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라피더스 절치부심…삼성 파운드리 ‘2위 경쟁’ 본격화
인텔 14A·라피더스 2나노…경쟁력 제고
TSMC 점유율 70% 독주…삼성 6.8%
“미·일, 공급망 안정화 목적…상황 달라”
2026-02-11 14:13:44 2026-02-11 15:46:33
[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미국 인텔과 일본 라피더스가 각각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재건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인텔은 14A(1.4나노) 공정까지 제시하며 기술 주도권 확보를 노리고 있고, 후발주자인 라피더스는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선단 공정 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TSMC가 독주 체제를 굳힌 가운데, 양사가 삼성전자와 ‘2위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항공사진. (사진=삼성전자)
 
과거 ‘반도체 명가’로 불렸던 일본은 글로벌 기업 유치와 자국 기업 육성이라는 ‘투 트랙’ 전략으로 산업 재건에 나섰습니다. 10일(현지시각) 교도통신은 “2027년 하반기에 회로 선폭 2나노미터의 제품 양산에 들어가고 이후 약 1년 내에 4배 정도의 증산 체제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라고 밝혔습니다. 내년 하반기 시험 가동 후 2028년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한다는 것입니다.
 
TSMC의 일본 투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내년 12월 가동 예정인 규슈 구마모토현 제2공장은 당초 6~12나노 성숙 공정을 주력으로 할 계획이었으나, 3나노 선단 공정 도입으로 방향을 선회했습니다. 이에 따라 설비투자 규모도 기존 122억달러(약 18조7500억원)에서 170억달러(약 24조8000억원)로 확대될 예정입니다.
 
미국 인텔 역시 파운드리 역량 확보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인텔은 지난해 10월 TSMC보다 먼저 1.8나노급 공정 양산에 돌입했다고 밝힌 데 이어, 1.4나노(14A) 공정 개발도 순항 중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진행된 2025년도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14A 개발은 계획대로 진행 중이며 외부 핵심 고객과의 협의도 활발히 진행 중”이라며 “고객들이 올해 하반기부터 어느 정도 물량을 확정해 우리에게 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했습니다.
 
양사가 동시에 파운드리 재건에 집중하는 가운데, 우선적인 경쟁 상대는 삼성 파운드리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71%로 독주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6.8%로 2위를 기록했습니다.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의 인텔 본사 앞 표지판에 인텔 로고가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는 2나노 공정을 중심으로 입지 강화에 나설 방침입니다. ‘엑시노스 2600’를 계기로 2나노 수율을 끌어올렸으며, 이를 기반으로 고객 확보에 속도를 낼 계획입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4분기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2나노 2세대 공정은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현재 수율(양품비율)과 성능 목표를 달성해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삼성 파운드리는 체질 개선과 함께 실적 회복에도 나서고 있습니다. 장기간 적자에 시달렸지만, 지난해 테슬라와 애플 등 대형 고객을 연이어 확보하며 반등의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삼성전자 측도 파운드리 분야에 대해 “기술과 신뢰를 바탕으로 대형 글로벌 고객사 수주를 연이어 성공하면서 본격 도약을 시작했다”고 평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인텔과 라피더스가 삼성전자의 단기적인 경쟁 상대로 부상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라피더스는 2나노 공정을 준비하지만 이미 TSMC와 삼성전자가 선점했고, 인텔의 차세대 공정은 수율 확보 여부가 미지수”라며 “시장 추격자라 하기에 위협적이진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두 기업은 시장 경쟁력보다 자국 공급망 안정화가 목표”라며 “상업적 경쟁 구도에서 동일선상에 두고 보긴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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