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삼성전자가 메모리에 이어 파운드리에서도 엔비디아와 협력 확대를 모색하는 가운데, 인텔도 구글 수주에 성공하며 반격에 나서고 있습니다. 파운드리 업계의 ‘큰손’인 TSMC가 생산능력(CAPA)을 사실상 풀가동하는 상황에서 경쟁사들에게도 기회가 주어지는 양상입니다. 양사는 이미 점유율 격차가 벌어진 만큼, 첨단 공정의 완성도를 높이며 TSMC 독주 체제에 도전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사진=삼성전자)
수년째 적자를 이어가던 삼성 파운드리에서 반등의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분야에서 엔비디아와 협력을 논의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전날(8일)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디바이스솔루션(DS·반도체) 부문장(부회장)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비공개 회담을 가진 후 “단기적으로는 HBM4와 파운드리 협력 방안을 논의했고, 이후 HBM5 등 차세대 제품에 대한 장기 협력도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파운드리 분야에 대해 “지금 저희가 4나노와 8나노 공정에서 필요한 자율주행 칩, 그록 칩에서 엔비디아와 협력하고 있고 다음 세대 협력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엔비디아는 지난 3월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GTC 2026’에서 추론용 언어처리장치(LPU) ‘그록3’ 생산을 삼성 파운드리가 맡는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삼성 파운드리는 현재 2나노 공정 역량을 확보한 업체라는 점에서 강점을 갖고 있습니다. 경쟁사가 18A(1.8나노 공정) 양산 체계에 접어드는 등 신공정을 준비하고 있지만, 현재 최선단 공정인 2나노에서 일정 이상의 수율을 기대할 수 있는 기업은 손에 꼽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삼성 파운드리는 앞서 2나노 기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2600을 양산한 데 이어, 향후 HBM5의 베이스 다이도 2나노 공정으로 공급할 예정입니다.
이런 가운데 경쟁사인 인텔의 성장세도 주목됩니다. 디인포메이션 등 외신에 따르면 인텔은 구글로부터 300만개의 AI 칩 텐서처리장치(TPU)를 수주했습니다. TPU는 구글이 자체 설계한 AI 칩으로, AI 스타트업 대표주자인 앤트로픽과 빅테크 기업 메타가 TPU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지난 1월 TSMC 직원이 대만 신주에서 TSMC 로고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인텔은 2나노보다 앞선 신공정을 앞세워 점유율 격차를 좁힐 계획입니다. 이미 인텔은 1.8나노급 공정의 안정성을 확보해 양산 체계에 돌입했으며, 차세대 1.4나노(14A) 제조 공정을 활용한 첫 고객으로 테슬라를 유치하기도 했습니다. 지난달에는 애플 일부 제품을 수주하는 등 빅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실적도 개선되는 양상입니다.
경쟁사들의 추격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TSMC는 파운드리 시장 독주 체제를 자신하고 있습니다. 외신에 따르면 웨이저자 TSMC 회장은 지난 4일(현지시각) 연례 주주총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 경쟁사들은 20년 전에도 ‘10년 후면 TSMC를 따라잡겠다’고 했고, 10년 전에도 ‘10년 후면 따라잡겠다’고 했다”며 “최근에도 다시 ‘10년이면 따라잡는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TSMC의 생산라인이 포화 상태인 데다 삼성전자와 인텔이 차별점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점유율 확대를 노릴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이종환 상명대학교 시스템반도체학과 교수는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후공정 등 반도체를 원스톱 솔루션이 강점이고, 인텔은 ‘미국 기업이 미국 기업을’ 수주하는 그림”이라며 “빅테크 기업들도 자체 AI 칩 생산을 원하는 만큼 그 수요를 가져갈 확률이 크다”고 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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