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117조원에 달하는 부채를 줄이기 위해 아직 보상에 착수하지 않은 138개 지구 195.6㎢의 사업지구의 사업을 재조정하고, 현재 인력의 4분의 1을 감축하는 등 고강도 쇄신안을 내놨다.
그러나 구체적인 사업 재조정 지구나 일정에 대해서는 발표하지 않아 해당 지자체와 주민들의 반발을 부를 것으로 예상되고, 내부 쇄신안의 성패여부도 불투명하다.
LH는 29일 경영정상화를 위해 강도 높은 자구노력과 사업구조조정을 담은 'LH경영 정상화 방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138개 신규사업 미루거나 손 떼
LH는 현재 진행 중인 사업과 신규사업으로 구분해 단계별로 사업을 재조정해 나가기로 했다.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은 지속적인 추진을 원칙으로 하되 수요나 투자비 회수 가능성에 따라 공정과 일정조정 등을 통해 투자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전체 414개 593.4㎢의 사업지구 중 212개 302㎢의 착공지구는 공정률 조정, 부담금 등의 납부시기 조정, 원가 개선활동을 통해 연차별 투자사업비 이연과 수지개선을 도모하기로 했다.
보상이 마무리 됐지만 착공 이전인 64개 지구 96㎢에 대해서는 사업성이 좋아 투자비 조기 회수가 가능한 사업은 계획대로 추진한다.
반면 개발물량이 과다하거나 수요부족 사업에 대해서는 분할 착공하거나 착공을 연기해 완급을 조절하고, 수요확보가 어려운 사업이라고 판단되면 개발방향을 재검토하거나 수지개선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아직 보상에 착수하지 않은 138개 지구 195.6㎢에 대해서는 재무역량 범위 내로 사업을 조정하기로 했다.
지역 주민과 지자체와 협의를 거쳐 ▲시기조정 ▲단계별 추진 ▲규모 조정 ▲사업방식 변경 ▲시행자 변경 ▲사업 재검토 ▲제안 철회 등 다양한 방안을 통해 조정을 시도하게 된다.
하지만 개별 사업장에 대한 조정 대상지역과 일정 등이 공개되지 않아 해당 지역 주민들과의 마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LH 관계자는 "사업 구조조정은 민감한 부분이 많다"면서 "주민불편이 예상되는 곳 중심으로 협의를 진전시켜 불확실성을 해소하겠다"고 설명했다.
◇ 고강도 내부 쇄신..인력 4분의 1 감축, 임금도 10% 반납
LH는 내부적으로 2012년까지 현재 인력의 4분의 1을 구조조정 한다는 고강도 쇄신안을 내놨다.
현재 LH의 직원은 총 7367명이다. 이미 지난해 10월 주·토공 통합 이후 651명을 감축했으며 오는 2012년까지 1165명을 추가로 구조조정해 현재 인력의 25%를 감축할 예정이다.
부장급 이상 간부직원도 구조조정을 통해 74%인 484명을 2012년까지 전면교체하고 업무태만 등 부적격자는 보직강등의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고통분담을 위해 내년 전 임직원의 임금 10%를 반납하고, 조직 체질을 현장 중심으로 바꾸기 위해 본사와 지역본부 인력을 업무 일선으로 재배치하기로 했다.
또 '10만원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해 비리 연루자는 즉시 퇴출하고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특별감찰단과 지방감찰분소를 운영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같은 고강도 내부 쇄신안에 대한 노조 등 조직내부의 반발도 적지 않다.
LH관계자는 "직원으로서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정부의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았는데 그 보상이 동료들을 잘라내는 것이라니 참담한 심정"이라며 "노동조합 등을 통해 대응문제를 심도있게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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