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조 캐나다 잠수함 ‘운명의 한 주’…한화오션, 새 역사 쓸까
카니 총리, 나토회의 전 발표 관측
‘무기 성능·납기’ 평점 팽팽히 접전
‘안보 결속력’ 뚫어낼지 최대 관건
2026-07-03 12:13:05 2026-07-03 12:30:14
[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120조원. 단군 이래 최대 방산 수출을 가를 운명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됐습니다.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프로젝트(CPSP)의 우선협상대상자 발표가 임박하면서 한화오션(042660)은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와 마지막 결전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번 승부는 단순한 수주전이 아니라 대한민국 해양방산이 북미와 유럽이라는 세계 주류 시장에 진입할 수 있을지를 결정짓는 역사적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지난해 10월 경남 거제 한화오션에서 열린 장영실함(장보고-Ⅲ, Batch-Ⅱ 1번 함) 진수식. (사진=연합뉴스)
 
3일 외신 등에 따르면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출국 하루 전날인 오는 6일(현지시각) CPSP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를 전격 발표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120조원이 투입되는 이번 대형 프로젝트는 캐나다의 동맹 기여 의지를 대외에 과시하는 무대가 될 전망입니다.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위험 분산 차원에서 물량을 나눌 수 있다는 추측도 나왔으나, 군수지원 정비(MRO)의 효율성과 복잡한 예산 구조를 고려할 때 함대를 여러 업체에 쪼개어 발주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한화(000880)그룹을 비롯한 국내 방산업계는 배수진을 치고 전사적 총력전을 전개해 왔습니다. 장원준 전북대 첨단방산학과 교수는 “캐나다 잠수함 사업은 K방산의 향후 10년, 20년을 가를 굉장히 중요한 시험대”라며 “처음에는 열세에서 시작했지만 실전에서 운용하는 장보고-III 잠수함을 계속 어필했고 가성비와 산업 협력, 빠른 납기, MRO까지 내세웠기에 캐나다도 많이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짧은 시간 안에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노력을 기울인 부분은 맞다”며 “산업적인 측면, 잠수함 성능 측면, 나아가 군사 안보 측면에서까지 모든 영역에서 지원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수주 가능성을 ‘반반’으로 점치는 업계와 정치권 일각의 분위기처럼 “51 대 49인 상황이라면 51이 한국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서울 장교동 한화빌딩. (사진=한화)
 
최종 승패를 가를 핵심 관전 포인트는 ‘공고한 동맹의 벽’입니다. 양국의 잠수함 건조 기술과 후속 지원 경쟁력은 이미 비등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한국의 강점인 ‘빠른 납기’와 관련해서도 유지훈 연구위원은 “독일 역시 노르웨이와 협업을 통해 납기 기간을 당기려는 노력이 보이고 있다”며 “오랜 기간 캐나다와 독일 간, 또 나토라는 구조적 안보 체계 속에서 형성돼 온 연결성을 우리가 어떻게 탈피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짚었습니다. 최기일 교수는 “한국은 독일이라는 단일 국가 하나를 상대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독일 뒤에 버티고 있는 27개 유럽연합(EU) 공동체, 나아가 32개 나토 회원국 전체와 경쟁해야 하는 사실상의 ‘1 대 다수’의 버거운 싸움”이라고 부연했습니다.
 
견고한 지정학적 불리함을 딛고 한화오션이 최종 승자가 된다면, 방산 역사상 유례없는 쾌거이자 글로벌 해양방산 주도권을 단숨에 확보하게 됩니다. 이미 한화는 과거 호주 장갑차 사업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독일 라인메탈을 꺾고 이변을 연출한 전례가 있습니다. 최기일 교수는 “1,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명품 전차와 장갑차를 만들어 댄 독일은 애당초 게임이 안 될 거라고 방심했지만 한화로부터 충격의 패배를 당했다”며 “전 세계 외신에서 K방산이 주목받게 된 사건”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군함의 경우 유럽권 국가에 단 한 건도 수출해 본 적이 없는 만큼 이번에 사업을 수주한다면 마이너리그에서 ‘메이저리그’에 진입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장원준 교수는 “한화는 10여년 전부터 핵심 방산 업체와 미국 조선소까지 인수하며 한국형 록히드마틴을 지향하고 있다”며 “수주 성공 시 글로벌 톱10 진입은 물론, K방산 하면 곧 ‘한화’라는 인지도를 얻을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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