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K전력기기 3사(효성중공업·HD현대일렉트릭·LS일렉트릭)가 아시아, 북미 등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을 키우며 새 먹거리 확보에 나서고 있습니다. 기존 전력기기 솔루션 역량을 바탕으로, 단순 기자재 공급을 넘어 설계·조달·시공(EPC)과 유지관리까지 아우르는 ‘토탈 솔루션’ 역량을 키우겠다는 전략입니다.
LS일렉트릭 관계자가 일본 홋카이도에 설치된 계통연계 ESS(에너지저장장치)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LS일렉트릭)
28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중공업과 LS일렉트릭은 일본 ESS 시장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일본은 재생에너지 확대로 계통 안정화 수요가 늘어나면서, ESS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일본은 지역마다 전력 주파수가 다르고 계통 연계 기준이 까다로워 진입 장벽이 높은 시장으로 꼽힙니다. 업계에서는 일본 ESS 시장 규모가 2026년 약 9300억원 규모로 성장하고, 오는 2030년 약 3조8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올해 일본 ESS 시장에 진출한 효성중공업은 최근 일본 에너지 개발 업체와 약 110억원 규모의 ESS EPC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번 계약은 오이타, 구마모토, 야마구치, 오카야마, 미에 등 5곳에 총 10메가와트(MW)/40메가와트시(MWh) 규모의 ESS를 구축하는 사업입니다. 효성중공업은 전체 시스템 설계와 주요 기자재 공급을 총괄하며, 완공 후에도 최장 20년간 유지보수(O&M) 서비스를 함께 제공할 계획입니다.
지난 2월에는 일본 홋카이도서 48.5MW/228MWh 규모의 특고압 ESS EPC 프로젝트를 수주하기도 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일본 누적 수주액은 약 640억원으로, 국내 전력기기 업체 중 최대치입니다.
LS일렉트릭 역시 지난 2017년 일본 ESS 사업에 진출한 이후 홋카이도, 도쿄, 미야기현 등 일본 전역에서 ESS 사업을 수주하는 중입니다. 지난해 4월에는 사업비 360억원 규모의 전력변환장치(PCS) 20MW, 배터리 90MWh급 미야기현 ESS 프로젝트 EPC 사업을 수주했으며, 치바현 이치하라시 ESS 발전소 프로젝트는 직접 투자와 운영을 맡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기준 LS일렉트릭의 일본 ESS 사업 수주 규모는 약 700억원에 달합니다.
HD현대일렉트릭 북미 생산법인 전경. (사진=HD현대일렉트릭)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은 ESS 사업에서 EPC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면서 “스태콤(무효전력보상장치)이나 PCS 같은 전력 인프라뿐만 아니라 설계, 시공, 유지보수까지 아우르는 서비스 역량을 갖춰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에 대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HD현대일렉트릭의 경우 북미 텍사스 법인을 통해 현지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에는 텍사스에서 진행되는 1400억원 규모의 200메가와트시(MWh)급 ‘루틸 BESS 프로젝트’ EPC 사업을 수주하고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습니다. 특히 자회사인 HD현대플라스포의 전력 변환 기술과 시너지를 내 ESS 전력 계통 안정성을 높여 경쟁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이처럼 전력기기 업계가 ESS 사업 확대에 나서는 이유는 기존 전력기기 솔루션과 ESS를 패키지로 공급해 ‘토탈 솔루션’ 역량을 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이 늘어나고 글로벌 재생에너지 수요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전력 계통 안정화를 위해서는 ESS가 필수적인 상황입니다. 이에 기존 변압기·차단기 등 전력 인프라에 이어 ESS 솔루션을 함께 제공해 토탈 솔루션 역량을 키우겠다는 전략입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변압기와 차단기 같은 기존 인프라 외에 ESS 같은 전력망 안정화 설비 역량까지 확보하면 사실상 전력망 전체를 컨트롤할 수 있는 솔루션 체계를 갖추는 것”이라며 “ESS 사업도 글로벌 레퍼런스를 확대해 경쟁력을 강화해 갈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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