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이 콕 집은 ‘LPDDR’…HBM 다음 ‘귀한 몸’
황 CEO “많은 LPDDR 사용할 것”
전력 효율·데이터 처리 성능 잡아
캐파 제한적…최적 생산량 배분
2026-06-09 15:19:00 2026-06-09 15:48:42
[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인공지능(AI) 인프라’ 수요 급증으로 기존 스마트폰 등에 탑재되던 저전력 D램(LPDDR)의 몸값이 고대역폭메모리(HBM)와 함께 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방한 기간 동안 “더 많은 HBM과 LPDDR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등 LPDDR이 고성능 컴퓨팅의 핵심 부품으로 떠오르는 모습입니다. 메모리 업계는 제한된 생산능력(캐파) 속에서 HBM과 LPDDR의 생산 비율을 고심하고 있습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열린 ‘깐부 회동’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SK)
 
9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인프라에 LPDDR이 대거 탑재되면서 LPDDR 병목 현상이 심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중앙처리장치(CPU) ‘베라’에는 LPDDR5X(7세대) 기반 소캠2(SOCAMM2) 메모리 모듈이 탑재되며, 엔비디아가 최근 발표한 차세대 AI PC ‘RTX 스파크’에도 LPDDR이 탑재됩니다. 지난 5일 황 CEO는 방한 당시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에 대해 “많은 HBM과 많은 LPDDR을 사용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 부회장 역시 지난 8일 황 CEO와 비공개 미팅 이후 “단기적으로는 올해부터 HBM4(6세대)나 소캠을 충분히 공급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같은 날 SK하이닉스도 엔비디아와 장기 기술 파트너십을 강화하면서 “양사가 AI 팩토리용 차세대 메모리를 공동개발하고 반도체 설계와 제조에 AI를 적용함으로써 AI 인프라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LPDDR은 기존 스마트폰, 노트북,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를 중심으로 사용되는 저전력 메모리였습니다. 하지만 AI PC를 넘어 AI 서버 영역에서도 전력 효율과 데이터 처리 성능을 동시에 확보하는 게 중요해지면서, LPDDR의 수요처가 고성능 컴퓨팅 영역으로 넓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엔비디아가 LPDDR을 모듈 형태로 만든 소캠을 제품에 탑재해 LPDDR 시장의 최대 수요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황 CEO가 방한 기간 동안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만나 공급망을 점검한 이유입니다. 일각에서는 베라 루빈에 탑재되는 LPDDR5X가 기존 57테라바이트(TB)에서 27TB로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는 LPDDR 부족 현상이 심화돼 베라 루빈 가속기의 출하량을 늘리기 위한 조치로 해석됩니다.
 
이 같은 수요 확대로 메모리 업계는 제한된 캐파에서 HBM과 D램을 균형 있게 공급하기 위해 생산량을 조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HBM은 일반 D램보다 더 큰 웨이퍼 공간이 필요하다 보니, HBM 생산 비중이 늘면 D램 생산 여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황 CEO가 이번 방한 기간 HBM과 LPDDR을 지속적으로 언급한 것은 자사 제품들의 수요가 높다는 점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면서 “메모리 업계 역시 고부가제품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최적의 생산량을 배분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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