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미래에셋증권이 연간 순익 기준으로 한국투자증권을 제치고 증권업계 1위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호실적을 기록하며 한국투자증권과의 이익 격차를 벌린 까닭입니다. 연말까지 이 추세가 이어진다면 미래에셋증권은 4년 만에 왕좌를 탈환하게 됩니다. 다만 상반기 순익 중 스페이스X의 지분 평가이익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 만큼, 스페이스X 주가 향방에 따라 손익 규모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상반기 누적 순이익 2조9071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338% 증가한 규모입니다. 같은 기간 누적 매출은 36조600억원, 영업이익은 3조8649억원으로 각각 집계됐습니다. 연초부터 계속된 증시 호황이 경영 성과로 이어진 결과로, 2분기 영업이익은 업계 최초로 2조원을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순익 역시 업계 처음으로 2개 분기 연속 1조원을 넘어섰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은 상반기 누적 순익 1조7310억원을 달성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68.85% 증가했습니다. 이 기간 매출은 113% 늘어난 23조4400원, 영업이익은 89% 증가한 2조1701억원으로 각각 나타났습니다.
올 1분기 실적 결과에서 조심스럽게 점쳐졌던 미래에셋증권의 역전은 2분기 경영 성적 발표 이후 보다 명확해졌습니다. 1분기 두 회사의 순익 격차는 2200억원에 그쳤으나 상반기 누적 순익 차이는 1조1800억여원으로 확대됐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지금과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미래에셋증권의 올해 연간 순익이 4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지난해 증권사 중 처음으로 2조원대 순익을 달성했던 한국투자증권은 올해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3조원대 순익을 자신하고 있지만 4년 만에 업계 정상 자리를 넘겨주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연간 순익 규모에서 미래에셋증권이 한국투자증권에 앞섰던 것은 2022년이 마지막으로 2023년부터는 줄곧 한국투자증권의 이익 규모가 근소하게 앞섰습니다.
다만 미래에셋증권이 왕좌를 탈환하기 위해서는 스페이스X 평가이익이 꾸준히 뒷받침돼야 한다는 전제가 붙습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2분기 스페이스X 관련 평가이익은 1조6242억원입니다. 이를 제외한 세전이익은 9044억원으로, 전체 세전이익(2조5287억원)의 60% 이상을 스페이스X가 기여한 셈입니다.
업계에서도 "미래에셋증권의 실적은 스페이스X 주가에 따라 변동성이 상당히 높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2분기 실적이 집계된 6월 말 기준 스페이스X 주가는 170달러였지만 전일(12일 현지시간) 종가는 146.15달러입니다. 로 거래됐습니다. 공모가(135달러)보다는 높지만 상장 직후 고점(191달러) 대비로는 20% 이상 떨어진 수준입니다.
미래에셋증권도 이 같은 리스크 요인을 인지, 스페이스X가 손익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들을 마련 중입니다.
지난 12일 실적 발표 이후 진행된 경영 성과 설명회에서 이강혁 미래에셋증권 전무(경영혁신부문 대표)는 "1차적으로 상장 과정에서 코너스톤(기초투자자)으로 추가 받은 배정 물량이 약 3000억원인데 이에 대해서는 OCI(기타포괄손익) 자본 항목으로 분류해 손익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사전 조치를 해뒀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나머지 초기 투자자들이 다 마찬가지지만 펀드 형태로 투자된 상태로 락업이 걸려 있기 때문에 현재 보유 물량을 한 번에 헷지하는 것은 어렵다"며 "락업이 순차적으로 해제되면 상황을 보면서 추가 헷지 방안을 통해 손익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병행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스페이스X에 대한 투자가 장기적으로는 미래에셋증권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임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이 전무는 "스페이스X의 비즈니즈 구조가 갖는 성장 잠재력과 독점적 지위로 볼 때 연 단로는 상당한 기여를 해줄 자산으로 본다"고 짚었는데요. 이어 "스페이스X는 이미 취득원가 대비 4배 이상 수익이 발생한 성공적인 투자"라며 "스페이스X 주식을 보유한 것이 프리미엄 요인이 될 수는 있어도 디스카운트 요인이 될 수는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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