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환율 쇼크에 항공업계 1분기 ‘빨간불’
환율 오르면 ‘수익성’ 악화
유가까지 상승…LCC 부담↑
2026-03-05 10:57:01 2026-03-05 10:57:01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로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환율과 국제유가가 동시에 출렁이고 있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지선’인 1500원을 위협하고 국제유가도 급등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 항공사들의 올해 1분기(1~3월) 실적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항공업계는 항공기 리스비와 유류비, 정비비 등 주요 비용을 달러로 지불하는 구조여서 환율과 유가 상승에 취약한 대표적 업종으로 꼽힙니다.
 
4일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항공기들이 계류되어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45분 현재 전날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 1476.2원)보다 16.2원 내린 146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전날 환율은 1475.2원에 마감하며 1500원을 지켜냈지만, 앞선 3일 야간 거래에서는 1506.5원까지 치솟기도 했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500원을 넘어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3월 이후 약 17년 만입니다.
 
환율 급등 배경으로는 중동 갈등 격화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꼽힙니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자 글로벌 자금이 달러로 쏠리며 원화 약세 압력이 커졌다는 분석입니다.
 
환율 상승은 항공사들의 비용 부담을 직접적으로 키웁니다. 항공기 리스비와 항공유 구매 비용, 정비 부품 대금 등이 대부분 달러로 결제되기 때문입니다. 환율이 오르면 동일한 달러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원화 기준 비용이 늘어 수익성이 악화됩니다.
 
대한항공(003490)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원 상승할 때마다 약 400억원 규모의 외화평가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여기에 국제유가까지 상승할 경우 부담은 더욱 커집니다. 대한항공은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를 때마다 약 3000만달러(약 438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는 재무 여력이 대형항공사(FSC) 보다 상대적으로 약한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실적 불확실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제주항공(089590), 3티웨이항공, 진에어(272450), 에어부산(298690) 등 국내 주요 LCC들은 지난해 고환율 등의 영향으로 일제히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항공업계는 신년에 접어든 1월과 2월에 겨울방학 및 설 연휴 특수로 1분기 실적 개선을 기대해 왔습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중동 정세 불안으로 환율과 유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실적 개선 전망도 불투명해졌습니다. 고환율과 고유가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항공사들의 비용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비용 상당 부분이 달러로 결제되는 구조여서 환율이 오르면 수익성 측면에서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환율이 1500원 안팎에서 장기간 유지되고 국제유가까지 상승할 경우 실적 부담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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