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건보공단 상담센터, '당일 연차' 쓰면 인센티브 감점 '페널티'
당일 연차가 평가등급·인센티브 좌우
전문가 "연차 사용 위축시킬 수 있어"
2026-07-27 16:35:33 2026-07-27 16:54:43
[뉴스토마토 남윤서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를 위탁 운영하는 협력업체가 상담사의 당일 연차·반차 사용 여부를 평가지표로 반영해 개인 평가와 팀별 평가, 인센티브 등에 반영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상담사들은 당일 연차를 한 번만 사용해도 평가등급을 가를 정도의 점수 차이가 벌어진 탓에 아파도 쉬는 게 어려웠다고 주장했습니다. 

당일 연차 한 번 쓰면 '2점 감점'…인센티브에도 영향
 
27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건보공단 고객센터 경인3센터 위탁업체인 제니엘은 상담사 평가 항목으로 '근무 스케줄 준수율'을 활용하고 당일 연차·반차 사용 여부를 반영했습니다.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에 따르면, 제니엘은 상담사에게 한 달을 기준으로 당일 연차나 반차를 전혀 사용하지 않으면 5점, 한 차례 사용하면 3점, 두 차례 이상 사용하면 0점을 부여했습니다. 
 
회사는 이 점수를 다른 항목과 합산해 상담사의 최종 평가등급을 산정하고, 이에 따라 월 최대 30만원의 인센티브를 차등 지급했다고 합니다. 최종 평가등급 최하위에겐 인센티브가 없습니다. 당일 휴가를 사용할수록 점수가 깎이고 인센티브 액수도 줄어드는 '감점형 페널티' 제도를 운용한 셈입니다.
 
특히 노조에 의하면, 상담사들의 최종 평가등급은 보통 0.1~1점 차이의 근소한 점수로 갈렸습니다. 당일 연차를 단 한 차례만 사용해도 감점 폭이 2점에 달해 평가등급 자체가 뒤바뀌게 됩니다. 
 
국민건강보험 민원실 모습. (사진=뉴시스)
 
개인 휴가, 팀별 평가도 '영향'…'연차휴가 청구권' 침해
 
더 큰 문제는 이 페널티가 개인 평가에 그치지 않고 팀별 평가로까지 이어졌다는 점입니다. 노조는 팀원이 당일 반차를 쓰면 팀별 평가에선 0.5점, 연차를 쓰면 1점이 감점됐다고 주장합니다. 이는 곧바로 팀별 순위와 운영비 지급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겁니다.
 
자신의 연차 사용이 동료들에게도 피해를 준다는 심리적 압박감이 현장을 지배한 탓에 상담사들은 사실상 연차휴가 청구권을 침해당했다고 입을 모읍니다. 한 상담사는 "출근 전부터 몸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팀별 점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부담 때문에 당일 연차를 쓰지 못했다"며 "결국 일하는 도중에 구급차로 병원에 이송됐고, 3주 동안 휴직했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도 이 같은 평가 체계가 연차 사용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최정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변호사는 "당일 연차 사용 여부로 인센티브에 차등을 두는 것 자체를 곧바로 위법이라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이를 팀별 평가에까지 연동해 동료 간 눈치를 보게 만들고, 결과적으로 연차 사용을 억제한다면 연차유급휴가 청구권의 실질적 행사를 방해하는 행위로 볼 여지가 크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근로기준법 제60조(연차 유급휴가) 5항엔, 규정에 따라 휴가를 청구한 노동자에겐 그 청구 시기에 맞춰 휴가를 줘야 한다고 규정됐습니다. 노동자의 휴가가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엔 그 시기를 변경할 수도 있다고 명시됐지만, 그렇다고 당일 연차 등에 평가지표 감점을 주는 건 법에 없습니다. 
 
한편, <뉴스토마토>는 제니엘과 건강보험공단 측에 당일 연차·반차를 사용할 경우 평가지표에서 감점을 부여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에 관해 입장을 물었습니다.

이에 대해 제니엘 측은 "연차 사용을 강제로 막지는 않고 있다. 근무스케줄 준수 가점제는 안정적인 상담 서비스 운영을 위한 것"이라며 "갑작스러운 휴가로 다른 직원의 업무 부담이 커질 수 있어 계획된 근무 스케줄과 콜 대응을 유지하기 위한 제도"라고 했습니다.
 
또 "해당 제도는 노사 합의를 거쳐 도입됐으며, 직원들이 원하지 않는다면 폐지할 계획"이라며 "직원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노조와 다시 협의해 직원들의 의견을 수용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건강보험공단 측은 "고객센터의 경영과 인사에는 개입하지 않으며 공단이 협력업체를 평가하는 기준에도 연차 사용 여부는 포함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남윤서 기자 nyyyse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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