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태용 기자] 인천항 배후단지의 불법 전대 의혹을 감사하는 감사원이 인천항만공사를 상대로 감사를 벌인 걸로 확인됐습니다. 이재명정부는 부채 해소를 위해 공공자산을 매각하는 공기업 행태를 전수조사하는 중입니다.
2018년 촬영한 인천 서구 청라동의 북인천복합단지 모습. (사진=인천항만공사)
20일 감사원과 인천항만공사 등에 따르면, 감사원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일까지 공사를 방문해 자산 매각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담당자 면담을 진행했습니다.
감사원이 이번에 들여다본 내용 가운데 하나는 북인천복합단지 매각 건입니다. 이 땅은 매각 당시 '헐값 매각', '기획 매각' 의혹이 제기됐던 곳입니다.
인천 서구 청라동 1-1 일원 82만5000㎡ 규모로 조성된 북인천복합단지는 경인아라뱃길 항로를 만들면서 퍼낸 흙을 매립한 곳입니다. 2010년 6월 공사를 시작해 2014년 5월 준공검사를 받고, 이듬해 11월 준공했습니다.
이곳은 청라국제도시와 경인아라뱃길, 인천공항으로 이어지는 영종대교, 인천 서부산단과 인접해 앞으로 다양한 용도로 개발이 가능한 땅으로 여겨졌습니다. 원래 용도는 항만 배후단지이지만, 준공검사일로부터 10년이 지나면 지자체 허가를 받아 용도 변경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인천시도 이 땅의 미래 가치를 높게 평가해 매입할 계획이었지만, 인천시의회 심의 과정에서 매입 계획이 무산된 바 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입니다. 인천시 매입이 불발된 시점은 2018년 3월23일 오전입니다. 공사는 같은 날 오후 땅을 팔기 위한 선착순 수의계약 공고를 냈습니다. 감정가 2802억원보다 20% 저렴한 2255억원에 땅을 내놨고, 약 2시간 만에 지젤스포츠 컨소시엄과 매매계약을 맺었습니다.
해당 컨소시엄은 대상산업, 두손건설, 인천폐차사업소, 리즈인터내셔널, 지젤스포츠클럽 5개 회사로 구성됐습니다. 부동산 개발 기업들입니다. 공사가 계약을 서두른 표면적 이유는 부채 비율을 낮추기 위해 돈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당시는 공사가 인천신항 개발에 큰돈을 써 부채 비율이 크게 올랐던 시기였습니다.
당시 결정에 지역사회는 크게 반발했습니다. 청라 주민들은 민간 매각 과정을 공개하라며 공사에 대한 감사원 공익감사를 청구했고, 매입에 실패한 인천시와 반대한 인천시의회에도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해서 매각한 땅은 지금까지 방치되고 있습니다. 현재 용도는 상업용지 10%, 공업용지 90%입니다. 일각에선 이 땅 개발을 위해 공업용지를 줄이고, 그만큼 주거용지를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올해 5월이면 준공검사 10년을 채우게 되는데, 인천시가 도시기본계획을 바꾸면 주거지 전환이 법적으로 가능해집니다.
하지만 용도가 바뀌는 순간 땅값이 크게 오르면서 땅 주인인 부동산 개발 기업들이 천문학적인 시세차익을 낼 수 있습니다. 공사는 물론 인천시도 특혜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됩니다. 감사원은 이 부분을 조사하는 걸로 보입니다.
이 외에도 부채 감축을 위해 인천시에 매각한 송도 9공구 골든하버 부지 역시 조사 대상에 올릴 가능성이 큽니다.
인천 항만업계의 한 관계자는 "땅을 공적으로 이용해야 하는 공사가 부동산 개발업자들에게 땅을 팔아 투기를 조장하고 있다"며 "공사 역할이 땅장사인가"라고 꼬집었습니다.
감사원은 지난해 공사를 대상으로 인천항 배후단지의 불법 전대 실태에 대한 특정감사를 진행해 현재 관련 내용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감사원 관계자는 "자산 매각과 관련해 공사를 감사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최태용 기자 rooster8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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