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고부가 철강전)②저탄소 철강, 전기요금에 가격 경쟁력 흔들
국내 업체 다수 전기로 운영…전기요금 영향 커
전기요금 원가비중 10% 내외…관리 난이도 상승
확대되는 저탄소 시장에 가격 경쟁력 과제
2026-06-30 07:00:00 2026-06-30 07:00:00
이 기사는 2026년 06월 26일 18:2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철강산업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넘어가기 위한 갈림길에 섰다. 글로벌 철강 수요 둔화, 보호무역주의 확산, 환경 규제 강화가 맞물리면서 기존의 대량 생산 중심 사업모델은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산업의 지속성을 확보하려면 생산 구조와 제품 포트폴리오를 바꿔야 한다는 인식도 커지고 있다. 정부도 구조조정 지원에 나섰다. 다만 정책 지원은 제도적 뒷받침에 그칠 뿐 감산과 설비 재편, 기술 개발 등은 업계 자율로 맡겨지면서 실질적인 체질 개선은 철강업체가 스스로 시작해야 되는 상황이다. 이에 <IB토마토>는 국내 철강산업이 구조조정에 내몰린 배경과 현실적 한계를 짚어본다. 아울러 고부가가치 철강으로 전환한 해외 사례를 통해 국내 철강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살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철강업계가 저탄소 전기로 철강 생산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전기요금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전기로에 필요한 전력 소비량이 많은 만큼, 전기요금 부담이 원가 경쟁력과 직결된다. 글로벌 저탄소 철강 시장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전기요금 부담을 낮추지 못한다면 국내 철강업계가 시장을 선점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포스코 광양제철소.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함(사진=포스코)
 
저탄소 철강 생산 확대…전기요금 부담도 증가
 
26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국내 다수 철강업체는 전기로를 통해 철강을 생산한다. 국내 철강업체 다수의 원가 경쟁력이 전기요금에 따라 바뀔 수 있는 부분이다.
 
전기로 생산은 전기를 통해 고철(스크랩) 등을 녹여 철강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석탄을 태워 발생한 열을 이용하는 고로보다 저탄소 철강 생산에 유리하지만, 전기 소비량이 많다.
 
최근 몇년 사이 국내 산업용 전기요금은 한단계 높아진 상태다.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21년 1kWh(킬로와트시) 당 105원이었던 산업용 전기요금 판매단가는 2024년 168원으로 뛰었고, 지난해는 182원 수준까지 인상됐다.
 
이에 원가 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해 산업용 전기요금은 지난해 수준에서 동결기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전기요금 등 에너지 지출액은 이전보다 한단계 높아진 상태다. 자가발전이 가능한 포스코만 전기요금 등 영향이 비교적 적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올 1분기 국내 철강업체의 총비용 대비 전기요금 비중은 10% 내외 수준으로 나타났다. 현대제철의 올 1분기 전기요금 등 비중은 11%, 동국제강은 9.5% 수준이다. 이 역시 일부 생산 공장의 가동률 축소, 심야 전기 활용 등 자구적 비용 완화 노력이 반영된 값이다. 자가발전이 가능한 포스코만 전기요금 부담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평가다.
 
전기요금은 기업이 스스로 통제하기 어려운 비용이다. 따라서 전기요금이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을수록 원가 관리가 어려워진다. 게다가 철강산업은 규모의 경제로 움직이는 대표적인 산업이다 보니, 영업이익률이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이 때문에 전기요금 상승이 원가율을 높이면, 수익성도 그만큼 빠르게 악화될 수 있다.
 
특히 저탄소 철강 생산량이 늘어날수록 전력비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저탄소 철강 생산 확대라는 목표를 제약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전기로 투자가 확대되면 철강사의 탄소배출 부담은 낮아지지만, 동시에 전기요금이 원가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도 커진다.
 
 
커지는 저탄소 철강 시장…원가 경쟁력 확보가 관건
 
철강사들이 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전기로 투자를 확대하는 배경에는 저탄소 철강 시장 확대가 있다.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는 철강제품의 탄소배출량을 기준으로 관세를 부과하는 일종의 탄소세 제도다. CBAM은 올해부터 본격 시행된 상태다.
 
유럽은 우리 철강산업의 주요 수출지역 중 하나다. CBAM이 실시되면서 저탄소 철강 생산의 필요성이 한층 더 높아졌다. 아울러 업계에서는 미국도 수입 철강에 대해 탄소 규제에 나설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탄소 규제가 강화되면서 저탄소 철강 시장은 성장하고 있다. 완성차 업계를 중심으로 저탄소 철강 공급 장기계약이 체결되는 등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저탄소 철강의 가격 경쟁력을 지원하기 위한 움직임이 해외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유럽은 역내 철강업체에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전기요금을 인하해 주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반면 국내 철강업체는 자구적으로 가격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공정 효율화 등을 통해 영업이익을 늘리는 데 성공했다. 다만, 향후 전기로 확대 추세가 이어질 경우 원가 부담도 함께 커질 수밖에 없다. 현재 철강업계에 대한 전기요금 부담 완화를 위한 입법이 추진되면서 향후 원가 부담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에서도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철강산업의 내수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높은 전기요금 부담이 지속될 경우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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