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부산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한 대표는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소식에 "임금난에 시달리면서 이미 최저임금 이상을 지급하고 있는데 기준이 올라가면 거기에 또 더해야 하고 물가인상률까지 더하게 돼 이중으로 임금이 올라가게 된다"면서 "외국인 근로자도 20명 정도 근무하고 있는데 이들의 임금도 다 같이 오르게 생겼다. 중소기업은 최저임금 인상에 치명적인 타격을 받는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이창호 전국호프연합회장은 "소상공인, 자영업자는 코로나19 이후에 오히려 더 위축돼 있는 상황인데 임대료와 인건비는 거의 매년 오르고 있다"며 "특히 야간 업종 입장에서 보면 자정 이후에는 거의 유동이 없고 회식 문화가 사라지면서 현재는 야간업이 거의 없어지다시피 하고 있다 보니 이제 고정비 측면에서 부담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15일 서울의 한 고용센터에 설치된 2026년 최저임금 안내문. (사진=연합뉴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4차 전원회의를 열고 2027년도 적용 최저임금을 시간당 1만700원으로 의결했습니다. 올해보다 380원, 3.7% 오른 수준입니다.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실질 시급은 1만2840원 월 환산액은 223만6300원입니다.
주휴수당이 적용되면 부담은 더욱 가중됩니다. 이 회장은 "최저시급이 인상되면 주휴수당까지 포함해 실질적으로 계산해 보면 만원대 후반까지 올라간다"며 "현장에서는 이미 주휴수당이 포함된 금액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지금 당장 100원, 200원 올랐다는 게 문제가 아니라 이게 매년 올라가고 있으니 장기적인 대안이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습니다. 이러한 주휴수당의 한계 때문에 일각에서는 쪼개기 근무가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업계 단체들도 일제히 반발했습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입장문을 통해 현장의 지불 능력을 벗어난 이번 결정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실망감을 안겼다고 밝혔습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역대 최다 부채와 경기 침체 속에서 버티는 소상공인의 호소를 이번 결정이 외면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영세·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경영 현실과 지불 여력을 고려하면 동결됐어야 했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세 단체가 공통으로 요구한 지점은 업종별 구분 적용입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정부에 경영 부담 완화 대책과 함께 업종별 구분 적용 및 지불 능력을 반영한 결정 기준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최저임금 격년 결정과 업종별 구분 적용 소상공인 대표성 강화 등 제도 개편을 요구했습니다.
정부와 국회 차원의 후속 지원책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들은 특수고용·플랫폼·도급제 노동자 등 다양한 고용 형태를 반영할 제도 개선 추진단을 고용노동부에 설치하도록 권고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일자리안정자금 부활이나 소상공인 경영안정자금 확대 등 구체적인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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