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주현 기자]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대선용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씨가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명태균씨는 징역 1년6개월에 처해졌으며, 법정구속됐습니다.
윤석열씨가 2025년 9월2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 방해 혐의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진관 부장판사)는 13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씨와 명씨의 선고공판을 열고 윤씨에게 징역 2년과 추징금 1396만3600원을 선고했습니다. 명씨에겐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하고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법정구속했습니다.
윤씨는 김건희씨와 공모해 2021년 4월부터 2022년 3월까지 명씨로부터 총 58차례, 2억7000만여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김건희특검은 윤씨가 이 대가로 2022년 6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출마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공천을 받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봤습니다.
명씨에게는 윤씨 부부에게 여론조사를 무상 제공하는 방식으로 불법 정치자금을 기부한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재판부는 58차례 여론조사 전체를 유죄로 인정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윤씨 부부에게 직접 전달된 14차례 여론조사는 불법 정치자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정치활동을 하는 사람을 위해 비용을 들여 여론조사를 실시한 경우 그 비용 상당의 이익을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재판부는 윤씨 부부와 명씨 사이에 여론조사 제공에 관한 순차적·암묵적 의사 합치가 있었다고 봤습니다. 명씨가 김씨에게 "제 모든 노력을 다해 윤 (검찰)총장을 대통령으로 만들어내겠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점, 김씨가 여론조사 결과를 받고 "좋은 거냐"고 묻거나 "네 충성"이라고 답한 점 등이 근거가 됐습니다.
김씨 역시 단순 전달자가 아니라 공동정범으로 인정됐습니다. 재판부는 "김씨는 윤씨가 명씨와 연락하는 것을 도왔고, 긴밀히 협의하는 등 여론조사 추진 과정에서 범행을 지배했다"며 "김씨와 윤씨는 정치자금법 위반 범행의 공동정범에 해당한다"고 했습니다.
재판부는 명씨에 대해서도 "표본 추출 방식을 윤씨에게 유리하게 하거나 표본값을 부풀려 유리한 결과가 나오도록 만들었다"며 "민주정치의 건강한 발전을 저해하고 여론조사의 투명성을 훼손해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했습니다.
앞서 특검은 지난 5월 결심공판에서 윤씨에게 징역 4년과 추징금 1억3720만원을, 명씨에겐 징역 3년을 구형했습니다. 특검은 윤씨가 "지위를 이용해 막대한 여론조사를 수수하고 그 대가로 정당 공천에 실질적으로 개입해 정당 민주주의를 훼손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윤씨 측은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거나 대가를 약속한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김 전 의원 공천 관련 통화 내용도 정치적 의견 전달에 불과할 뿐, 여론조사 제공의 대가로 공천을 약속한 것은 아니라고 맞섰습니다.
한편, 앞서 같은 혐의로 별도 재판을 받았던 김씨는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죄를 받았습니다. 당시 재판부는 명씨가 윤씨 부부뿐 아니라 다른 정치권 인사들에게도 여론조사를 제공한 점 등을 근거로 김씨가 여론조사 비용 상당의 이익을 얻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습니다.
정주현 기자 give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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