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대표 직권으로 아들 회사에 일감 몰아준 KGA에셋
2026-03-09 00:00:00 2026-03-09 11:13:57
 
[뉴스토마토 신수정 기자] 초대형 법인보험대리점(GA)인 KGA에셋 김동겸 대표이사가 권한을 남용해 친아들이 경영하는 유통업체에 판촉물 일감을 몰아주다 적발돼 감봉 6개월의 중징계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연임 기로에 있던 김 대표는 이번 비위행위가 발목을 잡으며 결국 불출마를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임기 만료 직전 내려진 징계 처분 때문에 실제로는 두 달치 감봉에 그쳐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김동겸 대표 '감봉 6개월' 중징계 
 
6일 <뉴스토마토> 취재에 따르면 KGA에셋 이사회는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1월까지 자체적으로 특별감사를 진행한 결과 부당행위를 적발해 김동겸 제8대 KGA에셋 대표이사와 일부 임직원에 중징계를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별감사에서는 △택배데이 공제 누락지시 △세금계산서 발행 업체 및 단가 상이 △현금시책을 물품시책으로 변경 지시 △원수사에 물품시책 공급업체를 특정 업체로 선정 지시 등 4건이 적발됐습니다. 이는 김동겸 대표가 특수관계인인 친족(아들)에 일감을 몰아주면서 부차적으로 발생한 사건들입니다.
 
보험회사는 보험설계사들의 영업활동을 격려하고 지원하기 위해 물품이나 현금으로 시상하는 내부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것이 업계 관행입니다. 이 과정에서 원수보험사들은 GA업체 프로모션을 지원할 때 현금을 제안하지만, 일부는 물품시책으로 변경하고 GA가 요구하는 업체 물품으로 지급하고 있습니다.
 
삼성생명·한화생명·D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대형 보험사들이 김 대표가 취임한 2024년부터 지난해까지 아들 김민재씨가 대표로 있는 유통업체를 물품시책 공급업체로 선정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구체적으로 일부 원수보험사가 요구한 현금시책을 물품시책으로 변경해 일감을 몰아주거나, 원수사와 계약한 유통업체가 아닌 김씨가 운영하는 유통업체로 세금계산서가 발행된 사례, 물품대금 청구금액이 기존보다 1만원(물품당) 비싼 금액으로 청구되는 사례 등이 적발됐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사회는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위법·부당행위를 통해 이해관계가 충돌되는 특수관계인에 일감을 몰아주며 회사에 영업적 손실을 초래한 김동겸 대표에 감봉 6개월을, 실무를 맡았던 마케팅본부장과 팀장에는 각각 감봉 3개월과 면책을 조치했습니다. 금융사 직원의 경우 면직, 정직, 감봉, 견책, 주의 순으로 중합니다.
 
KGA에셋은 2009년 6월17일 설립된 연합형 법인보험대리점(GA)으로, 지난해 말 기준 소속 설계사 9227명을 보유하고 매월 20억원 이상의 신계약을 달성하는 업계 5위권의 대형 GA사입니다. KGA에셋은 전국 9개(강북·강남·경인·경기·부산·대구·광주·호남·중부) 지역본부를 두고 산하의 지사와 지점을 통해 약 9300명에 이르는 설계사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KGA에셋에서 특별감사가 진행된 것은 창립 이래 최초입니다. 지난해 연말 일부 지점에서 '판촉물 비용 결제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내부 제보가 접수되면서 사태 및 진위 여부 파악을 위해 특별감사가 시작됐습니다. KGA에셋에서는 물품시책 공급업체를 전부터 수의계약으로 선정하던 터라 이를 잡아내지 못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뉴스토마토>는 KGA에셋에 관련 입장을 물었으나 “회사 경영진 교체 시기로 자세한 답변이 가능한 책임자가 부재한 상황”이라며 말을 아꼈습니다.
 
'아들 일감 몰아주기' 발목 잡혀 연임 포기 
 
GA업계에 따르면 KGA에셋은 지난달 12일 이사회를 열고 신임 대표이사에 손행주 전무이사를 선출하며 경영권 교체 작업을 마무리했습니다. 업계에선 앞서 김영민 대표가 연임(6·7대)을 했던 터라 김동겸 대표도 연임이 전망하고 있었기에 의아한 시각을 보냈습니다.
 
김동겸 대표는 건강이란 일신상의 이유로 연임 도전을 포기한다고 밝혔는데요. 실상은 내부 징계가 연임 도전에 발목 잡혀 불출마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란 추측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2024년 3월부터 제8대 대표이사로 선출돼 이달로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1964년생으로 1983년 교보생명 영업소장으로 보험업계에 발을 들인 이후 태평양생명을 거쳐 △KGA에셋 대전지사 지사장(2010년) △중무본부장(2018~2022년 3월) △상무(2022년 3월~)를 지냈습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GA업계에서 이런 비위행위가 있었다는 것은 처음 듣는다"며 "무난하게 연임할 수 있는 환경이 됐었다고 생각했는데 내부적인 조치라고는 하나 중징계를 받았다면 출마를 강행했어도 연임에 힘을 받긴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나아가 김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형식상 취해진 조치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차기(9대) 대표이사로 내정된 손 전무이사는 오는 4월1일부터 임기를 시작합니다. 자연스럽게 김동겸 현 대표는 이달 말로 자리를 내려놓기 때문에 지난달부터 적용된 6개월의 감봉 조치도 사실상 두 달로 기한이 끝납니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공정하게 회사 발전을 위해 경영하라고 권한을 위임한 자리인데 정작 특수관계인인 아들에게 내부거래를 몰아준 형태가 드러났다"며 "감봉 조치가 약한 수위라고는 하나 중징계인데, 이렇게 연임 끝물에 형식적으로 중징계를 조치하면 흐지부지 마무리 짓는 것이란 잣대를 피해 가긴 힘들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김동겸 제8대 KGA에셋 대표이사(회장)와 KGA에셋 간판. (사진=KGA에셋, 챗GPT 합성)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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