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뿐인 '안전경영'…삼립 최고경영진 형사책임 불가피
'1년새 3건' 예견된 인명 사고…노동환경 개선 '전무'
끼임·화재·절단…정부 질책에도 같은 공장 반복 참사
'중대재해법' 적용 쟁점…'핵심경영진 처벌' 요구 확산
2026-04-13 14:32:18 2026-04-13 14:39:56
경기 시흥시 삼립 시화공장.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반복되는 삼립의 산재 사고에 총체적 관리 부실이 또다시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정부의 강도 높은 사법 조치를 피할 수 없을 전망입니다. 업계에서는 현장 실무자를 넘어 반복되는 산재 사고에 대한 책임을 최고 경영진에게까지 적용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경기 시흥시 소재 삼립 시화공장 햄버거빵 생산 라인에서 컨베이어 센서 교체 작업을 하던 노동자 2명의 손가락 일부가 절단되는 사고가 났습니다.
 
삼립에서 비슷한 유형의 산재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사고가 발생한 삼립 시화공장에서는 지난해 5월 노동자 끼임 사망사고가 난 데 이어 올해 2월엔 화재로 연기 흡입 등 부상자가 발생한 바 있습니다. 삼립은 이번 사고를 포함해 1년 동안에만 3건의 인명 사고가 났고 모두 같은 공장에서 발생한 것입니다. 삼립은 산재로 인한 인명 피해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지만 허울뿐인 대책으로 허술한 안전 관리로 사고를 자처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게다가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7월 공장을 직접 방문해 안전관리 실태를 점검하며 "같은 사고가 반복되는 건 기업의 책임 있는 조치가 미흡한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강도 높은 질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회사 측은 지난달 2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명을 SPC삼립에서 삼립으로 변경하고 안전 경영 전문가인 도세호 대표를 각자 대표에 임명하는 등 이미지 탈바꿈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또다시 산재 사고가 발생해 허울뿐인 이미지 쇄신으로 근본적인 산재 사고 원인을 개선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았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노동자의 생명보다 생산을 우선시하는 삼립을 규탄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정의당과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는 이날 서울 서초구 양재동 상미당홀딩스 본사 앞에서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규탄에 참여한 단체들은 "속도를 내지 않으면 생산량을 맞출 수 없는 공장에서 노동자들은 무리할 수밖에 없었다"며 "산재가 반복되는 것은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라며 노동부의 철저한 감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습니다.
 
노동부는 노동자 손가락 절단 사고가 발생한 삼립 시화공장 관계자 A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A씨는 현장 안전관리 의무를 소홀히 해 인명 사고를 유발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도 사고 책임자를 대상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안전 조치 의무 위반이 확인될 경우 책임자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입건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업계에선 중대재해처벌법을 근거로 산재 사고 재발 관련 책임을 삼립의 최고 경영자에게 적용해야 노동환경 개선과 현장 안전을 최우선의 과제로 인식하고 근본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하지만 안전보건 등 업무에 관해 최고 경영자의 결정권을 매우 좁게 인정하는 수사당국의 판단으로 현실화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신하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노동위원회 위원장은 "그동안 사법부나 수사당국이 중대재해처벌법상의 경영진들의 책임을 직접적인 고의나 인과관계로 좁게 한정해 형사책임을 묻기 힘들었지만, 삼립의 경우 산재 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이번에는 경영진들의 책임을 강하게 물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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