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찍고 일본…연초 동북아 외교전 마무리
혼돈의 국제 정세 속 '위기 관리'…중·일 '신뢰 구축'
2026-01-14 22:00:00 2026-01-14 22:00:00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연초 동북아 외교전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베네수엘라와 이란 문제 등으로 국제 정세가 요동치는 가운데,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의 핵심국들을 연쇄 방문한 건데요. 한·중, 한·일 간의 신뢰 관계 구축은 물론 경제·안보 협력의 틀을 다진 채 출발하는 집권 2년 차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5일(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식만찬을 마친 뒤 시진핑 국가주석,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경주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에게 선물 받은 샤오미폰으로 셀카를 찍고 있다.
 
셀카부터 드럼 합주까지…격랑 속 '줄타기'
 
이 대통령은 14일 오후 1박2일 일정의 일본 방문을 마치고 귀국했습니다. 지난 4~7일 3박 4일 일정의 중국 국빈 방문 이후 엿새 만에 일본까지 방문한 연초 외교전의 마무리입니다. 
 
연초 외교전은 베네수엘라와 이란 문제를 비롯한 국제 정세의 혼돈과 중국과 일본의 최고조 갈등이라는 현실의 한가운데서 이어졌습니다. 특히 중국과 일본이 한국을 자국 방향으로 끌어오고자 하는 '샌드위치' 상태에서 '줄타기' 외교가 주목받았습니다.
 
이 대통령은 중국·일본 방문에 있어 극진한 예우를 받았지만 한·중·일 협력의 '당위성'이라는 원칙론을 펼치며 방어했습니다. 대신 한·중 관계의 정상화와 한·일 '셔틀외교'의 완전 정착이라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특히 각각의 방문에서 '화제의 장면'으로 주목받기도 했는데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는 지난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당시 선물로 받은 샤오미 핸드폰으로 '깜짝 셀카'를 남기며 두 정상의 긴밀한 관계를 구축했습니다. 또 이번 방일에서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예상치 못한 드럼 합주에 나섰습니다. 게다가 다카이치 총리는 일본 특유의 환대라는 '오모테나시'로 격을 깨가는 예우까지 선보였습니다. 다카이치 총리가 직접 이 대통령 내외를 숙소 앞까지 마중 나온 것이 이번 방일의 오모테나시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과거사 '첫발'…"다카이치가 먼저"
 
과거사 문제에 막혀 있는 한·일 관계는 첫발을 뗐습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3일 다카이치 총리와 가진 공동언론발표에서 조세이 탄광 문제에 대한 인도적 협력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조세이 탄광은 태평양 전쟁 당시 조선인 노동자들이 강제징용된 해저 탄광인데요. 조세이 탄광 수몰 사고에서 사망한 183명 중 약 130명이 조선인 강제징용 노동자들입니다. 이곳은 수몰의 위험이 컸던 곳으로, 일본인들이 꺼리면서 '조선인 탄광'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위 실장에 따르면 양국 정상의 단독 회담에서 과거사 문제를 먼저 언급한 건 다카이치 총리입니다. 위 실장은 "이 문제는 단독 회담에서 다카이치 총리가 주요 현안 중 첫 번째로 제기한 이슈였다"며 "유족의 오랜 염원을 실현하는 첫걸음이자 한·일이 공유하는 인권 인도주의 가치를 토대로 과거사 문제를 풀어갈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경제 협력과 관련해서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문제가 다뤄졌습니다. CPTPP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이 결성해 2018년 출범한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일본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회원국은 일본과 캐나다, 호주 등 12개국이며 우리나라도 가입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다만 이 대통령은 방일 직전 <NHK> 인터뷰에서 "CPTPP 가입에 있어 일본의 협조를 얻기 위해 이 사안(수산물)도 중요한 의제"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측에서는 일부 지역 수산물과 관련한 안전성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위 실장은 "한국이 가입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재확인했다"며 "향후 실무 부서 간 협의가 더 필요한 문제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한일 정상회담이 열리는 일본 나라현 회담장에 도착해 영접 나온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4대 그룹 총수 총출동…한한령 완화 기대감
 
이 대통령은 연초 동북아 외교를 통해 관계 복원을 넘어 경제·안보 협력의 틀도 다졌습니다. 우선 중국 국빈 방문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가 총출동하며 한·중 사이의 '경제 외교'에 힘을 실었습니다.
 
중국 측에서도 시 주석의 최측근인 허리펑 경제담당 부총리가 직접 비즈니스 포럼을 이끌며 한·중 협력의 가교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 밖에도 양국 기업 간에는 양해각서(MOU) 32건을 체결하며, 경제 협력의 폭을 넓혔습니다. 
 
또 양국 중앙은행 간 통화스와프 연장에 합의하고, 금융사 간 네트워크를 통해 원화와 위안화의 국제화를 상호 촉진하는 협력 방안에도 합의했습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번 방중에 대해 "경제 분야는 중국 쪽에서 우리나라에 대해 걱정하지 않아도 될 만큼, 할 수 있는 배려를 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한·중 관계 '경색'의 상징인 '한한령(한류 콘텐츠 제한 조치)'도 완화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양측 모두가 수용 가능한 분야에서부터 점진적·단계적으로 문화·콘텐츠 교류를 확대해 나가자는 공감대 하에서 세부 사항에 대한 협의를 진전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도 "여전히 중국 입장은 한한령 존재 자체를 시인하는 건 아니다"라며 "오늘 대화 중에 약간 가볍게 우스갯소리처럼 '그게 있느냐 없느냐를 따질 필요가 없다'는 취지의 대화도 있었다. 한한령이 어떻게 되냐를 점치긴 어렵고, 서로 실무 협의를 통해 점진적·단계적으로 접근해 나가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서해 구조물 문제도 완전한 해결은 아니지만 해법 모색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양측은 서해경계획정 차관회담을 연내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위 실장은 "조심스럽지만 이 부분에서 진전을 볼 수 있겠다는 기대감도 갖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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