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다비=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와 "양국 간 '새로운 백년대계'의 초석을 마련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투자·방위산업·원자력·에너지라는 한국과 UAE의 기존 4대 핵심 협력 분야를 인공지능(AI)·문화 등으로 확산한다는 계획입니다. 여기에 소형모듈원전(SMR) 등 차세대 원자력 기술 협력에 대한 '청사진'도 제시했습니다.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아부다비 카사르 알 와탄 대통령궁에서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 확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UAE, 최고 수준 '예우'
이 대통령은 이날 취임 후 첫 중동 순방지인 UAE에서 공식 환영식 참석으로 이튿날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UAE는 이 대통령이 공군 1호기를 통해 자국 상공에 진입하자 전투기 4대로 호위하며 예우한 바 있는데요. 이날도 최고 수준의 의전으로 이 대통령을 맞았습니다.
이 대통령이 UAE 수도 아부다비의 대통령궁인 '카사르 알 와탄'에 진입하자 UAE 측은 낙타병·기마병들을 도열시키고 도로에는 양국의 국기를 달았습니다. 이후 총검을 든 의장대가 호위했고, 예포 수십 발을 발사했습니다. 하늘에서는 전투기가 연무를 뿜으며 비행했고, 전통 의상을 입은 여성들은 UAE 전통 공연 '알 아이알라'를 선보였습니다. UAE는 전날에도 아부다비의 랜드마크 건물 외벽에 태극기 모양을 점등하며 예우에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공식 환영식 직후 빈 자이드 알 나흐얀 대통령과 정상회담·확대회담 및 양해각서(MOU) 교환식을 진행했으며, 정상회담은 약 16분 동안 진행했고 단독회담은 약 41분 동안 진행했습니다. 양국은 인공지능(AI)·원전·에너지·문화·우주 분야 협력을 약속했습니다.
17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글로벌 마켓(ADGM) 건물에 이재명 대통령 국민 방문에 대한 환영으로 태극기 조명이 점등되어 있다. (사진=뉴시스)
"긴밀한 경제 협력 파트너 도약"
이 대통령은 이날 UAE 현지 언론 <알 이티하드>와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과 UAE의 관계를 심화·발전시키겠다는 한국 정부의 굳은 의지를 보여주는 증거"라며 첫 중동 순방지로 UAE를 택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 나는 기존의 4대 핵심 협력 분야인 투자·방위산업·원자력·에너지에 더해 인공지능(AI), 헬스, 문화 등이 포함된 미래 지향적 첨단기술 분야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면서 "바라카 원전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유지·보수, AI 데이터센터와 의료 서비스 허브의 건설 등 첨단 분야에서 구체적 기회를 발굴하려는 실질적 협력도 강화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또 "한국은 반도체 공급망에서 메모리칩 생산의 글로벌 리더로서 UAE가 필요로 하는 첨단 AI 메모리칩을 공급할 수 있는 전략적 파트너"라며 리벨리온·퓨리오사AI 등 국내 AI 반도체 스타트업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기도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오픈AI 등 글로벌 기업과 한국 반도체 생산 기업의 협업은 한국이 AI 인프라 구축에 있어 필수적인 기술적 파트너임을 보여준다"면서 "UAE의 미래 전략과 시너지를 내길 기대한다"고 했습니다.
원자력 분야 협력도 크게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바라카 원전의 건설 및 운영 성공으로 새로운 협력의 장을 열 것"이라며 소형모듈원전(SMR) 등 차세대 원자력 기술로의 협력 확대를 예고했습니다. 바라카 원전은 한국이 해외에서 최초로 수주한 원자력발전소입니다.
이어 "양국은 원자력 분야 협력의 새로운 장을 열 것"이라면서 "바카라 원전은 중동 최초 상업용 원전으로, 4호기 상업 운전으로 12년의 건설이 완전히 마무리됐고 이는 UAE 전력의 25%를 공급하며 AI·첨단제조 등 신산업 성장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UAE의 풍부한 태양광 에너지 잠재력과 한국의 세계적인 배터리 기술을 결합하면 친환경 산업 분야에서 양국의 리더십을 크게 강화할 수 있다"면서 재생에너지 공동 프로젝트의 성공적 진행을 짚었습니다.
지난해 양국이 체결한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과 관련해서는 "협정에 따라 한국산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UAE산 석유화학제품 등 90% 이상의 교역 품목들에 대한 관세가 철폐될 예정"이라며 "양국이 긴밀한 경제협력 파트너로 도약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현재의 도전적 상황에도 우리는 세계무역기구(WTO)를 중심으로 한 다자무역 시스템이 세계 무역의 기초가 돼야 한다고 믿는다"며 양국의 협력을 강조했는데요. 공급망 회복 탄력성을 주요 과제로 설정하고, 한국이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UAE에 의료 보호 장비를 제공하고 우리나라의 요소수 부족 당시 UAE가 대체 공급원 역할을 한 사례를 부각했습니다.
그러면서 "상호 신뢰에 기반한 이런 공급망 회복 탄력성의 경험은 일회성 사건이 아니라 위기 대응의 모델이 돼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아부다비=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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