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수험생 "평소처럼 볼게요"…학부모 "결과 어떻든 사랑해"
13일 '2026학년도 수능' 진행…전국 1013개 시험장서 동시 진행
서울 광진구 광남고에선 여학생 응시자들이 수능 치러…긴장 가득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수험생들 격려…"원하는 꿈 이뤄지면 좋겠다"
2025-11-13 13:26:11 2025-11-13 15:07:41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모의고사 치는 마음으로, 평소처럼 시험 보려고 해요."
 
13일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전국 1310개 시험장에서 치러졌습니다. 응시자는 총 55만4174명입니다. 이 가운데 고등학교 3힉년 지원자 37만1897명(67.1%), 졸업생 지원자(N수생) 15만9922명(28.9%), 검정고시 등 기타 지원자 2만2355명(4.0%)입니다. 
 
이날 오전 여학생들이 수능에 응시한 서울시 광진구 광남고에는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수험생들은 긴장감을 억누른 채 담담한 마음으로 시험장에 속속 도착했습니다. 함께 온 학부모들은 자녀들을 격려했습니다. 
 
수험생들은 교문 앞에서 손가락으로 브이 모양을 만들거나 수험표를 드는 등의 포즈를 취했습니다. 엄마들은 딸이 시험장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스마트폰에 담았습니다. 
 
13일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험장인 광남고 교문 앞에서 수험생 가족이 응시생의 사진을 찍어주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고3인 오모양은 이날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물리치료학과를 지망하고 있다"며 "고등학교 3학년 동안 계속 공부하고 모의고사를 치렀다. 그래서 오늘도 그냥 모의고사 치는 마음으로 왔다"고 말했습니다. 
 
오양은 이어 "집에서 나올 때 부모님은 '도시락은 맛있는 거 싸줬으니까 (점심 시간에) 맛있게 먹고, 평소처럼만 잘 (치르고), 실수하지 말라'고 말해줬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수능 끝난 후에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다"며 "그냥 돌아다니면서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는 등 제가 번 돈으로, 학생이 아닌 신분으로서의 생활을 즐겨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재수생 유모씨 역시 "연습한 대로 시험을 볼 것"이라며 "수능 끝나자마자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했습니다. 
 
13일 오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험장인 광남고 교문이 닫히자 한 학부모가 교정을 들여다보며 두손을 모으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수험생 중엔 긴장감을 미처 억누르지 못하는 듯한 이들도 있었습니다. 자신을 고3이라고 소개한 김모양은 '수능에 임하는 심경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너무 떨려서 생각이 없다"며 "집에 가고 싶다"고 답했습니다. 
 
학부모들도 긴장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나 시험을 치르는 자녀들을 격려하느라 애써 긴장감을 참는 모습이었습니다. 
 
교문으로 들어선 딸에게 "사랑해"라고 외치는 엄마, 자녀 등을 두드리거나 안아주며 격려하는 부모, 교문 안으로 들어간 자녀를 다시 불러 에너지드링크를 쥐어주거나 무릎담요 등을 챙겨주는 아빠도 있었습니다. 학부모들은 자녀가 교문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찍거나, 까치발을 하면서 지켜보기도 했습니다.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울먹거리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김세정(40대 중반·여)씨는 "(간밤에) 잠을 한숨도 못 잤다. (딸보다) 제가 조금 더 많이 떨리는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아이에게는 '차분하게, 마음 편안하게 시험 치고 나오라'고 얘기해줬다"고 했습니다. 
 
이어 "(평소에는) 재수를 하지 않고 올해 한 번에 끝내자고 이야기했었지만, (이제는) '그런 것 다 생각하지 말고 고생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시험) 마무리하고 힘내라'고 얘기해주고 싶다"며 "딸이 시험 보고 나오면 일단 안아주고 맛있는 것 먹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3일 오전 서울시 광진구 광남고 교문 밖에서 수험생과 학부모가 포옹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김중겸(50대 중반)씨는 "자녀에게 '평소대로 시험 보라'고 말하면서 들여보냈다"면서 "딸이 시험 보는 동안에 저는 잠시 회사에 갔다가 수능 종료 시간에 맞춰서 다시 여기로 올 예정이다. 아이에게 '고생했다'고 말해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8시5분이 되자 시험장에서는 감독관 입실을 안내하는 방송이 나왔습니다. 아울러 입실 종료 시간이 다가올수록 수험생들의 발걸음도 빨라졌습니다. 
 
입실 종료 시각을 3분 남긴 8시7분 한 학생이 뛰어서 겨우 교문으로 들어갔습니다. 
 
8시10분이 되자 교문은 굳게 닫혔습니다. 한 학부모는 교내 사진을 찍고, 두 손을 모으는가 하면 얼굴을 감싸쥐는 등 긴장한 기색을 보였습니다. 시험장 밖에 남아 있는 부모들 몇 명은 8시30분을 전후해서야 자리를 떠났습니다. 
 
13일 오전 8시7분 한 수험생이 뛰어서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험장인 광남고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한편, 이날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오전 7시30분쯤부터 8시5분까지 광남고 교문 앞에서 수험생들을 격려했습니다. 손에는 '수험생 여러분의 수능 대박을 응원합니다', '온 우주의 기운을 모아 수능 대박을 응원합니다' 등의 문구가 적힌 패널이 들려 있었습니다. 정 교육감은 응시생과 학부모들에게 "파이팅"이라고 외치거나 수험생과 '하이파이브'를 했습니다. 
 
교육감은 기자들을 만나 "수험생들이 평소에 갈고닦은 실력을 잘 발휘해서 좋은 성적을 거둬 원하는 대로 꿈이 이루어지면 좋겠다"며 "수능을 보지 못하는 학생들의 경우에도 실망하지 않고 자기 자신의 길을 잘 갈 수 있도록 온 국민이 성원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13일 오전 광남고 교문 앞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험생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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