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도 경제력 차이…"치료제 접근 문턱 낮춰야"
(인터뷰)김민선 이사장 "비만도 양극화…치료제 급여화 시급"
치료는 '중증 급여화', 예방은 '정부 캠페인'…투 트랙으로 가야
2026-07-13 17:12:54 2026-07-13 17:20:28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앞으로 경제적 여건에 따라 비만 발생 빈도도 차이날 뿐 아니라, 치료 여부도 점점 나뉠 겁니다. 사회보건학적인 양극화가 나타나는 것이죠. 비만이 심한 사람들, 특히 사회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은 빨리 치료하게끔 비만 치료제를 급여화해야 해요."
 
김민선 대한비만학회 이사장(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은 지난 6일 송파구 소재 서울아산병원 연구실에서 이뤄진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6일 김민선 대한비만학회 이사장(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가 송파구 소재 서울아산병원 연구실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기존 '마른 비만'도 유병률 높은데…10년새 문제 더 심각해져 
 
김민선 이사장은 "우리나라의 비만은 전통적으로 사크로페닉 오비시티(Sarcopenic Obesity, 근감소성 비만, 마른 비만)로, 겉보기에 배만 볼록 나왔을 뿐 별로 비만처럼 안 보이는데도 당뇨병 등 유병률이 미국 등과 차이가 없다"면서 "그러다가 최근 한 10년 사이 식습관이 서구화되면서 문제가 더 심각해졌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전 연령대에서 비만율이 늘어나다가 성인 인구의 3분의 1이 비만율이 38%가 됐다. 이들에게 당뇨병, 고지혈증, 고혈압, 각종 혈관병, 암, 지방간, 심장 질환 등이 따라올 것"이라면서 "비만 기준을 완화한다고 해서 비만에 동반되는 질환들이 사라지는 게 아니다"고 했습니다.
 
김 이사장은 또 "우리나라도 선진국이 되면서 잘사는 지역의 비만이 상대적으로 적고, 시골 지역 비만도가 상대적으로 굉장히 높다"라고 전했습니다. 
 
국가데이터처 '국민 삶의 질 2025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30.9%였던 성인 비만율은 2024년 38.1%까지 늘어났습니다. 같은 기간 남성은 37.8%에서 48.8%로 늘어났고, 여성은 23.3%에서 26.2%로 증가했습니다.
 
또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2024년 연령 요인을 보정한 소득 5분위별 비만 유병률은 △소득 '상' 34.6% △'중상' 37.8% △'중' 36.8% △'중하' 42.2% △'하' 38.5%였습니다.
 
김 이사장은 "옛날에는 마땅한 비만약이 없었으니까 경제력이 있는 사람이나 없는 사람이나 마찬가지인 측면이 있지만, 지금은 좋으면서 비싼 약이 나와버렸다"라며 "예를 들어 서울 강남만 하더라도 위고비가 12세부터 쓸 수 있게끔 되니까, 맞을 수 있는 집과 맞을 수 없는 집이 나눠진다"라고 했습니다.
 
2025년 8월20일 서울시 종로구 종로베스트의원에 비만치료제 '마운자로'가 놓여 있다. (사진=뉴시스)
 
이어 "의료 접근의 불평등성, 불평등성에 따라 나중에 오게 될 보건학적인 문제, 해당 문제가 사회·경제랑 맞물려 있는 문제들은 정말 심각하다"면서 "경제적 여건 때문에 좋지 않고 값싼 음식을 먹으면서 비만이 발생하는데, 그 여건이 치료도 못 받는 환경을 야기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위고비(세마글루티드)나 마운자로(터제파타이드) 등 GLP-1 계열의 비만 치료제를 기준으로 1개월에 수십만원에 이르는 돈을 지불할 수 있는 계층이 한정적이라는 우려였습니다.
 
대한비만학회, 지난 1월 급여화 건의
 
김 이사장은 또 "비만이 심한 사람들, 특히 사회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은 빨리 치료하게끔 비만 치료제를 급여화해야 한다"라며 "비만에 따라오는 동반 질환이 200가지에 이르니, 앞으로 그에 따른 보험 재정 투입도 어마어마할 것이다. 앞으로 신약들이 계속 나오면 약값 자체도 싸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대한비만학회는 지난 1월 정부에 단계적 급여화를 추진하고, 이후 소아·청소년 및 의료취약계층으로 확대할 것을 건의한 바 있습니다. 학회가 주장하는 단계적 급여화 기준은 비만수술 급여기준에서 따온 것으로, 체질량지수(BMI) 35 이상 또는 BMI 30 이상에 동반질환이 있는 환자입니다. 비만수술 급여기준의 동반질환에는 △고혈압 △저환기증 △수면무호흡증 △관절질환 △비알콜성지방간 △위식도역류증 △제2형 당뇨 △고지혈증 △천식 △심근병증 △관상동맥질환 △다낭성난소증후군 △가뇌종양 등이 있습니다.
 
이에 반해 급여화를 반대하는 측에서는 신중론을 제기합니다. 비만연구의사회는 지난해 11월 제37회 추계학술대회에서 급여화가 시기상조라며 비만 기준부터 정리하자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김 이사장은 "비만이 심한 사람은 빨리 치료받게끔 하고, 비만이 상대적으로 덜 심한 나머지 사람들은 정부 차원에서 건강 식품의 접근성을 높이며 건강한 식습관과 운동의 중요성 등에 대한 캠페인을 진행해 비만을 예방하는 '투 트랙'으로 가야 한다"라고 전했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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