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출근길·점심시간 쪼개서 '한 표'…역대급 사전투표 열기
출근 전, 점심에 한 표…'역대 지선 최고 사전투표율' 견인
"투표는 당연히 해야죠"…생활 속 스며든 '정치 참여' 문화
2026-05-31 14:02:36 2026-05-31 14:02:36
[뉴스토마토 박진석·신유미 기자] 출근 전 잠시 들러 투표를 마친 직장인부터 점심시간을 쪼개 한 표를 행사한 회사원, 아이 손을 잡고 나들이에 나선 가족들까지. 6·3 지방선거 사전투표소엔 일상의 귀한 시간을 내어 참여한 시민들의 발길이 종일 이어졌습니다. 이젠 생활 속으로 스며든 사전투표 문화는 9회 지방선거 사전투표율을 역대 지방선거 사상 최고 투표율 기록을 갈아치운 원동력이 됐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5월29일부터 30일까지 실시된 사전투표엔 전체 유권자 4464만9908명 중 1049만8411명이 참여해 23.51%의 투표율을 기록했습니다. 2022년 제8회 지방선거 사전투표율(20.62%)보다 2.89%포인트 높은 수치입니다.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투표율은 11.60%, 둘째 날인 30일은 11.91%로 집계됐습니다. 
 
출근 전·점심시간 쪼개 사전투표 참여
 
5월29일 오전 서울 마포구 망원2동주민센터엔 출근 전 투표를 마치려는 시민들이 몰렸습니다. 운동복 차림으로 나온 주민부터 정장을 입은 직장인, 부부 단위 유권자들까지 꾸준히 투표소를 찾았습니다. 투표소 관계자는 "어르신들 중엔 투표가 시작하기도 전인 오전 5시50분부터 줄을 선 분들도 있었다"며 현장 열기를 전했습니다. 
 
마포구 합정동 주민센터에도 점심시간을 이용해 투표소를 찾은 직장인들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인근 직장에서 동료들과 함께 투표소를 찾은 양모(41)씨는 "점심 먹기 전에 투표하러 들렀다"며 "정당을 보고 후보를 뽑았다"고 말했습니다.
 
사회복무요원인 한모(26)씨는 6월3일 본투표일 근무 때문에 사전투표를 택했습니다. 그는 "최근 부동산에 관심이 많아 재개발 관련 공약을 눈여겨봤다"며 "서울시 관련 공약들을 비교해봤다"고 했습니다. 야간근무를 마치고 투표소를 찾은 김모(30)씨는 "투표는 무효표라도 행사하는 것 자체가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며 "공보물을 보면서 전과 여부나 군 복무 이력 등을 확인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오후 1시, 근처 회사에서 일하다가 시간이 생겨 투표를 위해 서울 강남구 대치4동 행정복지센터를 찾았다는 최모(35)씨는 "본투표 땐 사람이 워낙 많이 오니 일부러 사전투표에 참여하곤 한다. 22대 총선과 21대선 때도 사전투표를 했다"며 "요즘 계속해서 인명 사고가 나는데 시민 안전에 책임감이 있는 사람이 당선되는 게 좋지 않겠나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습니다.
 
친구·가족과 나들이 가기 전 한 표 행사 
 
5월30일 사전투표를 위해 서울 마포구 아현동 주민센터를 찾은 유권자들의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사전투표 둘째 날인 30일은 토요일이라 가족 단위 유권자들이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경기도 수원 광교1동 행정복지센터를 찾은 최모(36)씨는 5살 딸과 함께 투표소를 왔습니다. 그는 "아이에게 우리가 직접 일할 사람을 뽑는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며 "미래 세대가 살아갈 지역을 더 좋게 만들 사람이 당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최씨는 옆에 있던 딸이 "왜 투표를 하는 거야?"라고 묻자 "우리가 더 잘 살 수 있도록 일할 사람을 우리 손으로 뽑는 거야"라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김모(32)씨는 아내와 두 살배기 딸과 함께 투표를 마친 뒤 가족 나들이에 나설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서울에서 수원으로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그는 "정당 간 균형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투표했다"고 말했습니다.
 
망원동에선 '뷰티풀 민트 라이프 2026' 축제를 가기 전 투표를 마쳤다는 민모(29)씨와 김모(28)씨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교육 분야에서 일하는 민씨는 "교육감 선거에선 현장 경험이 있는 후보를 중심으로 봤다"며 "말뿐인 공약보다 실제 현장을 이해하는 사람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투표는 짬 내서라도 해야 할 권리·의무"
 
5월30일 경기도 수원시 광교1동 행정복지센터에 유권자들이 투표에 참여하기 위해 모이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투표에 임하는 시민들의 마음가짐은 '당연한 책무'로 수렴됐습니다. 망원동에서 만난 정모(67)씨는 "지금껏 선거 투표는 한 번도 빠진 적이 없다"며 "국민 주권인데 누구를 찍든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경기도 용인시 신갈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만난 김모(84)씨도 "투표는 국민의 권리이자 의무"라며 "사전투표를 하지 못한 사람들도 본투표에서 꼭 한 표를 행사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주민센터를 찾은 최모(26)씨 역시 "투표는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교육감 후보들의 공약과 실현 가능성을 꼼꼼히 살펴봤다고 했습니다.
 
이틀간 만난 유권자들의 관심사는 다양했습니다. 청년층은 취업과 주거 문제를, 학부모들은 교육 정책을, 자영업자들은 경기 침체를 이야기했습니다. 재개발과 교통, 지역 발전, 시민 안전 역시 주요 관심사로 꼽혔습니다.
 
투표 기준은 제각각이었습니다. 공보물을 꼼꼼히 읽으며 후보 이력을 살펴본 유권자도 있었고, 교육감 후보들의 공약을 비교한 시민도 있었습니다. 반면 후보보다 정당을 보고 투표했다는 응답도 적지 않았습니다.
 
박진석 기자 ptba123@etomato.com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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