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영업정지 제동…거래소-FIU 제재 공방 확산
법원, 집행정지 인용…본안 선고 후 30일까지 효력 정지
업계 "제재 기준 불확실성 해소 필요"…본안선 고의·중과실 쟁점
2026-05-03 11:09:08 2026-05-03 15:41:53
[뉴스토마토 전연주 기자] 서울행정법원이 빗썸에 대한 금융정보분석원(FIU)의 영업 일부정지 처분에 제동을 걸면서, 거래소와 금융당국 간 제재 공방이 본안소송으로 넘어가게 됐습니다. 법원 판단이 본안 승패를 가른 것은 아니지만, FIU 제재로 인한 영업상 손해 가능성을 인정한 결정이라는 점에서 업계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3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서울행정법원은 빗썸이 FIU를 상대로 낸 영업 일부정지 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습니다. 이에 따라 FIU가 빗썸에 내린 영업 일부정지 6개월 처분의 효력은 본안소송 선고일로부터 30일이 되는 날까지 정지됩니다.
 
앞서 FIU는 빗썸이 특정금융정보법상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와 영업을 목적으로 거래하지 않을 의무, 고객 확인 의무 등을 위반했다며 영업 일부정지 6개월과 과태료 368억원을 부과한 바 있습니다. 영업 일부정지 처분에는 신규 고객의 외부 가상자산 이전을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지난달 30일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는 빗썸이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을 상대로 낸 영업 일부정지 처분과 관련한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사진=뉴시스)
 
이번 결정으로 빗썸은 본안소송 결론이 나오기 전까지 신규 고객 대상 영업 제한을 피하게 됐습니다. 빗썸 관계자는 "남은 절차에서 당사 입장을 성실히 소명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번 인용 결정이 곧바로 FIU 처분의 위법성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진현수 디센트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는 "이번 결정은 본안 판단이 아니라 집행정지 신청에 대한 판단"이라며 "FIU의 6개월 영업 일부정지 처분이 위법한지는 본안소송에서 다퉈질 사안이고, 이번 결정은 본안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처분의 효력을 일시 정지할지를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 변호사는 법원이 인용 결정을 내린 배경에 대해 "집행정지가 되지 않으면 빗썸은 곧바로 6개월간 사실상 영업이 막히게 돼 타격이 매우 크다"며 "조만간 법인의 가상자산 거래가 허용될 예정인데, 이 시점에 처분 효력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신규 고객 유치 제한과 평판 하락 등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업계는 이번 결정이 빗썸 개별 사건을 넘어 FIU 제재에 불복한 다른 가상자산 거래소 사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빗썸 결정에 대해 "두나무 사례에서 이미 같은 절차를 밟고 있어 어느 정도 인용이 되지 않을까 예상했다"며 "사안이 유사해 참고할 수 있는 부분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두나무가 이겼다고 해서 다 이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각 거래소별로 재판부 판단을 받아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거래소들은 단순히 제재 수위가 높은 것을 넘어, 문제가 된 당시 기준이 명확했는지, 이후 마련된 기준이 사실상 사후적으로 적용되는 것처럼 보이는지 등에 대해서도 이의 제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 관계자는 "지금은 100만원 이하 건에 대한 기준이 마련돼 있지만, 당시에는 기준이 없었기 때문에 그 부분을 다투는 것"이라며 "기준 수위를 다투는 것과는 결이 다르다"고 설명했습니다.
 
직접 소송 당사자가 아닌 다른 원화거래소들도 FIU 제재 기준의 불확실성 해소 필요성을 거론했습니다. 또 다른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FIU 제재에 특정한 기준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거래소들이 계속 항소하는 것"이라며 "이런 불확실성이 빨리 해소됐으면 한다"고 했습니다.
 
본안소송에서는 빗썸에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었는지, 이용자의 요청에 따라 외부 지갑으로 가상자산을 출금해 준 행위가 특금법상 금지되는 '영업 목적 거래'에 해당하는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입니다.
 
한 가상자산 전문 변호사는 "특정금융정보법 제8조 위반에 대해 영업정지 처분을 하기 위해서는 거래소에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어야 한다"며 "앞서 1심 판결이 선고된 두나무 사건에서는 두나무에 고의 또는 중과실이 없다는 점이 영업 일부정지 취소 판결의 핵심 이유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빗썸이 이용자 요청으로 외부 지갑에 가상자산을 출금해주는 행위가 특금법상 금지하는 '영업 목적 거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다투고 있는 만큼 이 부분도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공방은 향후 디지털자산기본법 등 2단계 입법 논의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현행 처분은 자금세탁 방지 의무 위반에 대한 행정처분으로 특금법에 근거하지만, 거래소들의 불복이 이어지면서 감독 기준과 제재 절차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업계 전문가는 "관련 조항들을 디지털자산기본법으로 이전해 다룰지는 입법자의 재량이라 예측에 한계가 있다"면서도 "특정금융정보법상 자금세탁 방지 규제가 불명확하고 과태료 산정 기준도 불명확해 향후 이와 관련한 논의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연주 기자 kiteju10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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