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태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 고위 검사들에게 '공소취소'를 거론했다는 주장을 두고 정치권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현재까지 메시지를 전달한 고위 공직자나 전달받은 고위 검사 모두 특정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지난 10일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진행자인 김어준씨와 장인수 기자가 대화하고 있다. (사진=캡처)
16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경찰청은 이른바 '공소취소 거래설'을 주장한 장인수 전 MBC 기자가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발당한 사건에 대해 서울청 공공범죄수사대에 배당을 결정하고,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공공범죄수사대는 고위 공직자나 정치권 관련 사건을 주로 담당하는 부서로, 현재 정치자금 수수 등 13개 의혹이 제기된 김병기 무소속 의원 사건도 수사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우선 고발장 내용을 토대로 기초 자료를 확인하고 고발인 조사 등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서울청 관계자는 "현재는 김병기 전 의원 사건 수사에 집중하고 있다"며 "장인수 기자 고발 건에 대해서는 기초 자료를 확인하고 고발인 조사를 하는 등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경찰이 수사를 시작한 만큼 현재까지 특정되지 않은 메시지를 전달한 이 대통령의 측근이 있는지, 메시지를 받은 고위 검사가 있는지 여부도 확인될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지난 12일 사법정의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은 장 기자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한 장 기자가 음모론을 제기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취지입니다. 사세행은 또 방송을 진행한 김어준씨 또한 장 기자의 발언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방송을 내보냈다며 명예훼손 방조 혐의로 고발 대상에 포함했습니다.
발언의 파장이 커지자 민주당 지도부도 장 기자에 대해 법적 조치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김씨를 상대로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박지혜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1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특정 언론사에 대한 조치까지 논의하는 문제는 매우 객관적이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씨는 발언 내용을 사전에 몰랐다며 고소·고발에 '무고 대응' 입장을 밝혔습니다.
논란의 발단은 장 기자가 지난 10일 방송에 출연해 한 발언입니다. 장 기자는 방송에서 "누가 봐도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인 정부 고위 관계자가 매우 최근 다수의 고위 검사들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라면서 공소 취소해 달라고 말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이어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이날까지 해당 발언에 등장하는 대통령 측근이나 고위 검사의 구체적인 신원은 공개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스위스의 승강기 업체 쉰들러가 제기한 3200억원대 소송의 국제투자분쟁 해결 절차(ISDS) 승소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의혹의 당사자로 추정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즉각 반박했습니다. 정 장관은 지난 11일 자신의 SNS를 통해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고, 보완수사권과 연결 지어 메시지나 문자를 전달한 사실이 없다"며 해당 의혹을 '황당한 음모론'으로 규정했습니다.
해당 의혹이 불거진 이후 국민의힘 등 야당에서는 정부와 여당을 향한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전날(15일)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경제와 안보가 전례 없는 위협을 받는 와중에, 집권세력은 오로지 이재명 대통령 한 사람의 재판을 없애는 '공소 취소'에 열 올리며 국가 시스템을 혼란에 빠뜨린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은 해당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습니다.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주장이라는 입장입니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 13일 KBS 1TV '사사건건'에 출연해 관련 의혹에 대해 "대응할 일고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며 "정부에 대한 국민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가짜뉴스"라고 말했습니다.
홍 수석은 특히 해당 의혹이 제기된 방송을 언급하며 방송심의 가능성도 시사했습니다. 그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언론사로 등록돼 있는 만큼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 차원의 조사 여부도 검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논란을 두고 정부와 여당은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의혹 제기에 강하게 반발하는 한편, 고발과 방송 심의 가능성 등을 통해 대응 수위를 높이는 모습입니다.
특히 이언주 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YTN 라디오에 출연해 당에서 김 씨에 대한 법적 조치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 "형사 사건으로 된다, 안 된다 이런 걸 떠나 이 문제에 대해서 비판을 받을 만하다"고 말했습니다.
이 수석최고위원은 "근거도 없이 막 얘기하면 제지를 해야 마땅한데 (김씨는) 하지 않았다. 책임 내지는 관리자로서의 문제를 제기하는 게 맞다"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했습니다.
김태현 기자 taehyun1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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