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휴전'도 화약고…정점에 '전쟁광' 네타냐후
휴전·협상 당일에도 '공습'…호르무즈 풀어도 남는 '과제'
안보 위기, 재판 연기 '방패막이'…14일 레바논 협상 관건
2026-04-12 18:00:00 2026-04-12 18:00:00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속삭임'으로 시작된 이란 전쟁이 협상 기로를 맞았지만, 여전히 그의 '어깃장'이 전쟁을 장기화 국면으로 이끌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쟁 종식을 위한 카드를 만지작거릴 때마다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이 이어진 영향인데요. 미국과 이란이 핵심 의제인 호르무즈 해협과 핵 물질 문제를 푼다고 해도, 네타냐후의 존재가 '화약고'로 남을 전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미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트럼프 만류에도 "아직 할 일 더 남아"
 
미국과 이란의 평화 협상을 앞둔 11일(현지시간) 밤 네타냐후 총리는 영상 성명을 내고 "그들(이란)이 우리의 목을 조이려고 했지만, 우리가 그들의 목을 조이고 있다"면서 "아직 할 일이 더 남아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 "이란 정권이 휴전을 간청하고 있다"며 "이란 지도부 내에 갈등이 있다"고 선전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전쟁의 명분에 대해 이란이 농축우라늄으로 핵무기를 만들려 했다는 첩보를 입수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미 역사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분명히 말할 수 있다"고 했는데, 지난해와 이번 전쟁에 대한 '승리'를 언급한 겁니다.
 
미국과 이란이 전쟁 종식을 위해 2주 휴전에 합의하고 평화협정까지 나선 상황에서, 정작 이스라엘은 이란에 대한 공세 가능성을 띄운 건데요.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NBC> 인터뷰에서 네타냐후 총리에게 '레바논 공습' 자제를 요청했다고 공개했습니다. 이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 문제에 있어 레바논 공습을 문제 삼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로이터>에 따르면 이란 대표단이 미국과의 평화협정에 앞서 '레바논 포함 중동 전역 교전 중단'을 4대 레드라인 중 하나로 제시했다고 합니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에 있어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겁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전쟁을 계기로 이란의 대리 세력에 대한 '괴멸'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네타냐후 총리는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쟁 지속'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그는 앞서 올린 X(엑스·옛 트위터)에서도 "내가 재임하는 동안 이스라엘은 이란의 테러 정권과 그 대리 세력에 맞서 계속 싸우겠다"고 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란 전쟁 '동상이몽'…평화 협상 '최대 걸림돌'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의 목표가 다르다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만큼 유가 안정을 위해서라도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이 최대 목표입니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2월 전쟁 직전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복수심을 자극하며 중동 정세의 혼돈을 이끌어왔습니다. 공격 중단이나 협상 논의 등의 상황 진전이 생길 때마다 이스라엘은 이란 주요 인사들을 제거해 협상 대상을 없앴고, 레바논 공습으로 긴장감을 유지했습니다.
 
미국 내에서 종전 여론이 강화되던 지난달 말에도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의 테러 정권을 궤멸시키겠다"면서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을 지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이란에서는 "공격이 재발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다면 전쟁을 종식할 용의를 가지고 있다"며 유화적 태도를 보이고 있었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폭격을 지속했습니다.
 
2주 휴전이 결정된 당일에도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지난 8일 이란 당국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 재개를 선언했지만,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인해 다시 봉쇄에 들어갔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휴전 협상이 시작된 날에도 이스라엘은 레바논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레바논 측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현재까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최소 2020명이 사망했으며, 6436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향후 미국과 이스라엘의 협상에 있어 네타냐후의 존재는 더욱 부각될 것으로 보입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몇 주간 이란과 잠재적 합의를 협상함에 따라 네타냐후 총리와의 더 많은 이견이 드러날 수 있다"며 "테헤란의 중거리 탄도미사일이나 헤즈볼라, 하마스 및 기타 대리 조직에 대한 지원 같은 이란의 역량은 미국보다 이스라엘에 더 큰 위협이 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란은 현재 호르무즈 해협 통행 보장을 대가로 자국에 대한 경제제재 해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 목표는 헤즈볼라 등에 대한 자금 차단입니다. 사실상 미국과 이스라엘이 '동상이몽' 상태에 놓여 있는 겁니다.
 
게다가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2020년 시작된 부패 혐의 재판을 받아야 합니다. 그간 가자 지구 전쟁과 이란 전쟁 등을 이유로 미뤄진 해당 재판이 재개되는데, 네타냐후 총리는 '안보 위기'를 재판 연기 방패로 삼고 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로서는 재판이라는 '사법 리스크' 해소를 위해 의도적 긴장감을 유지하는 것이 득인 셈입니다. 
 
한편 레바논 정부와 이스라엘은 오는 14일 워싱턴 D.C.에서 만나 헤즈볼라 무장해제 등 문제를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집니다. 하지만 예키엘 라이터 미국 주재 이스라엘 대사는 "이번주 화요일부터 공식 평화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면서도 "헤즈볼라와의 휴전 논의는 거부한다"며 선을 그은 상태입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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