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분리과세 시행 코앞…ETF가 먼저 움직였다
연말 배당 앞두고 고배당 상품으로 수급 선집중
개별주 대신 분산 전략…운용사 신상품 출시도 잇따라
2025-12-19 13:24:35 2025-12-19 14:01:47
[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배당소득 분리과세 시행을 앞두고 연말 배당을 노린 투자자 자금이 고배당 상장지수펀드(ETF)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배당 기준일을 앞두고 기업별 배당 정책과 분리과세 적용 여부를 일일이 판단하기보다, 배당 요건을 폭넓게 반영한 ETF를 통해 선제적으로 배당 노출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19일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국내 고배당 ETF 가운데 'KODEX Top5PlusTR'에 약 16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되며 순유입 1위를 기록했습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과 배당 성향이 높은 종목을 함께 담은 구조로, 연말 배당 수익과 주가 안정성을 동시에 고려한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기존 대표 상품인 PLUS 고배당주에도 약 980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습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시행을 앞두고 커진 절세 기대가 ETF에서 먼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됩니다. 개별 종목의 배당 공시와 분리과세 적용 여부가 연말까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제도 요건을 폭넓게 반영한 ETF를 통해 배당 노출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전략이 확산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앞서 16일 국무회의에서 고배당 기업의 배당소득에 대해 분리과세를 적용하는 내용을 담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 법률공포안이 통과됐습니다. 2026년 1월1일 이후 지급되는 배당부터 분리과세가 적용되며, 올해 12월 말 결산 법인의 배당금은 대부분 내년 2~3월 주주총회 이후 지급돼 연말 주주명부에 등재된 투자자들이 제도 적용 대상이 됩니다.
 
분리과세는 배당소득을 근로·사업·이자소득과 합산하지 않고 14~30%의 별도 세율로 과세하는 구조입니다. 기존 금융소득이 연 2000만원을 초과할 경우 최고 49.5%의 누진세율이 적용됐던 것과 비교하면 세 부담이 크게 낮아집니다. 이로 인해 연말 배당을 노린 자금이 보다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국내에 상장된 국내 주식형 고배당 ETF는 총 34종입니다. 이 가운데 올해에만 9종이 새로 상장됐습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논의가 본격화된 이후 자산운용사들이 고배당 ETF 라인업을 집중적으로 확충하면서, 연말을 앞두고 신상품 출시가 이어진 결과입니다.
 
기존 대형 상품에서 형성된 수급은 올해 상장된 신규 고배당 ETF로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올해 9월 상장된 'SOL 코리아 고배당'에는 약 850억원의 자금이 유입되며 상장 이후 빠르게 규모를 키우고 있습니다. 연말 결산 배당을 앞두고 대기성 자금이 신규 상품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이 같은 흐름은 올해 상장된 다른 상품에서도 확인됩니다. 'HANARO 증권고배당TOP3플러스'는 상장 이후 약 280억원의 자금이 유입되며 증권주 고배당 전략에 대한 투자 수요를 확인시켰습니다. 'KODEX 금융고배당TOP10' 역시 금융주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앞세워 점진적인 자금 유입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개별 종목의 배당락 이후 주가 변동성을 감수하기보다, 업종 단위로 배당 노출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반영된 결과입니다.
 
전문가들은 연말 시점에서 ETF 활용이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접근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김종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에는 기업별 배당 정책과 분리과세 적용 여부를 단정하기 어렵다"며 "고배당 요건을 폭넓게 반영한 ETF를 통해 배당 노출을 확보하는 전략이 유효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준 완화로 2025년 4분기 배당금 역시 분리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절세를 기대한 자금 유입 시점이 기존 예상보다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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