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하림 기자] 깨끗한나라가 발행한 전환사채(CB)의 주식 전환청구가 오는 29일부터 시작됩니다. 그러나 최근 주가는 큰 변동성 속 최저 조정가액도 밑돌고 있어 투자자들이 주식 전환에 나설 유인은 크지 않습니다. 약 1년 뒤 첫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행사 시점이 다가오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원리금 상환을 요구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유동성 부담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깨끗한나라가 2025년 발행한 120억원 규모 CB의 주식 전환청구 시작일은 이번 달 29일입니다. 전환청구 개시를 앞두고 주가는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6일 깨끗한나라의 주가는 장중 한때 상한가에 올라섰지만, 다음 거래일인 20일에는 전 거래일 대비 28%대 하락하며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습니다. 실적 부진과 차입 부담 등 취약한 펀더멘털이 이어지면서 주가 상승세를 뒷받침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23일 기준 깨끗한나라의 주가는 1200원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는 리픽싱된 전환가액 2092원은 물론 최저 조정가액인 1554원도 크게 밑도는 수준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식 전환을 통한 차익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주가가 현 수준에 머물 경우 투자자들이 2027년 풋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시장의 시각입니다.
깨끗한나라는 지난 2025년 7월 CB를 통해 120억원을 조달했습니다. 당시 단기 차입금이 빠르게 늘면서 상환 부담이 커진 상황이었습니다. 회사는 CB 발행을 통해 비교적 만기가 긴 자금을 확보했습니다. 표면이자율은 연 2%, 만기이자율은 연 4%였으며 최초 전환가액은 주당 2220원이었습니다. 전량이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당시 발행주식 총수의 14.4%에 해당하는 보통주 540만5405주가 새로 발행되는 구조였습니다. 투자자는 발행 2년 뒤인 2027년 7월 29일부터 조기상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CB 발행 이후 깨끗한나라의 수익성이 더 악화됐다는 데 있습니다. 회사의 2025년 연결 매출은 5082억원으로 전년보다 5.4% 감소했습니다. 영업손실은 전년 9억원 대비 226억원으로 크게 확대됐습니다. 같은 기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도 292억원에서 54억원으로 대폭 감소했습니다. 회사의 영업현금창출력이 크게 약화됐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수익성 악화는 신용등급 강등으로도 이어졌습니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깨끗한나라의 무보증사채와 기업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한 단계 낮췄습니다. 기업어음 등급도 A3에서 A3-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영업실적 악화와 투자 확대에 따른 재무 부담 가중이 주요 하향 요인이었습니다. 실제 깨끗한나라는 실적이 악화된 상황에서도 약 650억원 규모의 청주공장 폐합성소각로 신설을 추진하는 등 대규모 설비 투자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1분기 말 깨끗한나라의 총차입금은 3320억원으로, 차입금의존도는 53.7%입니다. 전체 자산의 절반 이상을 차입금으로 조달하고 있습니다. 그중 1년 내 상환 대상인 유동 차입금 및 사채는 약 1900억원으로, 차환 부담이 높은 수준입니다. 금융원가도 69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46억원보다 늘었습니다. 높은 차입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금융비용 부담도 확대된 겁니다.
한편 깨끗한나라는 이달 1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추가로 발행했습니다. 회사가 지난해에도 운영자금 확보를 목적으로 약 3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2년 연속 신종자본증권을 통해 총 4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한 것입니다.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길고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됩니다. 올해 1분기 말 연결 기준 부채비율이 약 280%에 달하는 깨끗한나라는 이를 통해 재무지표의 악화를 최소화하면서 운영자금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신종자본증권은 실질적으로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차입성 자금의 성격을 지닙니다. 발행이 반복될수록 이자비용은 늘어나는 반면, 회계상 자본이 늘어나 재무구조가 개선된 것처럼 보이는 착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번 신종자본증권은 2029년 7월부터 최초 금리에 2%포인트를 가산한 금리가 적용됩니다. 회사가 해당 시점에 조기상환권을 행사하지 못할 경우 금리 부담이 급격히 커질 수 있습니다.
이처럼 깨끗한나라는 CB와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단기 차입금 상환과 운영자금 확보에 나서고 있습니다. 그러나 자체 현금창출력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향후 추가 차입이나 자산 매각 등 또 다른 재원 마련이 필요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회사 측은 이와 관련해 현금흐름 관리와 원가구조 개선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과 수익성 제고를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깨끗한나라)
이하림 기자 poetr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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