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오르겠지만”…‘블프’ 낀 4분기, 가전업계엔 ‘계륵’
연말 특수 앞두고…할인 경쟁 시작
‘상고하저’ 지속…시장 기대감 적어
‘계절성 최소화’…B2B 등 사업 강화
2025-11-12 14:35:03 2025-11-12 14:56:59
[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가전과 유통업계에서 성수기로 꼽히는 4분기에 접어들면서, 기업들의 고객 유치 경쟁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북미 지역의 블랙프라이데이 등 주요 연말 이슈가 집중된 만큼, 매출 상승이 예상되지만, 과도한 할인 경쟁으로 실적 개선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사실상 ‘계륵’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더욱이 상고하저의 흐름과 미국발 관세정책 등 불확실성도 업계의 우려를 키우는 상황입니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계절성 영향을 덜 받는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며,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시민들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커머스의 시타델 아울렛 상점 앞에 몰려들어 쇼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 온라인몰을 통해 TV 할인을 진행하는 등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에 본격 대응하기 시작했습니다. 블랙프라이데이는 매년 11월 말엽부터 진행되는 북미 지역 주요 쇼핑 시즌으로, 미국 전역에서 가전제품, 의류 등에서 대규모 할인 행사가 진행됩니다. 고객의 수요가 특히 높아지는 시기인 만큼, 국내 가전업체들도 판매 경쟁에 합류한 양상입니다. 
 
미국 시장은 국내 가전업계의 핵심 수요처 중 한 곳으로, 이번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이 실적 개선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지난 3분기 TV 등 국내 기업들의 가전 분야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상황에서, 4분기 반등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다만 대규모 할인 경쟁이 불가피한 만큼, 매출 확대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할인율이 50%를 넘기는 제품도 적지 않아 출혈 경쟁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가전업계는 월드컵 같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의 행사가 있을 때 반짝 반등하는 경우는 있지만, 블랙프라이데이는 매년 있는 행사에 제품을 저렴하게 팔아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며 “매출이 오르는 등 3분기보다는 긍정적인 영향이 있겠지만, 4분기 실적이 확 개선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오히려 가전업계는 매년 ‘상고하저’ 현상으로 고민하고 있습니다. 상반기에는 여름철 에어컨, 냉장고 등의 수요로 실적이 개선되지만, 하반기엔 상대적으로 저조한 성적을 거두는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세계 경기 둔화에 따른 글로벌 소비 위축이 이어지고, 미국발 관세정책과 중국 가전업체들의 성장세까지 부담으로 작용하는 실정입니다. 
 
이에 따라 가전업계는 계절성의 영향을 적게 받는 사업으로 시선을 옮기고 있습니다. 예컨대 B2B(기업 간 거래)와 구독형 사업 등 계절을 타지 않고 고르게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사업에 집중한다는 것입니다. LG전자의 경우, 3분기 B2B 매출액이 5조9000억원을 기록해 ‘질적 성장’을 거뒀다고 평가받았습니다. 
 
가전업계의 포트폴리오 개선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분석됩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기업으로서는 균일한 영업이익과 매출을 확보하는 게 사업적으로 좋다”며 “가전업계는 당분간 B2B나 구독 같은 사업을 더 확대하고, 집중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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