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선거 앞두고 지역화폐 ‘인천e음’ 혜택 ‘슬그머니’ 복원
유정복, 2022년 재선시장 취임 당일 인천e음 캐쉬백 '10%→5%'로 반토막 내
2026년 9회 지방선거 앞두고선 '반토막' 뒤집고 기존 대비 20% ↑…생색내기?
먼저 민생회복 100일 프로젝트 낸 박찬대 "유정복, 내 제안 그대로 수용한 것"
2026-04-15 14:47:37 2026-04-15 15:01:14
[뉴스토마토 김현철 기자] 취임 직후 지역화폐 '인천e음' 캐시백을 반토막 냈던 유정복 인천시장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선 오히려 예산을 두 배로 키웠습니다. 본인이 깎았던 수치보다 더 크게 혜택을 되돌린 셈이어서 '선거용 생색내기'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15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유 시장은 지난 14일 인천e음 캐시백을 기존 10%에서 20%로 두 배 상향하고, 월 사용 한도도 30만원에서 50만원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1657억원 규모 추경안을 발표했습니다. 이 정책이 시행되는 5월부터 7월까지의 기간은 9회 지방선거 일정이 고스란히 포함되는 시기입니다.
 
지난 14일 유정복 인천시장이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인천형 민생체감 추경예산'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인천시청)
 
특히 추경안에 따라 인천 시민 1인당 월 최대 인천e음 캐시백은 기존 3만원에서 10만원으로 늘어납니다. 추경안은 이달 중 시의회 심의를 거쳐 5월부터 즉시 시행할 계획입니다.

인천e음은 박남춘 시장이 재직하던 2019년부터 본격 시행된 인천 지역화폐입니다. 가입자는 260만명에 달합니다. 인천 시민 10명 중 8명 이상이 쓰는 대표적인 민생 정책입니다. 박 시장 당시엔 전 가맹점 10% 캐시백에 월 한도 50만원이 적용됐고, 월 최대 5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었습니다. 각종 복지수당과 지원금도 e음카드로 지급돼 인천의 민생 인프라 역할을 했습니다.
 
이에 8회 지방선거 당시 박남춘 시장은 인천e음을 자신의 대표 치적으로 내세웠습니다. 반면 유정복 후보는 자신이 원조라고 맞섰습니다. 인천e음이 민선 6기 때인 2018년 '인처너카드'라는 이름으로 처음 출시된 탓입니다. 당시 TV토론에서도 두 사람은 인천e음 원조 공방을 벌였을 정도입니다.
 
유 후보 지방선거 당시 "시장으로 당선되면 재정을 면밀히 검토해 인천e음 체계를 보완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재선 인천시장으로 취임한 2022년 7월1일 취임 당일 캐시백을 10%에서 5%로 반토막 내고, 월 한도도 5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줄였습니다.
 
재선 시장 취임 전 유정복 당선인의 인수위원회는 "올해 인천e음 캐시백 예산이 7월 중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고, 유 시장은 이를 근거로 캐시백을 축소한 겁니다. 그런데 시장 취임 첫날 인천e음 혜택을 줄인 탓에 파장이 컸습니다. 전임 시장 '색깔 지우기'라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시민들의 반발도 거셌습니다. 급기야 결제액이 급감했고, 맘카페를 비롯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불만이 쏟아졌습니다. 식자재 마트·병원·학원 등에선 갑자기 인천e음 캐시백이 줄거나 사라지자 "카드가 고장 난 줄 알았다"는 반응까지 나왔습니다. 시민 상당수가 혜택이 더 나은 시중 신용카드로 갈아타겠다며 이탈했고 결제도 줄었습니다.
 
결국 유 시장은 취임 3개월 만인 같은 해 10월 영세가맹점(연매출 3억원 이하)에 한해 캐시백 10%를 복원했습니다. 이후 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캐시백을 끌어올려 2025년 9월에야 전 가맹점 10%가 복원됐습니다. 그러나 그사이 연간 결제액은 2022년 4조5773억원에서 2023년 3조2357억원, 2024년 2조4903억원으로 거의 반토막 났습니다. 박남춘 시정 때 최고점을 찍었던 결제액이 유 시장 임기 내내 줄어든 겁니다.
 
인천e음에 대한 유 시장의 태도는 정권 변화와 궤를 같이합니다. 윤석열정부는 지역사랑상품권 국비를 2023년과 2024년 연속 전액 삭감하려 했습니다. 윤석열정부 첫 경제 사령탑인 추경호 경제부총리도 "지역화폐는 지방자치단체의 고유 사무로 국가가 지원할 성격이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나마 국회에서 민주당이 되살려 2023년 3522억원, 2024년 2998억원이 편성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 등 다른 지자체장들은 "소상공인 매출 하락이 불가피하다"며 강하게 반발했지만, 유 시장은 별다른 이의 없이 국비 삭감을 수용해 캐시백을 낮게 유지했습니다.
 
이재명정부 출범 뒤 국비는 2025년 9996억원, 2026년 1조1494억원으로 복원됐습니다. 캐시백도 단계적으로 끌어올렸습니다. 그리고 올해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유 시장은 캐시백을 20%로 두 배 확대했습니다. 주유소도 기존 62개소(연매출 30억원 이하)에서 인천 전역 367개소로 넓혔습니다.
 
현재 리터(ℓ)당 약 2000원대인 기름값을 고려하면 시민이 인천e음 카드로 주유할 경우 ℓ당 약 400원의 할인 효과가 생깁니다. 캐시백 확대에 1145억원, 주유소 확대에 127억원 등이 투입될 전망입니다. 유 시장은 14일 "경제 위기 상황에서 시민의 든든한 방패가 되는 것이 지방정부의 역할"이라며 "재정 주권을 지키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앞서 지난 9일 민주당 인천시장 후보인 박찬대 민주당 의원은 유 시장보다 먼저 '민생회복 100일 프로젝트'를 내놓고 인천e음 월 한도 100만원, 캐시백 15% 확대 등을 공약했습니다. 박 의원은 유 시장이 추경안을 발표하자 "내가 제안한 정책의 핵심을 그대로 수용한 것"이라며 "정책을 단순히 흉내 내는 것을 넘어 끝까지 책임지는 실력을 증명하겠다"고 했습니다. 이어 "유 시장도 '잘하기 경쟁'을 하려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며 "그러한 단초를 우리가 제시했다면 선순환"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현철 기자 scoop_pres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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