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올해 임금협상 난항으로 24일 진행된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의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 86.65% 조합원이 찬성(재적 대비)표를 던져 가결됐습니다. 노조의 핵심 요구 사항은 30% 성과급과 65세 정년 연장으로 이번 투표 결과에 따라 파업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습니다.
현대자동차 노사 관계자들이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2026년 임금협상 상견례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
현대차 노조는 이날 재적 인원 3만9668명 중 3만7348명(투표율 94.15%)이 참여한 가운데 찬성 3만4371표(92.03%), 반대 2977표(7.97%)로 쟁의행위가 가결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절차는 노조가 지난 6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11차례 교섭을 이어갔으나, 12일 교섭 결렬을 선언한 뒤 15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한 데 따른 후속 조치입니다.
올해 노조의 임금 요구안은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과 지난해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을 골자로 합니다. 지난해 현대차의 연간 순이익 10조3648억원을 기준으로 성과급 규모를 단순 계산하면 3조원을 넘어섭니다. 삼성전자 노사가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을 두고 첨예한 대립을 이어온 가운데, 현대차 역시 순이익의 30% 성과급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협상의 최대 쟁점으로 부상했습니다.
이 밖에도 노조는 인공지능(AI)과 로봇 도입 과정에서의 고용·노동조건 보장, 완전 월급제 시행, 상여금 750%에서 800%로 인상, 노동 강도 강화 없는 노동시간 단축을 요구안에 포함했습니다.
고용 분야에서는 정년 연장 문제가 또 다른 뇌관입니다. 노조는 국민연금 수급 시기와 연동해 정년을 최장 65세까지 연장하고, 이에 따른 신규 인원 충원 방안도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사진=현대차)
반면 회사 측은 아직 공식 제시안을 내놓지 않은 상태입니다. 사 측은 기본급 인상 폭과 성과급 요구 수준이 지나치게 높다는 입장이며, 정년 연장에 대해서도 관련 법제화가 이뤄진 이후 도입 시기를 논의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노사 간 실무 협의는 이어지고 있지만 핵심 사안을 둘러싼 입장 차는 여전히 큰 것으로 전해집니다.
한편, 파업 투표 가결이 곧 파업 돌입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찬반투표에서 조합원 과반의 찬성을 얻더라도 중노위 조정 절차가 마무리돼야 실제 쟁의권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오는 25일 열리는 중노위 조정회의로, 중노위가 조정 중지 또는 결렬 결정을 내리면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에 나설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됩니다. 노조는 파업권을 우선 협상 압박 카드로 활용하고, 사 측 대응에 따라 실제 파업 여부를 논의할 예정입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해 임금협상에서 2018년 이후 7년 만에 파업이 현실화됐습니다. 노조는 교섭 결렬 선언 후 중노위에 조정을 신청하고, 조정중지 결정을 받아 합법적 파업권을 확보했습니다. 이후 이동석 현대차 대표가 직접 노조를 찾아 교섭 재개를 요청했지만 사 측이 제시한 두 차례 협상안이 노조를 만족시키지 못하면서 결국 3일간 부분파업이 단행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6년 연속 무쟁의 기록도 무산됐으며, 노사는 3개월여간의 교섭 끝에 기본급 10만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금 450%+1580만원, 주식 30주 지급 등을 골자로 한 잠정합의안을 타결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완성차업계에서 임금협상의 기준점 역할을 해왔다”며 “현대차가 파업에 돌입할 경우 기아를 비롯한 다른 완성차업체 노조도 잇따라 동참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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