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 소리’ 사라진 수입차 시장…전기차, 하이브리드도 제쳤다
3월부터 전기차가 앞서
디젤 엔진 사실상 퇴장
2026-05-07 14:56:34 2026-05-07 14:56:34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전기차(EV) 판매량이 하이브리드(HEV)마저 제치고 주류로 떠올랐습니다. 엔진 배기음과 브랜드 헤리티지를 앞세우던 수입차 시장의 지형도가 달라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수입 전기차 시장의 성장을 이끈 것은 테슬라로, 압도적인 판매량으로 2위 벤츠를 따돌렸습니다.
 
테슬라 모델Y. (사진=테슬라)
 
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4월 수입차 연료별 판매량은 전기차가 1만 8319대(53.9%)로 가장 많았고, 하이브리드 1만 2777대(37.6%), 가솔린 2734대(8.0%), 디젤 163대(0.5%) 순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로써 전기차는 처음으로 전체 수입차 판매의 절반을 넘어섰습니다.
 
이 같은 흐름은 이미 3월부터 감지됐습니다. 지난 3월 신규 등록된 수입차 중 전기차는 1만 6249대로 전체의 47.8%를 차지하며, 하이브리드(42.9%)를 사상 처음으로 추월했습니다. 그동안 내연기관의 현실적 대안으로 꼽히며 수입차 시장을 이끌어온 하이브리드가 전기차에 왕좌를 내준 순간이었습니다. 전기차 우위는 2개월 연속 이어지며 4월에 격차를 더 벌렸습니다.
 
변화의 속도도 가파릅니다. 불과 1년 전인 지난해 같은 기간 전기차 점유율이 22.4%에 머물렀던 점을 고려하면 1년 새 두 배 이상 급증한 셈입니다. 반면 가솔린 모델은 같은 기간 두 자릿수 점유율에서 8%대로 줄었고, 디젤은 0.5%라는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한때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의 정체성이자 퍼포먼스의 대명사였던 디젤 엔진은 이제 수입차 시장에서 사실상 퇴장 수순을 밟고 있습니다.
 
수입 전기차 시장의 성장을 이끈 것은 단연 테슬라입니다. 모델Y 단일 차종만으로도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1위를 굳혀온 테슬라는 물량 공세와 잦은 가격 조정을 통해 수입 전기차 시장의 판을 키워왔습니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도 테슬라 모델Y는 3만 7925대가 팔리며 2위 메르세데스-벤츠 E200(1만 5567대)을 두 배 이상 따돌렸습니다. 
 
BMW, 차세대 순수 전기 SAV ‘더 뉴 BMW iX3’ (사진=BMW)
 
수입차 시장 전체에서 테슬라는 내연기관차와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모두를 판매하고 있는 BMW, 벤츠에 이어 3위를 차지하며 전통 강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습니다. BMW, 벤츠, 아우디 등 전통의 유럽 강자들도 전동화 라인업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수십 년간 내연기관 기술력으로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해온 이들 브랜드가 이제 전동화를 생존 전략의 핵심 축으로 삼은 것입니다. 
 
BMW는 2조 원을 투자해 개발한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노이어 클라쎄를 처음 적용한 신형 iX3를 앞세워 한국 시장 반등을 노리고 있습니다. 벤츠 코리아는 올해 전기차 CLA를 시작으로 GLC, GLB 등 순수 전기 신차를 순차 투입할 계획이며, 아우디 역시 e-tron 시리즈를 중심으로 콰트로 기술을 접목한 전기차 라인업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전기차 대중화를 가로막던 충전 인프라와 주행거리에 대한 소비자 우려도 점차 옅어지는 분위기입니다. 초급속 충전 인프라가 전국 단위로 확충되고, 차량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가 500km를 웃도는 모델이 줄을 잇는 만큼, ‘전기차는 불편하다’는 인식이 시장 확대와 함께 사라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수입차 구매자들은 전통적으로 브랜드 감성과 주행 성능에 높은 가치를 뒀지만, 이제는 유지비 절감, 기술 혁신, 정숙성 등 전기차 고유의 장점을 우선순위에 놓는 경향이 뚜렷해졌습니다. 개인 구매뿐 아니라 법인 수요에서도 전기차 비중이 늘고 있어 시장 구조 변화는 전방위로 확산되는 양상입니다. 하이브리드가 과도기의 선택이었다면, 전기차는 현재의 선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정윤영 KAIDA 부회장은 “수입차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비중이 80%에 근접하며 친환경 흐름을 이끌고 있고, 첨단 기술을 갖춘 다양한 신차가 출시되며 한국 자동차 시장의 변화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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