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토마토 김백겸·유근윤 기자] SPC그룹이 해피포인트 적립률을 낮추는 대신 결제수수료를 새로 부과하는 방식의 개편을 추진하는 걸로 확인됐습니다. 겉으로는 해피포인트 적립 비용의 절반을 내던 점주들의 부담을 낮추는 것처럼 보이지만, 기존엔 없던 결제수수료가 새로 발생하는 방식입니다. 사실상 구조만 바꾼 채 부담을 전가하고 회사가 잇속을 챙기는 꼼수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23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SPC그룹은 최근 가맹점주들에게 '해피포인트 적립률을 기존 5%에서 1%로 낮추는 한편 해피포인트 플러스를 도입하는 내용'의 해피포인트 정책 개편안을 공지했습니다. 해당 개편안은 오는 9월1일부터 시행될 예정입니다.
해피포인트는 파리바게뜨, 던킨도너츠, 배스킨라빈스 등 SPC그룹에서 운영하는 브랜드 가맹점에서 제품을 산 소비자에게 결제 금액의 일정 비율만큼 적립해 주는 포인트입니다. 소비자는 해피포인트를 모아 10점 단위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습니다.
SPC그룹 가운데 해피포인트 적립이 가능한 브랜드. (이미지=해피포인트 홈페이지 캡처)
그런데 해피포인트는 적립액의 절반을 점주가 부담하는 구조입니다. 소비자가 1만원을 결제해 5%(500원)를 적립할 경우 그 절반인 2.5%(250원)는 점주가 떠안는 방식입니다. 점주 입장에서는 상시적으로 진행되는 할인 판촉 행사에 부담을 지는 것과 마찬가지인 상황입니다.
이에 SPC 가맹점주들은 해피포인트 적립에 대한 부담이 과도하다는 불만을 제기했고, 적립률을 1%로 낮춰달라고 요구해 왔습니다. 이에 이번 적립률 인하를 표면적으로만 보면 SPC그룹이 점주들의 요구를 수용한 모양새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자세히 살펴보면 점주들의 부담이 계속되는 꼼수가 숨어 있다는 점입니다. SPC그룹이 해피포인트 적립률을 인하하는 대신 새롭게 도입한 해피포인트 플러스에 결제수수료가 붙기 때문입니다.
SPC그룹은 해피포인트 플러스를 통해 결제할 경우 1.5%의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해피포인트로 결제할 땐 별도의 수수료가 없었으나, 해피포인트 플러스는 SPC그룹의 간편결제 서비스 '해피페이'와 연동되면서 1.5%의 결제수수료가 발생합니다. 적립률 부담을 낮춰주는 대신 결제 단계에서 비용을 회수하는 구조가 된 셈입니다.
이 구조를 단순 계산하면, 점주는 적립 단계에서 0.5%, 결제 단계에서 1.5%를 각각 부담하게 됩니다. 총 부담은 2% 수준으로, 기존(2.5%) 대비 감소 폭은 0.5%포인트에 불과합니다. 물론 기존보다 적립률이 5분의 1로 낮아진 건 사실이지만, 체감 부담은 거의 줄지 않는 겁니다. 일부 점주들은 기대에 미치지 못해 실망스럽다는 반응도 보였습니다.
더 큰 문제는 소비자 이용이 해피포인트 플러스로 쏠릴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SPC는 해피포인트 플러스 가입자에 한해 기존과 동일한 5% 적립률을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이 경우 해피포인트 운영사인 섹터나인이 4%를 부담하고, 나머지 1%는 본사와 점주가 각각 0.5%씩 나눠 부담합니다.
사실상 고적립 혜택을 미끼로 소비자에게 특정 결제 방식을 유도하는 구조입니다. 겉으로는 점주 부담이 줄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결제수수료까지 더해지면서 비용 부담 구조가 더욱 복잡해졌습니다.
특히 해피포인트 플러스는 SPC그룹 간편결제 서비스 해피페이와 강하게 연동돼 있습니다. 해피포인트가 부족할 경우 자동으로 해피페이를 통해 충전·결제가 이뤄지도록 설계됐습니다. 소비자가 1만원짜리 상품을 결제할 경우, 해피포인트 플러스가 5000점(5000원)만 있다면 나머지 5000원은 해피페이에서 포인트를 자동 충전해 결제되는 겁니다.
소비자는 사실상 해당 결제수단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해피페이 수수료(1.5%)는 일반 카드수수료(1% 미만)보다 높은 수준입니다. 해피포인트 플러스로 인해 해피페이로 결제하려는 소비자가 늘어나면 점주 입장에선 수수료 부담이 높아지는 셈입니다.
SPC그룹은 해피포인트 플러스 결제수수료를 2년간 면제할 방침입니다. 그러나 해피포인트 플러스 사용자가 늘게 되면 2년 이후 점주의 포인트 관련 부담은 상당할 것으로 우려됩니다. 변경된 해피포인트 운영이 점주에게 계속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해피포인트 플러스를 통해 5%를 적립받기 위해선 해피페이를 통해 결제를 해야 하므로, 해피포인트 플러스와 연동된 해피페이 사용자도 증가할 게 뻔해서입니다.
지난 3월12일 서울시내 파리바게뜨 매장 앞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SPC그룹의 한 브랜드 가맹점주는 "해피포인트 정책 개편은 기대한 것만큼 부담이 줄어든 게 아니다"라며 "결국 손해 구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기존엔 점주가 지는 부담이 워낙 컸다 보니 이것도 감지덕지라는 점주도 있더라"라고 했습니다.
한편, SPC그룹 측은 해피포인트 정책 개편이 사실상 결제수수료로 점주에게 계속 부담을 지운다는 지적에 관해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김백겸 기자 kbg@etomato.com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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