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6·3 지방선거가 4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범여권 울산시장 후보자 간 단일화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 계열 후보들은 각자도생을 선언했습니다. 범여권 지지자들은 선거 전 과정에서 김상욱 의원이 앞설 것으로 봤고,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김두겸 현 시장을 밀어주면서도 볼멘소리를 숨기지 않았습니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울산시장 후보로 공천을 받은 김상욱 의원은 20일 <뉴스토마토> 유튜브 채널을 통한 2차 토론에 나선 뒤 후속 논의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토론 대상자는 김종훈 전 진보당 의원과 황명필 전 조국혁신당 최고위원입니다.
국민의힘은 김두겸 시장에게 공천장을 주면서 일찌감치 후보 선정을 마쳤습니다. 울산에서 시장과 국회의원을 지낸 박맹우 전 의원은 공천 배제(컷오프)에 반발해 탈당한 뒤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울산 북구 거리에 걸린 정당 현수막. (사진=뉴스토마토)
김상욱 인물론 효과…"국민의힘은 안 뽑는다"
여권 성향의 유권자들은 단일화 논의를 반기는 분위기입니다. 울산에서 직접 마주한 민심은 지지 후보와 관계없이 단일화가 김상욱 의원에게 유리하게 전개될 것이란 예측으로 귀결됐습니다.
울산 북구에 거주하는 30대 여성 A씨(어린이집 교사)는 오래전부터 민주당과 진보당을 지지했습니다. 북구는 동구와 함께 진보당 성향이 강한 곳입니다. A씨는 "선거 때마다 공약을 보긴 하는데 국민의힘 공약집은 거의 보질 않는다"며 "민주당이나 진보당 위주로 선택해 투표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진보당 후보로 단일화가 됐으면 하는 마음이지만, 민주당으로 단일화가 된다면 김상욱 의원을 뽑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울산 남구 김종훈 진보당 울산시장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외벽에 걸린 현수막. (사진=뉴스토마토)
울산 남구에서 약국을 운영 중인 B씨(여성·40대)는 대학 재학 시절을 제외하면 울산에서 평생을 살면서 국민의힘을 지지했으나 이번 지방선거에선 민주당 후보에게 표를 행사하겠다고 했습니다. 계기는 김상욱 의원의 윤석열씨 탄핵 표결 참여와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운영 능력이었습니다.
B씨는 "김상욱 의원도 국민의힘이라 뽑았는데 민주당으로 갔을 때 처음엔 좋게 보지 않았지만 대통령이 바뀌고 잘하고 있으니 이번엔 민주당에 투표하려 한다"고 전했습니다. B씨는 또 "진보당에 시장 후보가 있는지는 몰랐는데, 김상욱 의원으로 단일화가 되지 않겠나"라고 되물었습니다. 그러면서 남구는 상권이 꽤 발달한 곳인데 최근 주변 상가에 임대 매물이 많아졌고, 지금 시장도 인기가 그렇게 많지 않다"며 "박맹우는 누군지 잘 모른다"고 밝혔습니다.
개인택시 기사인 C씨(남성·60대)는 보수세가 강한 울산 중구에 살지만 지지 정당은 뚜렷하지 않은 무당층입니다. C씨는 김상욱 의원의 윤씨 탄핵 표결 참여를 인상 깊게 봤다며 단일화 여부와 무관하게 국민의힘에는 투표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C씨는 "아내와 두 아들, 며느리까지 다섯 식구가 김상욱 의원을 좋게 보고 있다"면서 "단일화가 된다면 김상욱 의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또 "지지하는 정당은 딱히 없지만 국민의힘은 우파나 보수라고 하기에는 너무 극단으로 갔다"고 평가한 뒤 "김두겸 시장이나 박맹우 전 의원은 이제 나이도 너무 많고 울산에서 평도 좋지 않으니 젊은 후배들이 클 수 있게 뒤로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김상욱 배신자"…"경상도는 국민의힘"
여권 성향 지지자들의 후한 평가를 받는 김상욱 의원이지만, 국민의힘 지지자들에게는 배신자 낙인이 찍혔습니다.
울산 남구에 살면서 택시 기사로 일하는 D씨(남성·60대)는 "정치 생전 처음하는 사람이 국민의힘으로 안 나왔으면 당선이 됐겠나"라며 "주군을 배신하는 사람은 사람도 아니다"라고 김상욱 의원을 꾸짖었습니다. D씨는 주군이 누구냐고 묻는 질문에 "대통령"이라고 답했습니다. 김두겸 시장과 박맹우 전 의원이 모두 출마하는 상황에 대해선 "3파전이 되면 김상욱만 노나는 거다"면서 "다들 자기 잇속만 챙기니까 나라가 이 꼴"이라고 질타했습니다.
울산 남구 박맹우 무소속 울산시장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건물에 걸린 현수막. (사진=뉴스토마토)
울산 북구에 사는 전업주부 E씨(여성·50대)의 표심을 가르는 건 인물보다는 지역 정서입니다. E씨는 "경상도에는 국민의힘이 아무리 못해도 선거에서 이기게 표를 몰아줘야 한다는 정서가 있다"며 "(국민의힘이) 아무리 밉고 마음에 안 들어도 민주당이 이기는 건 못 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누가 누구랑 단일화를 하든 당만 보고 투표할 것"이라고 귀띔했습니다.
울산 남구에 살면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F씨(남성·50대)는 가족 권유로 김상욱 의원에게 표를 행사하지만 노년층 표는 국민의힘 후보로 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F씨는 "딸이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데 이번에는 국민의힘 말고 민주당을 뽑으라더라"면서 "국민의힘을 지지하긴 하는데 어차피 누가 되든 다 똑같아서 투표는 잘 안 했다"고 털어놨습니다. 투표에 적극적이지 않은 F씨였지만, 여권 단일화에 대해선 나름의 의견을 내놨습니다.
F씨는 "김상욱은 뉴스에 자주 나와서 알고 있다"며 "사람이 서글서글해 보이는데 (윤씨) 탄핵 때 (국민의힘에서) 왕따 당하면서도 버티는 거 보면 강단은 있더라"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또 "진보당 그 사람(김종훈 전 의원)은 국회의원이 아닐 건데 김상욱이 (단일화 거쳐서) 후보 되지 않겠나"라며 "젊은 사람들은 모르겠는데 어르신들은 국민의힘을 뽑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울산=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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