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사퇴론을 놓고 '속도 조절'을 강조했습니다. 연일 장 대표에게 돌직구를 날리던 오 시장이 한발 물러선 건 한동훈 무소속 의원을 향한 견제구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번 6·3 지방선거 승리로 차기 보수 진영 대권주자에 떠오른 상황에서 대항마로 떠오르는 한 의원과 '보수 적자 경쟁'에 나섰다는 겁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한민국미래혁신포럼'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세훈, '점진적 혁신'으로 입장 선회
오 시장은 24일 구친윤(친윤석열)계 의원 모임인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초청 세미나에 참석해 지방선거 평가를 묻는 말에 "많은 오피니언 리더들이 '국민의힘은 이렇게 하는 게 정답'이라고 해법을 주고 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아 답답해서 질문을 준 것 같다"면서도 "뭐든 서둘러서 되는 일은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어 "오늘 정점식 원내대표가 인터뷰를 한 것을 유심히 봤다"며 "변화하겠다는 의지는 강하지만, 지나치게 서두르면 오히려 어려워진다고 했다. 대체로 원내대표의 입장에 대해 동의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당장 내일모레 선거가 있는 것도 아닌데, 불필요하게 피까지 흘려가며 할 이유는 없다"며 "선거도 거하게 치른 상황에서 피를 흘려가며 변화하게 된다면 부작용만 있을 것이고, 우리 당에서 정치하는 분들이 바라는 것도 아닐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선거 직전부터 장 대표의 빠른 용퇴론을 주장한 것과 사뭇 다른 분위기입니다. 오 시장은 지난 1월1일 공개적으로 조기 혁신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요구하며 장 대표 2선 후퇴를 촉구했습니다. 지난 선거 국면에선 지도부와 철저한 거리두기 선거 방침을 고수하기도 했는데요. 이랬던 오 시장이 속도 조절을 언급한 배경에는 한 의원의 존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왼쪽)과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2026 국민공공정책포럼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국민일보)
보수 적자 놓고 한·오 신경전
두 인물은 선거 초반 패색이 짙었음에도 역전승에 성공해 차기 보수 진영 대권주자로 급부상했습니다. 선거 기간 동안 반장동혁 노선을 주도하며 미묘한 연대 전선을 구축하기도 했는데요. 선거가 끝남과 동시에 서로를 견제하는 기류가 감지됩니다. 특히 당내 지지 기반이 약하다는 공통점을 지녀 주류인 TK(대구·경북)의 지지를 얻기 위한 치열한 신경전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이들은 불편한 거리두기 중입니다. 당초 이날 세미나에는 원내 입성 이후 해당 모임에 가입한 한 의원도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번복했습니다. 한 의원 측은 지역구 일정 소화 문제로 불참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대로 한 의원이 전날 참석했던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 주최 '참정권 피해 사태와 선거제도 개혁' 토론회에는 애초 참석 계획이었던 오 시장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오 시장은 이날 불참 이유를 묻는 기자의 말에 "어제 모임은 불과 며칠 전 연락받았다"며 "사실 국가유산청과 조찬 모임 선약이 있었다. 중요 일정 있기도 하고 이틀 연속 국회에 오는 게 서울시장으로서 부담스럽기도 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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