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수사권 독점 손본다…보완수사권 폐지 '2R'
형사소송법 개정안, 국무회의 의결
이 대통령 "후속조치 반드시 필요"
2026-08-04 18:04:20 2026-08-04 18:28:23
[뉴스토마토 박주용·이효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4일 형사소송법 개정에 따른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한 후속 조치를 예고했습니다.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법적 절차가 사실상 모두 마무리됐지만, 경찰의 수사권 독점을 막기 위한 추가 조치 등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은 상황입니다. 여당 내부에서도 여전히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만큼 후폭풍이 불가피합니다. 보완수사권 폐지 이후 정치권의 논쟁도 새 국면에 들어선 모양새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72년만에 '검사 수사권' 폐지 속 이 대통령 "경찰 비대화 우려"
 
정부는 이날 청와대에서 이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형소법 개정안을 심의해 원안 그대로 의결했습니다. 해당 개정안에는 검사의 직접 수사권을 폐지해 수사 주체를 사법경찰관으로 일원화하고, 검사는 공소 제기·유지를 담당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경찰 송치 사건에 대해 검찰이 행사해 온 보완수사권의 법적 근거는 삭제됐습니다. 다만 검사는 사법경찰관에게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고, 경찰은 2개월 안에 보완수사를 마치도록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경찰의 수사권 독점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면서 향후 형사소송법 추가 개정 등 후속 조치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경찰 수사권 독점과 비대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이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관련 법령과 제도 정비 등 후속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검찰은 물론이고 경찰 수사도 못 믿겠더라"며 "걱정이 있는 건 사실이다. 경찰이 명백한 수사상 비위를 저지른다면 최소 해임·파면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경찰의 권한이 대폭 확대되는 것과 관련해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에 "억울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제도를 보완하라"고 주문했습니다. 여기에 경찰의 수사 비위행위에 대한 엄격한 처벌도 강조했습니다.
 
이에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찰 수사에 대한 감시와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행안부 소속 국가경찰위원회에 민간 조사관 100명 이상 규모의 '경찰 수사 인권·감찰 조사기구'를 설치하겠다”고 했습니다. 또 수사 적정성을 심의하는 경찰수사심의위원회를 법제화하고, 경찰 순환 인사 제도 개선, 경찰청 산하 내부 비리 수사대 신설 등을 제도 개선 과제로 제시했습니다.
 
다만 이 대통령은 수사·기소 분리와 관련해 "비정상적 형사사법 시스템을 정상화하는 첫 출발"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검찰을 향해 "별건 수사, 먼지털이 표적 수사를 관행처럼 되풀이해 왔다"며 "모든 권력기관은 예외 없이 국민의 통제 아래 두겠다는 사필귀정의 필연적 조치"라고 강조했습니다. 형사소송법 개정에 따라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이후 72년간 이어졌던 검사의 수사권은 완전히 사라지게 됐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수사 이어 재판 지연까지…여당 내부서도 갈등 '불가피'
 
향후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경찰의 권력 비대화로 생길 문제점들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여야는 물론, 여당 내부에서도 갈등이 불가피합니다.
 
당론인데도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반대표를 던진 곽상언 의원, 기권한 이소영 의원,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이언주 의원 등은 국민 설득 없이 강행한 법 개정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보였습니다.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했던 정민철 정책위원회 부의장은 페이스북에서 보완수사권 폐지와 관련해 "지금 국민은 물론이고 2030 여성 당원들에게도 설득이 안 되고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라 경찰의 수사권 독점 외에도 여러 문제들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날 국민의힘에서 개최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공소기각 조항의 위헌성과 대통령 재의요구권 행사 촉구 긴급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인해 수사와 재판 절차가 지연될 수 있음을 경고했습니다. 사법권의 확대로 인한 '사법의 정치화'가 초래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이와 함께 경제력에 따라 사법 서비스의 격차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토론회에서 "이 법은 이 대통령을 포함해 범죄자에게만 더 좋은 법"이라며 "공소기각 사유를 추가해 이재명의 죄를 지운다면 국민들은 이재명정권을 지우기 시작할 것"이라고 공세를 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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