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학습 위축·딥페이크 노출…권일남 “예방·대책 아우른 청소년 정책 필요”
안전사고 책임 부담에 소풍·수학여행 위축
전국 870여개 청소년수련시설, 진로체험·상담·심화활동 운영
체험활동 위한 교사 안전장치 및 통합 청소년정책 필요
2026-07-23 14:17:32 2026-07-23 15:55:37
[뉴스토마토 박선영 기자] 안전사고에 대한 책임 부담으로 학교에서 소풍과 수학여행 등 현장체험학습이 위축되고 있습니다. 반면 학교폭력은 교묘해지고 청소년이 딥페이크·도박·사이버범죄에 노출될 위험도 커지고 있습니다. 청소년에게 안전한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예방과 대책을 아우르는 통합 청소년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권일남 한국청소년수련시설협회장은 22일 <뉴스토마토> 유튜브 '임혜자의 야단법석'에 출연해 체험 활동을 위한 안전망 보완과 청소년수련시설의 역할, 디지털 범죄 예방 교육 방향을 설명했습니다. 이재명정부에는 청소년이 경험하고 체험하며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힘을 기를 수 있도록 통합적인 정책 플랫폼과 방향을 마련해 달라고 제안했습니다.
 
가족여행과 다른 체험…또래와 협업·도전
 
권 회장은 청소년 안전망의 핵심을 어떤 상황이 발생해도 자신을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과 신뢰로 설명했습니다. 현장체험학습을 운영하려면 교사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데 그치지 않고 정부와 교사, 학부모가 각자의 역할을 나눌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그는 "선생님들이 이 일을 하기 위해 필요한 법적·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은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교사는 학생이 건강하게 활동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살피고, 학부모는 자녀가 공부뿐 아니라 나눔을 실천하고 각자의 역할을 다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장체험학습은 청소년이 또래와 관계를 맺고 세상을 알아가는 과정이라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권 회장은 "청소년기의 체험은 가족과 함께하는 여행과는 다르다"며 동료와 협업하고 경쟁하고 도전하면서 세상을 알아가는 기회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청소년들이 그 시기에만 얻을 수 있는 경험을 우리 어른들이 빼앗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습니다.
 
체험·진로 지원부터 안전관리·예방교육까지
 
전국 870여개 청소년수련시설 가운데 500여개는 주민과 시민이 가까운 지역사회에서 이용할 수 있는 청소년센터입니다. 이들 센터는 청소년이 적성과 부족한 점을 살펴볼 수 있도록 진로 체험·상담 등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국공립 시설을 포함한 200여개 시설에서는 관심 있는 직업을 2박3일 동안 집중적으로 탐색하는 심화 활동도 진행합니다.
 
수련원과 각종 시설에는 청소년지도자와 안전지도자가 배치돼 입소부터 퇴소, 학교 복귀까지 활동 전반을 점검합니다. 협회는 2년마다 시설의 안전성과 프로그램의 적절성, 국가가 인증한 프로그램 운영 여부 등을 평가하고 미흡한 부분은 개선하도록 지원합니다.
 
권 회장은 안전을 이유로 청소년의 활동 자체를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봤습니다. 그는 "무조건 못 하게 막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라며 "안전하게 활동하는 과정에서 무엇이 위험한지를 스스로 체득하도록 만드는 것이 진정한 교육"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청소년이 마주하는 위험은 스마트폰 안에서도 커지고 있습니다. 권 회장은 "딥페이크와 디지털 성범죄뿐 아니라 도박, 사이버범죄, 마약 등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 스마트폰 안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재미를 위해 만든 간단한 게임도 청소년들이 내기를 붙이면 도박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디지털 공간에서 한 행동에도 범죄에 대한 책임이 따른다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위험성을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문제가 커졌을 때 해결 방법과 도움을 요청할 곳도 알려줘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협회는 현장에서 성범죄 문제를 빠르게 인식하고 대처할 수 있도록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신고 의무 및 취업 제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권 회장은 "교육 실적을 쌓는 것보다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을 전달하고, 청소년이 가해자나 피해자가 되는 일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인공지능(AI) 시대에도 청소년수련시설의 역할은 장비 확충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봤습니다. 권 회장은 "청소년센터와 청소년수련시설이 지향하는 것은 하드웨어 중심의 변화가 아니다"라며 청소년이 지도자와 함께 자신의 잠재력과 미래 직업의 연결고리를 찾고 판단하며 성장하는 공간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경험하고 체험하고 활동할 수 있는 통합 정책 필요
 
권 회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청소년 정책에 관심을 보이고 성평등가족부가 출범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통합적인 청소년 정책의 플랫폼과 방향을 마련해 줬으면 좋겠다"고 제안했습니다. 위기청소년과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지원은 필요하지만 특정 분야에 관심을 갖고 지원하는 것만으로는 청소년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짚었습니다.
 
그는 청년의 은둔·고립 문제도 청소년기에 겪은 어려움에서 시작됐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문제가 심각해진 뒤 결과에 대응하는 정책에 집중하기보다 청소년기에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힘을 기르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권 회장은 "청소년 정책은 예방과 대책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며 "청소년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청소년이 안전하게 경험하고 체험하며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먼저 마련돼야 한다고 봤습니다. 다양한 활동을 통해 마음과 신체를 건강하게 만들면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도 대응할 능력을 갖출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권 회장은 "경험과 체험, 활동을 포괄하는 통합적인 청소년 정책을 정부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권일남 한국청소년수련시설협회장(오른쪽)이 22일 <뉴스토마토> 유튜브 '임혜자의 야단법석'에 출연해 대한민국 청소년 정책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유튜브 '임혜자의 야단법석' 갈무리)
 
박선영 기자 sunny6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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