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민주당이 오는 11일 보궐선거를 통해 새 원내대표와 최고위원 3명을 선출합니다. 당과 원내지도부가 동시에 교체되는 만큼 당내 권력 구도도 새판이 짜일 전망입니다. 현재 당권에 대한 '견제 강화' 또는 '입지 강화' 여부가 새 지도부 구성에 달린 가운데 정청래 대표 체제가 기로에 설 전망입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지난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새 원내사령탑은 누구…운명의 '4파전'
민주당은 오는 11일 원내대표 1명과 최고위원 3명 등 총 4명을 동시에 선출합니다. 민주당 지도부 9명 중 절반가량을 뽑는 셈입니다. 민주당은 당대표와 원내대표를 제외하고 선출직·지명직 최고위원 각 5명, 2명으로 지도부를 구성합니다. 6·3 지방선거 출마를 이유로 3명의 최고위원이 사퇴한 데 이어 김병기 전 원내대표가 각종 비위 의혹으로 지난달 30일 원내대표직을 내려놓으면서 대거 공석이 생겼습니다.
원내대표 보궐선거는 3선인 진성준·박정·백혜련·한병도(출마순) 의원이 출사표를 내면서 4파전 구도가 형성됐습니다. 원내대표는 당대표와 함께 당을 견인하는 '투톱'이자, 165명의 민주당 의원을 이끄는 원내사령탑입니다.
앞서 김 전 원내대표는 '강경파'인 정 대표에 비해 '합리적 온건파'로 여겨지며 청와대와의 교감 속에 개혁 입법을 컨트롤해왔습니다. 새 원내대표도 정 대표의 '개혁 속도전'을 보완할 수 있는 균형추 역할을 할 인물을 뽑아야 한다는 당내 목소리가 흘러나옵니다.
원내사령탑에 출마한 4명의 의원들은 비교적 계파색이 옅은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진 의원은 문재인정부에서 대통령비서실 정무기획비서관을 지낸 친문(친문재인)계로 분류됩니다. 이재명 당대표 시절에는 정책위의장을 맡았습니다.
같은 친문계인 한 의원도 문재인정부에서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 등을, 이재명 당대표 체제에서 전략기획위원장을 지냈습니다. 지난 6·3 대선에서 이 대통령의 경선 캠프 종합상황실장으로 합류하기도 했습니다. 원내대표 출마 선언식에 이 대통령의 당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한 '찐명'(진짜 이재명) 천준호 의원이 참석하며 눈길을 끌었습니다.
친명(친이재명) 인사로 꼽히는 박 의원은 21대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유세본부장을 맡았고, 이재명정부 출범 후 중국 특사단으로 파견됐습니다. 지난 전당대회에서는 박찬대 의원을 적극 도왔습니다.
계파색이 가장 옅게 평가되는 백 의원은 지난 2022년 대선 당시 후보 직속 기구인 국가인재위원회 총괄단장으로 이 대통령과 함께한 바 있습니다. 다만 정 대표 체제에서 사법개혁특별위원장을 맡으면서 당권파로 분류되기도 합니다.
비당권파 대 당권파…노선 뚜렷한 최고위원 선거
계파색이 희미한 원내대표 선거 구도와 달리 최고위원은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대결로 짜였습니다. 비당권파에서는 강득구·이건태 의원과 유동철 부산 수영구 지역위원장이, 당권파에서는 문정복·이성윤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지난달 30일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합동 토론회 발언에서도 각 후보들의 성격은 확연히 갈렸습니다. 강 의원은 "지방선거 압승과 내란 청산, 민생을 위해서 당·정·청이 원팀으로 우뚝 서야 한다"고 외쳤고, 이건태 의원도 "당·정 핫라인을 만들어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만들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반면 문 의원과 이성윤 의원은 정 대표를 중심으로 한 결속을 강조했습니다. 문 의원은 "당원이 선택한 정청래 지도부의 단단한 결속력으로 지방선거 승리를 통해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견인하겠다"고 했으며, 이성윤 의원은 "하나로 뭉친 민주당으로 개혁을 완수하고 지방선거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각오를 밝혔습니다.
유 위원장은 지난달 23일 합동 연설회에서 이성윤 의원의 발언을 지적하며 후보 사퇴와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당시 이 의원은 "지도부를 흔드는 것은 우리 당의 분열을 바라는 내란 세력과도 같다"며 비당권파를 저격했습니다.
결국 최고위원 4석이 어떻게 구성되느냐에 따라 여당의 권력 지형과 역학이 크게 변화할 예정입니다. 비당권파가 득세할 경우 정 대표에 대한 견제 강화로 민주당 내 정책 기조 변화 가능성도 엿보입니다. 반대로 당권파가 더 많은 최고위원 자리를 가져간다면 정 대표의 발언은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 관계자는 "원내대표 선거는 유력한 후보자가 없는 만큼 당내 여러 사태를 수습할 수 있는 인물로 표가 몰리지 않겠냐"며 "관건은 최고위원인데, 정 대표에 대한 신임 여부를 읽을 수 있는 선거"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특히 지선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최고위의 의중이 어느 쪽을 향할 것인지 관심사"라고 부연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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