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소속 위원인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의 5·18 민주화운동 왜곡 논란에 휩싸이며 파행을 빚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등 소관 부처 업무보고와 결산심사가 예정돼 있었지만, 이 의원의 사과와 퇴장을 요구하는 여당과 이에 반발하는 야당의 공방이 이어지면서 오전에만 두 차례 정회가 이뤄졌습니다.
과방위는 19일 전체회의를 열고 첫 번째 안건으로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을 야당 간사로 선임했습니다. 앞서 한준호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6일 여당 간사로 선임된 바 있습니다. 여야 간사 선임을 마치며 원 구성에 속도를 냈지만, 이 의원의 5·18 관련 포럼을 둘러싼 공방이 벌어지면서 회의가 중단됐습니다.
이날 회의에서는 과기정통부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원자력안전위원회, 우주항공청,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 등의 업무보고가 예정돼 있었습니다. 2025회계연도 결산과 예비비 지출 승인, 한국방송공사(KBS)·한국교육방송공사(EBS) 결산 승인안도 안건으로 올랐지만 오전 회의에서는 관련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여야의 충돌은 지난 13일 국회도서관에서 이 의원이 공동 주최한 '5·18 민주화운동의 재조명' 공개포럼에서 비롯됐습니다. 해당 포럼에서는 5·18을 소요 사태로 표현하는 등의 발언이 나오면서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민주당은 이 의원이 역사적·사법적으로 확인된 사실을 왜곡하는 주장에 국회라는 공적 공간을 제공했다며 사과와 퇴장을 요구했습니다.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여당 간사인 한준호 민주당 의원은 "5·18을 토론했다는 것 자체가 아니라 역사적·사법적으로 확인된 사실을 근거 없이 뒤틀고 특정 지역과 희생자를 모욕하는 발언에 국회라는 공적 권위를 제공했다는 것이 문제"라며 상임위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이 의원이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이 의원을 둘러싼 논란과 과방위 의사일정은 분리해야 한다고 맞섰습니다. 야당 간사인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번 첫 회의 때부터 민주당이 이 의원의 자격을 일방적으로 문제 삼고 있는데 이를 논의할 공론의 장은 따로 있다"며 회의 진행을 촉구했습니다. 다만 "학술행사에서 제기된 주장을 이 의원의 주장이라고 하기는 어렵다"며 "거짓과 진실, 허위·조작은 공론의 장에서 밝혀져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여야 공방 과정에서 별도의 발언 기회를 갖지 않았던 이 의원은 정회 후 속개된 회의에서 송기헌 과방위원장이 입장 표명을 요구하자 직접 발언에 나섰습니다. 이 의원은 과방위 파행에 유감을 표하면서도 지난 13일 행사는 학술토론회였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진숙 의원은 "5·18 민주화운동이 우리 사회에 남긴 교훈이 있다면 민주주의의 가치이고 표현의 자유"라며 "5·18 민주화운동을 했기 때문에 우리가 민주주의를 누리고 있는 것이고, 그 첫 번째 가치인 표현의 자유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5·18에 대해 모두가 같은 의견을 개진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과방위는 허위조작정보 유통 방지를 위한 정보통신망법을 다루는 상임위인 만큼 이번 논란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송기헌 위원장은 "토론회 장소가 국회가 아니었다면 넘어갈 수 있었고, 과방위가 아니었다면 한길 옆으로 나아갈 수 있었을 것"이라며 "과방위는 허위조작정보와 관련해 책임을 가지고 있는 상임위"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토론회에 나온 사람들은 허위와 관련한 말을 한 사람들이고 5·18에 고통을 준 사람들도 나왔다"며 "객관적으로 봤을 때 (과방위 파행이) 예견 가능한 부분이었는데, 이 부분에 대해 사과의 말을 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짚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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