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완수사권 대신 '전건송치'?…새 화약고 부상
5일 민주당, 공소청엔 '보완수사요구권' 부여 당론 확정
이 대통령 "보완수사권 예외적 필요"에도 당론으로 거부
정부 관계자"'형소법 개정' 논의 때 당론 무시 어려울 것"
법무부 내부에선 "수사개시·종결 분리 필요" 의견 감지
'보완수사요구권' 유지 땐, '전건송치' 화두로 부상 전망
2026-02-06 18:17:25 2026-02-06 18:17:25
[뉴스토마토 강예슬·유근윤 기자] 검찰개혁 제도 설계와 법안 마련을 놓고 전건송치(全件送致)가 새로운 화약고로 부상할 걸로 보입니다. 민주당은 공소청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이 아닌 보완수사요구권만 부여하는 걸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만약 정부가 당론을 받아들인다면, 그 보완책으로 공소청에 전건송치 권한을 주는 방향으로 논의를 이어갈 모양새이기 때문입니다. 전건송치는 경찰 등 1차 수사기관이 수사한 모든 사건을 공소청에 넘기는 방안으로, 사실상 경찰의 1차 수사종결권을 뺏어 공소청으로 다시 넘기는 효과를 갖습니다. 
 
민주당 지도부와 의원들이 지난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조작기소 표적수사! 정치검찰 규탄'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사진=뉴시스)
 
6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 내부에선 보완수사권에 이어 전건송치가 핵심 이슈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검찰개혁에 대한 논의과정을 잘 아는 한 정부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정부조직법(중대범죄수사청법·공소청법)을 설계하는 데는 별로 관심이 없고, '검사에겐 어떠한 수사권이라도 줘선 안 된다'라는 의견이 강하다"면서 "설사 대통령이 '예외적 보완수사권'을 언급했더라도 당에서 보완수사요구권만 주는 걸로 방향을 정한 이상 정부가 당의 입장을 완전히 무시하긴 어려울 것이다. 결국 정부로선 보완수사권 문제는 '요구권'으로 정리하는 대신 전건송치를 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현재 경찰은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수사 개시권과 종결권을 모두 보유하게 됐습니다. 혐의가 인정되는 사건만 검찰에 송치하고, 무혐의로 판단하면 '불송치 결정'을 통해 사건을 자체 종결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그러나 전건송치가 도입되면 경찰이 무혐의로 판단한 사건까지 공소청이 다시 한번 들여다볼 수 있게 됩니다. 사실상 수사 종결권을 다시 검찰이 쥐게 됩니다.

당정 간 이견 속 '견제 장치' 고민 깊어져
 
정부는 앞서 지난 1월12일 중수청법과 공소청법을 입법예고했습니다. 이 무렵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보완수사권 부여에 대해 "안 하는 게 맞다"면서도 "예외적으로 필요한 경우가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습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 역시 지연 수사와 부실 수사 등 국민 피해를 우려하며 보완수사의 필요성을 역설해 왔습니다. 정 장관은 법무부가 지난해 12월 말 낸 '보완수사 우수 사례집'의 발간사를 통해 "1차 수사의 완전성을 담보할 수 없고, 지연수사·수사부실 같은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팽배한 현실에서 보완수사마저 금지된다면 일반 국민이 피해를 받지 않는지 냉철하게 점검해야 한다"라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 중 일부가 사퇴하는 등 후폭풍이 생기자 입법예고 기간(1월12일~26일)이 종료된 뒤 다시 의견을 수렴키로 했습니다. 결국 민주당은 공청회, 토론회 등을 열고 내외부 의견을 수렴했고, 지난 5일 정책의원총회를 열고 공소청엔 보완수사권 대신 보완수사요구권만 주는 걸로 당론을 정했습니다. 
 
정부로선 민주당의 의견을 완전히 무시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보완수사 등에 관한 내용은 정부가 향후 입법예고 할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담기게 되는데, 결국 국회의 동의를 거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실상 향후 형사소송법 개정안 논의에선 보완수사요구권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훨씬 더 커진 셈입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지난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정부가 보완수사권을 확보할 수 없다면 반대급부로 전건송치를 요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건 이런 맥락입니다. 법무부 내부에서는 1차 수사기관의 부실 수사, 사건 암장을 막으려면, 수사 개시권과 종결권을 분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감지됩니다. 정 장관도 전건송치 제도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는 지난해 9월15일 국회 대정부질의에서 '전건송치 제도 부활을 검토해 달라'는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네. 알겠다"고 답했습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전건송치는 무조건 반대하진 않을 것이라는 기류가 감지됩니다. 고검장 출신인 양부남 민주당 의원은 지난 5일 열린 정책의총에서 전건송치 조항을 꼭 넣어야 한다고 말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민주당의 또 다른 의원은 이날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현재 당내에서는 '중수청이나 경찰이 제2의 검찰청이 되어서는 안 된다'라는 경계감이 큰 것 같다"면서 "권력이 쏠리면 안 된다는 것인데, 경찰 등 1차 수사기관의 권력이 비대화되는 것에 대한 견제책을 여전히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회도 검찰에서 직접 수사를 떼어내게 될 경우, 전건송치 등 1차 수사기관을 견제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큽니다. 현재 자문위는 중수청·공소청법 입법예고 기간 중 서보학 경희대 교수 등 6명이 사퇴, 16명 중 10명만 남은 상태입니다.
 
자문위는 지난 3일 열린 회의에서 보완수사권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는데, 사건의 동일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검찰에 보완수사권을 보장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검찰개혁추진단에 전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추진단은 해당 의견들을 모아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마련하게 될 텐데, 공소청 검사에 보완수사권을 보장하기 어렵다면 전건송치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습니다.
 
다만 검찰은 당론과 무관하게 공소청 검사에 보완수사권 부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계속 피력해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보완수사요구권의 경우 1차 수사기관이 보완수사를 하게 할 강제력이 없어 기관 간 '사건 핑퐁', 수사지연이 불 보듯 뻔하다는 이유입니다.  
 
검찰 관계자는 "보완수사권은 피해자 구제, 사건이 신속하게 처리되기 위해 필요한 제도"라며 "앞으로 논의에서 국회에서 전향적으로 생각해주길 바라는 게 검찰의 바람이다. 검찰 입장에서는 꾸준히 보완수사권의 필요성, 없어질 경우 문제에 대해 설명하고 설득해 나가야 하지 않겠느냐"리고 말했습니다.  
 
강예슬 기자 yeah@etomato.com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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