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등판 트라우마…영남 민주당, 정청래 어이할꼬
부산 유세 발언 후폭풍…지도부 개입 '득보다 실' 우려
문재인 총선 지원 역풍 재소환…"결국은 후보 경쟁력"
2026-05-04 18:16:51 2026-05-04 18:16:51
[창원=뉴스토마토 송정은, 부산=동지훈 기자]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이 부산·울산·경남(부울경) 공략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정청래 민주당 대표의 현장 지원을 둘러싼 '역효과' 우려가 당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정 대표의 6·3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유세 과정에서 불거진 발언 논란까지 겹치자 각 지역 후보 중심 선거 전략에 무게를 두려는 기류도 감지됩니다. 2024년 22대 총선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이 부·울·경 지역 유세 지원에 나섰다가 오히려 보수층의 결집을 이끌어낸 것이 여당에 트라우마로 작용하는 모습입니다.
 
부·울·경 지역은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만큼 중앙 정치 이슈보다 지역 현안과 인물 경쟁력이 표심을 좌우하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실제로 부·울·경 민주당 후보들은 선거 승리를 위해 중앙당 차원의 지원은 필수적이라면서도, 지역 현안을 해결할 정책 전달과 민심 접촉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4일 부산 동구 부산항 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부산·울산·경남 공천자대회에 참석해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김상욱 울산시장 후보·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와 함께 무대에 올라 손을 들어올리고 있다.(사진=뉴시스)
 
이와 관련해 김상욱 울산시장 후보 캠프 관계자는 4일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이재명 대통령 국정 지지도와 당 지지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후보가 조직을 동원하기보다 시민에게 직접 정책을 알리는 방식으로 선거운동을 진행하고 있다"며 "남은 기간에도 울산 현안에 대한 시민 의견을 듣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정청래 '오빠 발언' 논란…지도부 변수 부상
 
무엇보다 정청래 대표의 부산 현장 유세 과정에서 불거진 발언 논란은 지도부 지원을 둘러싼 민감한 기류를 다시 자극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정 대표는 전날 부산 북구 구포시장 일대에서 하정우 민주당 부산 북갑 보궐선거 후보 지원 유세를 진행하던 중, 초등학교 1학년 여자아이에게 "정우 오빠라고 해봐요"라고 여러 차례 말하는 장면이 온라인상에 확산되며 논란이 됐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정 대표는 "아이와 부모님께 송구하다"고 밝혔고, 하 후보도 "상처받았을 아이와 부모님께 사과드린다"며 공식 사과했습니다.
 
이번 사안은 단순 해프닝을 넘어 선거 국면에서 지도부의 현장 개입과 역할을 둘러싼 논쟁으로 확산하는 양상입니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 출연해 "전재수 후보가 평가도 좋고 부산 비전도 확실한 만큼 중앙에서 가서 실수하기보다는 지원하는 것이 좋다"며 지도부의 직접 개입에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이어 "부산 지역은 후보에게 맡겨놓는 것이 좋다는 분위기"라고 덧붙이며 후보 중심 선거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도움이냐 부담이냐"…캠프 내부 온도차
 
실제 민주당의 지방선거 캠프 내부는 지도부 지원에 대해 "당 지도부 지원은 필요하지만 조절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공존하는 모습입니다. 
 
김부겸 민주당 대구시장 후보 캠프 관계자는 "집권 여당 대표가 전국을 돌며 지원하는 것은 정책과 지원 여력을 설명하는 효과가 있다"면서도 "영남 지역에서는 강한 정치 메시지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일부 공감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중앙당 지원이 무조건 부담이라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상황에 따라 전략적으로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와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 측은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김경수 후보 캠프 관계자는 "선거 승리를 위해 중앙당을 비롯한 다양한 지원은 필요하다”고 밝혔고, 전재수 후보 캠프 측도 "중앙당과의 협력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반복되는 데자뷔…문재인 총선 지원 사례 재소환
 
이 같은 기류는 과거 선거 사례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2024년 총선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이 부·울·경 지역을 돌며 민주당 후보 11명을 지원했지만, 이 가운데 9명이 낙선하면서 '지원 역효과' 논란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당시 일각에서는 문 전 대통령의 지원이 영남의 보수층 결집을 자극하면서 결과적으로 영남 대패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실제 2024년 총선 당시 부·울·경 지역 성적표를 살펴보면 부산은 18개 지역구 중 민주당이 1석(북갑 전재수), 국민의힘이 17석을 차지했습니다. 울산은 6개 지역구 중 민주당 1석(동구 김태선), 국민의힘 4석, 진보당 1석이었고, 경남은 16개 지역구 중 민주당이 3석(창원 성산 허성무·김해갑 민홍철·김해을 김정호), 국민의힘이 13석을 확보했습니다. 민주당이 국회 의석의 절반 이상인 175석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뒀지만, 부·울·경 지역에서는 웃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다만 이 같은 중앙당 차원의 지원이 반드시 역효과를 불러일으킨다는 해석을 경계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민주당 내 한 관계자는 "지난 총선 당시 문 전 대통령의 영남지역 지원 유세가 좋은 결과로 귀결되지 않았다는 분석이 있는 것은 안다"며 "하지만 선거는 다양한 변수가 작용하는 만큼 당시 영남 지역 선거 결과를 특정 요인으로만 평가하는 데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부·울·경 지역은 전통적으로 민주당의 '험지'로 분류되는 만큼,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지방선거에서 승리를 거두겠다는 민주당의 전략은 각 지역 후보 중심 전략으로 재편되는 모습입니다. 지도부 지원을 둘러싼 논란에도 불구하고, 선거의 승패는 결국 지역 후보가 얼마나 신뢰를 얻느냐에 달렸다는 인식이 현장에 깔리고 있습니다. 
 
창원=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부산=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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