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애셋]글로벌 핀테크 기업들, 금가융합 ‘가속 페달’
로빈후드, ‘슈퍼앱’ 전략 추진
코인베이스도 금융으로 확장
한국, 서비스별 규제 ‘걸림돌’
2026-07-10 11:35:24 2026-07-10 11:35:24
이 기사는 디지털자산 전문 매체 <디지털애셋>에서 작성했습니다. 
 
[디지털애셋 박상혁 기자] 글로벌 핀테크 기업들이 금가융합(금융과 가상자산 융합)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핀테크 기업 로빈후드와 코인베이스가 전통 금융자산과 가상자산(디지털자산)을 잇는 슈퍼앱 전략을 추진하면서 금가융합을 향해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과거 두 기업의 출발점은 사뭇 달랐습니다. 로빈후드는 주식 거래지원을 시작으로 사업을 확장했고, 코인베이스는 디지털자산 거래지원이 사업의 출발점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두 기업은 사실상 같은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들은 주식, 상장지수펀드(ETF), 무기한선물, 토큰화 주식, 스테이블코인, 디파이(DeFi·탈중앙화금융), 인공지능(AI) 투자를 하나의 앱 안에 담아 이용자의 금융 생활 전반을 장악하려는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로빈후드와 코인베이스 등 핀테크 기업이 금가융합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을 형상화했다.(이미지=디지털애셋)
 
“더는 미국 주식 앱이 아니다”
 
로빈후드는 지난 1일(현지시) 영국 런던에서 열린 ‘더 월드 이즈 플랫(The World is Flat)’ 행사에서 사업 확장 전략을 대거 발표했습니다. 핵심은 로빈후드 자체 블록체인, 토큰화 주식, 디파이 연동, 무기한선물, AI 기반 거래 기능입니다. 로빈후드 체인은 이더리움 기반 레이어2 솔루션 아비트럼 기술을 바탕으로 구축된 레이어2 블록체인으로, 실물자산(RWA) 토큰화를 중심으로 한 온체인 금융 서비스 인프라를 지향합니다. 로빈후드는 이 체인을 통해 토큰화 주식과 디파이 서비스를 연결하고, 이용자가 로빈후드 지갑에서 24시간 거래·대출·담보 활용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로빈후드는 ‘스톡토큰’ 출시를 강조했습니다. 스톡토큰은 미국 주식·ETF 가격을 추종하는 토큰을 유럽연합(EU) 지역 이용자가 회사 앱에서 소액으로 거래할 수 있게 하는 토큰화 파생상품입니다. 로빈후드는 120개 이상 국가의 적격 이용자가 로빈후드 지갑에서 스톡토큰을 거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존 주식 거래가 특정 거래소 영업시간과 국가별 중개 시스템에 묶여 있다면, 스톡토큰은 블록체인 네트워크 위에서 24시간 접근 가능한 자산을 구현하려는 시도입니다. 다만 스톡토큰은 기초 주식에 대한 직접 권리를 주는 구조가 아니라 토큰화 채무증권이라는 점에서 현물 주식이 아닌 토큰화 금융상품에 가깝습니다.
 
로빈후드의 이번 발표가 갖는 의미는 명확합니다. 더는 미국 주식 거래 앱에 머물지 않겠다는 선언입니다. 브로커리지, 디지털자산, 디파이, 파생상품, AI 투자 보조 기능을 결합해 국가와 자산군의 경계를 허무는 글로벌 금융 플랫폼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청사진입니다.
 
종합 금융플랫폼 구상 구체화
 
코인베이스도 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코인베이스는 지난 6월 시스템 업데이트를 통해 ‘에브리싱 익스체인지(Everything Exchange)’를 발표했습니다. 지금까지 디지털자산 거래소였던 코인베이스를 주식, ETF, 토큰화 주식, 무기한선물, 예측시장, AI 투자 도구가 결합된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을 구체화한 것입니다.
 
코인베이스 발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토큰화 주식입니다. 코인베이스는 미국 외 이용자를 대상으로 미국 주식의 토큰화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회사 설명에 따르면, 이 토큰화 주식은 기초자산으로 1대1 뒷받침되며 배당과 주주권도 반영하도록 설계됐습니다. 이용자는 미국 주식을 24시간 거래하고, 이를 담보로 활용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전송할 수도 있습니다.
 
코인베이스는 기존 주식·ETF 거래 기능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미국 이용자는 주식 포트폴리오를 코인베이스로 이전하고 주요 주식과 ETF를 거래할 수 있게 됩니다. 또 AI, 방산, 테크100 같은 테마형 지수에 연동된 RWA 무기한선물과 프리 기업공개(IPO) 무기한선물도 상장돼 거래가 이뤄집니다.
 
코인베이스의 또 다른 축은 AI와 결제입니다. 코인베이스는 AI 기반 투자 자문 서비스 ‘코인베이스 어드바이저’를 미국 이용자에게 우선 제공해 이용자가 AI 에이전트에 거래 조건과 한도를 부여해 포트폴리오 전략을 실행하게 하는 기능도 발표했습니다. 또 코인베이스 원카드 이용자에게 여행 예약 시 5% BTC(비트코인) 리워드를 제공하고, 스테이블코인 USDC(US달러코인)를 담보로 카드를 이용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했습니다.
 
규제 첩첩산중…갈 길 먼 한국
 
글로벌 핀테크 기업들의 이런 발빠른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한국에서 이런 서비스를 그대로 구현하기는 어려운 실정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금융과 디지털자산이 제도적으로 분리돼 있기 때문입니다. 증권에 속하는 토큰은 자본시장법 규제를 받아야 하고 증권이 아닌 디지털자산은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과 특정금융정보법 체계에서 다뤄지고 있습니다. 토큰증권은 자본시장법상 증권이어서 발행, 공시, 중개, 유통 규제를 따라야 합니다. 무인가 사업자가 이를 중개하면 법 위반 소지가 있습니다. 또 디지털자산사업자가 원화 입출금과 디지털자산 거래를 제공하려면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ISMS, 자금세탁방지 체계 등 별도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이 때문에 한국의 증권사가 로빈후드나 코인베이스처럼 앱 안에서 주식, 토큰화 주식, 디지털자산 지갑, 디파이, 무기한선물, 스테이블코인 기반 카드 결제 지원 서비스 등을 한번에 제공한다는 구상은 아예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특히 해외 주식 토큰화 상품은 기초 주식의 권리 귀속, 예탁·보관, 투자자 보호, 공시, 과세, 외환, 24시간 거래 시 가격 형성 문제까지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최근 국내 업계에서 기존 금가분리(금융과 가상자산 분리)에서 나아가 금가융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분리 규제, 연결 가능한 규제로”
 
전문가들은 국내 감독기관이 최근 금가분리 원칙 완화를 시사했지만 글로벌 흐름에 맞춰 금가융합 제도화를 말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용재 미래에셋증권 본부장은 지난 6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글로벌 디지털자산 제도화 동향과 대한민국의 입법 방향' 세미나에서 “해외는 금가융합으로 가고 있는데, 국내는 금가분리 기조가 계속되고 있다”며 “금가분리는 산업을 키우기 위해서라도 철폐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현수 디센트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10일 <디지털애셋>에 “대표적으로 토큰화 주식을 보면, 증권을 중개·유통할 때 투자중개업 인가 등이 필요한데 금가분리 정책으로 국내 디지털자산 거래소들은 인가를 받기 어려운 구조”라며 “금융 혁신이 해외 플랫폼으로만 흘러가지 않도록 국내 정책도 분리된 규제에서 연결 가능한 규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박상혁 기자 seminomad@digitalasset.works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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