:27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의 여야 원구성 후 첫 업무보고가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의 5·18 민주화운동 관련 토론회 논란으로 파행했습니다. 오전에만 두 차례 정회가 이어진 데 이어 오후 속개된 회의도 5분을 채 넘기지 못하고 산회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등 소관 부처 업무보고와 결산심사도 결국 다음 회의를 기약하게 됐습니다.
 
과방위는 19일 전체회의를 열고 첫 번째 안건으로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을 야당 간사로 선임했습니다. 앞서 지난달 6일 한준호 민주당 의원이 여당 간사로 선임된 데 이어 여야 간사 선임을 마무리하며 원구성에 속도를 냈지만, 이 의원의 퇴장을 요구하는 여당과 이에 반발하는 야당이 충돌하면서 회의가 멈춰 섰습니다. 여야 대치로 이날 오전에만 두 차례 정회가 선포됐습니다.
 
공방의 발단은 지난 13일 이진숙 의원이 공동 주최한 '5·18 민주화운동의 재조명 국회 공개포럼'입니다. 민주당은 포럼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왜곡·폄훼하는 발언이 나왔다며 이 의원의 사과와 퇴장을 요구했습니다.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여당 간사인 한준호 민주당 의원은 "5·18을 토론했다는 것 자체가 아니라 역사적·사법적으로 확인된 사실을 근거 없이 뒤틀고 특정 지역과 희생자를 모욕하는 발언에 국회라는 공적 권위를 제공했다는 것이 문제"라며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황정아 민주당 의원도 5·18의 역사적 사실관계는 이미 확인됐다며 이 의원과 국민의힘의 유감 표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국민의힘은 토론회 논란과 과방위 의사일정은 분리해야 한다고 맞섰습니다. 야당 간사인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학술 행사에서 제기된 주장을 이 의원의 주장이라고 하기는 어렵다"며 회의 진행을 촉구했습니다. 서천호 국민의힘 의원도 이 의원이 해당 토론회에서 직접 문제의 발언을 한 것은 아니라며 퇴장과 사퇴 요구가 과도하다는 취지로 반박했습니다.
 
오전 공방 과정에서 별도의 발언 기회를 갖지 않았던 이 의원은 송기헌 과방위원장이 입장 표명을 요구하자 직접 발언에 나섰습니다. 이 의원은 과방위 파행에 유감을 표하면서도 "5·18 민주화운동이 우리 사회에 남긴 교훈이 있다면 민주주의의 가치이고 표현의 자유"라며 "학술 토론회 내용에 대해 제가 이래라저래라 통제할 권한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민주당의 사과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오후 들어서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과방위는 회의를 다시 열었지만 여야 간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고 5분도 채 지나지 않아 산회했습니다. 송기헌 과방위원장은 "정회 시간 중 양당 간사 협의 과정에서도 저희가 말씀드린 것이 이어지지 않은 것 같다"며 "아직 입장 변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스스로 원칙을 세우지 못한다면 허위조작정보에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약속도 공허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과방위는 특히 허위조작정보 유통 방지를 위한 정보통신망법을 다루는 상임위인 만큼 이번 논란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송 위원장은 "과방위는 허위조작정보와 관련해 책임을 가지고 있는 상임위"라며 "토론회에 나온 사람들은 허위와 관련한 말을 한 사람들이고 5·18에 고통을 준 사람들도 나왔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과방위 파행이) 예견 가능한 부분이었는데, 이 부분에 대해 사과의 말을 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짚었습니다.
 
결국 이날 예정됐던 2026년도 하반기 정부 업무보고도 진행되지 못했습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을 비롯해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장, 오태석 우주항공청장 등 소관기관장들이 참석했지만 업무보고 순서까지 넘어가지 못했습니다. 2025회계연도 결산과 예비비 지출 승인, KBS·EBS 결산 승인안 등에 대한 심사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과방위 파행이 이어지면서 인공지능(AI)·과학기술·방송통신 분야 주요 현안 논의도 미뤄지게 됐습니다. 정부가 추진 중인 3대 메가프로젝트에는 피지컬 AI와 AI 데이터센터(AIDC) 등 대규모 민간투자가 예정돼 있어 핵심 기술 확보와 전력·용수 공급, 관련 제도와 예산 등 국회에서 다뤄야 할 현안이 적지 않습니다. 정부는 지난 6월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반도체 800조원, AIDC 550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 등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YTN 최다출자자 변경승인 처분에 대한 후속 조치나 공영방송 이사 선임 등도 시급한 논의 안건으로 분류됩니다. 
 
과학기술 관련 입법 과제도 남아 있습니다. AI 학습용 데이터 관리·지원 체계와 데이터 활용 확대, 기초연구 지원,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연구과제중심제도(PBS) 폐지 이후 운영체계 개편 등 AI·과학기술 정책과 맞물린 법안 논의가 과방위에 걸려 있습니다. 특히 정부가 AI와 AIDC를 국가 성장전략의 핵심축으로 내세운 상황에서 상임위 파행이 장기화할 경우 관련 정책과 입법 논의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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